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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판 댈러스 매버릭스?…이정현-이재도로 보여줄 소노의 농구는

입력 2024-06-05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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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판 댈러스 매버릭스?…이정현-이재도로 보여줄 소노의 농구는
(고양=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5일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고양 소노와 수원 kt의 경기에서 소노 김승기 감독이 지시하고 있다. 2024.2.5 andphotodo@yna.co.kr


이재도라는 '새 엔진' 구한 소노…김승기 감독 "새 시즌도 계속 쏜다"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김승기 감독이 이끄는 프로농구 고양 소노가 새 시즌을 앞두고 확실하게 전력을 강화했다.

정희재, 최승욱 등 자유계약(FA) 시장에서 '알짜'로 꼽힌 자원들을 대거 영입한 데 이어 트레이드로 공격형 가드 이재도까지 데려왔다.

슈터 전성현이 창원 LG로 떠난 건 아쉬운 부분이지만 김 감독이 원하는 농구를 보여줄 판이 구성됐다는 게 소노 측의 평가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5관왕을 달성한 가드 이정현을 중심으로 팀을 꾸린 소노는 2024-2025시즌에는 이재도라는 '새로운 엔진'을 가동할 수 있게 됐다.

개인 기량이 뛰어난 가드 2명을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하는 대표적인 미국프로농구(NBA) 팀이 댈러스 매버릭스다.

댈러스는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언급될 정도로 기량을 키운 루카 돈치치와 카이리 어빙이 대부분 공을 소유한다. 둘의 지휘를 받는 다른 선수들은 수비나 높이 등 부족한 부분을 채워준다.

이런 방식으로 올 시즌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 보스턴 셀틱스와 마지막 승부를 앞두고 있다.

댈러스는 이번 시즌 도중 P.J 워싱턴, 대니얼 개퍼드를 트레이드로 데려와 포워드진의 높이와 수비력을 강화했다. 이 역시 다양한 수비 전술을 소화하는 정희재와 최승욱을 영입한 소노와 비슷하다.


김 감독도 팀 구성이 댈러스와 비슷한 사실을 알고 있다.

김 감독은 지난 4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아주 재미있는 농구를 보여줄 것"이라며 흡족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이런 선수단이면 어떤 수비든 자유자재로 쓸 수 있다"며 "변칙 수비도 많이 나올 것 같다. 여러 수비 작전을 다 사용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핵심으로 낙점한 이정현, 이재도는 대인 수비력과 스크린 대처 능력이 좋은 가드다. 최승욱, 정희재는 여러 포지션을 수비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공을 가진 선수를 압박해 실책을 유발하는 수비를 애용하는 김 감독으로서는 이 선수들의 합류에 웃음이 나온다.

김 감독은 선수단이 개편됐지만 소노의 상징이 된 '3점 농구'를 포기할 생각이 없다고 한다. 지난 시즌 소노는 경기당 35개의 3점을 던졌다. 2점(33.5개)보다 많았다. 이 부분은 역대 팀 가운데 1위다.

김 감독은 "슛 쏘는 건 건들면 안 된다. 요즘 트렌드가 그런 농구"라며 "내가 계속 시도하려 했던 농구가 바로 공격 횟수를 최대한 많이 늘리는 농구다. 계속 쏘겠다"고 강조했다.

정희재, 최승욱 등이 3점 라인 밖에서 대기하면서 코트 위 공간을 넓히고, 이정현과 이재도가 그 틈을 활용해 돌파를 시도하거나 외국인 선수의 득점을 끌어내는 장면이 자주 나올 걸로 예상된다.

김 감독은 선수 기량에 대한 평가가 냉정하기로 유명하다. 특히 볼 핸들러에 대한 기준이 까다롭다.

이 기준을 넘으면 '공격해도 되는 선수'로 인정받아 팀 공격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중책을 받는다. 넘지 못하면 공격에서는 상대적으로 수동적인 역할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이재도는 김 감독이 바랐던 '능동적인 공격수'다. 지난 시즌 3점 성공률이 36.8% 정도로 외곽포에 능하고, 돌파 후 마무리 능력도 뛰어나다.

김 감독은 "난 선수의 능력에 맞춰서 역할을 요구할 뿐이다. 50만큼 가진 선수에게 60을 요구하면 안 된다"며 "이정현, 이재도 정도 되는 선수들이면 충분히 공을 맡길 수 있다. 공격할 능력이 있는 선수들"이라고 짚었다.

이런 부분도 돈치치와 어빙에게 '과도하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로 막중한 공격 비중을 맡기는 댈러스와 유사하다. 포워드들에게 수비와 3점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하는 점도 비슷하다.

지난 시즌 평균 37분을 뛴 이정현은 22.8점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기량을 뽐냈으나 부하가 커지면서 중요한 순간에 실책을 저지르는 모습도 보였다.

25분가량만 뛰고도 11점 4.3어시스트를 올린 이재도의 합류로 이정현은 공격 전개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두 선수를 때로는 함께, 때로는 따로 떼어내서 쓰면서 김 감독이 원하는 농구가 40분 내내 구현될지가 새 시즌 소노의 관전포인트다.

소노는 지난 시즌을 8위(20승 34패)로 마쳤다.


pual07@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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