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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생일날' 더 크게 웃은 DB 왜?…"패해도 박수받겠네" 14일 홈 우승잔치 현실화

최만식 기자

입력 2024-03-13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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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생일날' 더 크게 웃은 DB 왜?…"패해도 박수받겠네" 14일 홈…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패해도 박수 받잖아요."



11일 창원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6라운드 창원 LG와 수원 KT의 경기. 4강 플레이오프 직행이 걸린 2위 자리를 놓고 그들만의 빅매치였다. 결과는 LG가 87대76로 승리, 30승17패를 기록하면서 KT와 공동 2위를 형성했다. 특히 이날은 LG 구단의 창단 27주년 생일이어서 창원 홈팬과 구단의 기쁨은 더 컸다.

이날 창원 팬들 못지 않게 LG를 열렬히 응원하고 승리를 기뻐한 '숨은 세력'이 있었다. 원주 DB 식구들이다. 아직 포스트시즌이 남아 있는 등 시즌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터라 '적'이나 다름없지만 이날만큼은 LG의 열성팬으로 '위장'했다. 그럴 만한 동기는 충분했다. "이제 홈에서 기분좋게 우승 세리머니를 할 수 있게 됐다. 최상의 시나리오다"는 게 DB 사무국과 선수단의 공통된 소감이다. 심지어 "만에 하나 패하더라도 박수 받으며 잔치를 할 수 있다"며 만면에 미소다.

이런 반응이 나온 데에는 LG의 '공'이 컸다. 2위 경쟁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LG가 11일 KT를 잡아 준 덕에 DB는 사실상 앉아서 우승을 확정했다. DB의 전적은 37승10패, LG에 패한 KT(30승17패)와 7경기 차이가 됐다. 정규리그 남은 일정은 나란히 7경기. KT가 7경기를 모두 승리하고, DB가 전패한다고 가정할 경우 같은 37승이 되는데 이 역시 DB가 크게 유리하다.

한국농구연맹(KBL) 순위 결정 방식에 따라 승률이 같을 경우 경쟁팀간 맞대결 전적-총점수 득실 차 등의 순으로 따진다. DB는 KT와 맞대결 3승2패이고 점수 득실(DB 430점-KT 410점)에서도 20점 앞선다. LG가 같은 37승(10패)이긴 하지만 5라운드까지 맞대결에서 DB에 1승4패로 밀렸기 때문에 DB 입장에서는 KT가 마지막 남은 우승 확정 걸림돌이었다.

공교롭게도 오는 14일 원주에서 DB와 KT의 맞대결이 예정돼 있다. 20점 초과 점수차로 대패를 하지 않는 한, 홈에서 우승 확정 경쟁 상대를 따돌리고 우승을 확정짓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완성하게 된다. 승리하며 우승하면 금상첨화지만, 지더라도 잔치를 벌일 수 있는 그야말로 '꽃놀이패'를 쥐게 된 것이다.

만약 LG가 KT에 승리하지 못했을 경우 이래저래 꼬일 뻔했다. KT가 이번에 1승을 추가했다고 해서 DB의 우승 가능성이 낮아지는건 아니지만 14일 맞대결을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가중되는 데다, 홈 우승잔치가 연기될 경우 사무국의 일은 몇 배로 늘어난다.

그도 그럴 것이 DB는 14일 홈경기 이후 울산(16일), 창원(17일), 서울(21일)로 3연속 원정을 가야 하는 일정이다. 이번에 홈에서 우승을 확정하지 못하면 십중팔구 남의 집에서 하거나, KT의 추가 패배로 앉아서 우승을 맞게 된다. 오는 23일 홈으로 돌아와서 우승잔치를 해도 되지만 '김' 다 빠지고 잔치 준비 비용과 일만 늘어날 뿐이다.

우승잔치는 여간 손이 많이 가는 게 아니다. 축포, 종이꽃가루, 플래카드 설치, 각종 이벤트, 무대장치 등 부대시설은 물론 구단주 등 모기업 수뇌부와 VIP의 방문 스케줄도 맞춰야 한다. 사무국에겐 며칠 야근을 하며 준비해야 하는 한 시즌 가장 큰 '일'이다. 이렇게 애써 준비한 것이 '다음 기회'로 늦춰지는 날에는 준비한 것 철수했다가 나중에 다시 설치하느라 날아가는 '헛돈' 또한 만만치 않다.

DB 구단이 "LG 고맙다"고 외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도 마지막 기적같은 '변수'에 긴장의 끈을 완전히 놓지는 못한다. "20점 초과 대패? 설마…."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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