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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패더비' DB가 웃었다, 유일한 무연패 행진…'스펠맨 또 결장' 정관장에 첫 연패 안겨

최만식 기자

입력 2023-11-26 15:44

'연패더비' DB가 웃었다, 유일한 무연패 행진…'스펠맨 또 결장' 정관…


[안양=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중대 위기다." 다른 팀들이 들었으면 '부자들의 배부른 소리'로 들릴 법했다.



26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2라운드 맞대결로 만난 안양 정관장과 원주 DB의 두 감독은 이구동성으로 "위기 탈출"을 강조했다.

올시즌 막강 선두 행진을 펼치고 있는 DB, 2위 탈환을 노리는 정관장. 벌어놓은 게 많은 현재까지 팀 성적으로 보면 딱히 위기랄 게 없어 보였다.

하지만 '윗동네' 그들에겐 위기가 맞았다. 두 팀은 올시즌 들어 유이하게 연패를 겪지 않은 상태에서 만났다. 어느 한 쪽은 시즌 첫 연패를 떠안아야 하는 외나무 대결.

더구나 서로 다른 이유로 결의가 넘쳤다. 김주성 DB 감독은 "1라운드 정관장전은 물론 직전 SK전에서 중요 패인은 리바운드 열세였다"면서 "우리에겐 그게 큰 충격이었는데,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총력전을 하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이날 승리할 경우 올시즌 가장 먼저 '전구단 상대 승리' 기록을 세우는 데다, 같은 팀에 연패를 당할 수 없다는 동기부여 요인도 있었다.

이런 DB에 비하면 정관장은 '진짜 위기'였다. 지난 시즌 최고 외국인 선수 오마리 스펠맨이 이날도 결장했다. 당초 예정대로라면 부상 재활을 마치고 지난 24일 수원 KT전부터 출전해야 했지만, 스펠맨이 "몸 상태 준비가 덜 됐다"는 이유로 연이어 출전을 고사했다. 그동안 알토란 '땜질 자원'이었던 듀반 맥스웰을 계약 만료로 보낸 터라 장기판 '차'를 떼는 치명적인 전력 손실이다.

올시즌 최고의 용병으로 1라운드 최우수선수(MVP)상까지 수상한 디드릭 로슨,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제프 위디가 버티고 있는 DB를 대릴 먼로 1명으로 대응하기에는 분명 역부족으로 보였다.

김상식 정관장 감독은 "리바운드 경쟁에서 맥스웰의 공백이 크겠지만 국내 선수들이 더 적극적으로 해주면 만회할 수 있다"며 작은 희망을 기대했다. 그나마 정관장이 믿는 구석이 있기는 했다. 지난 2021년 12월부터 이날 경기 전까지 DB전 상대 11연승을 달렸던 'DB 킬러' 자신감이다.

하지만 자신감이란 게 대등할 때나 장점이 될 지언정, '기울어진 운동장'에선 통하지 않는 모양이다. DB가 정관장을 97대80으로 완파하고 1라운드 패배를 설욕했다. 정관장에 시즌 첫 연패를 안기는 대신 연패가 없는 유일한 팀으로 남았고, 시즌 1호 전구단 상대 승리의 기쁨도 누렸다.

승부는 초반부터 일찍 기울었다. 정관장은 1쿼터 먼로를 선발 투입해 로슨의 공격력을 막는데 성공하는 듯했다. 한데 다른 곳에서 구멍이 생겼다. 강상재와 김영현의 외곽포가 펑펑 터졌다. 여기에 김 주성 감독이 선수단에 각별히 주문한대로 1라운드 패인이었던 리바운드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DB 선수들의 투지가 강했다. 1쿼터에서만 리바운드 대결 '11대3'으로 앞선 DB는 28-17로 기선 제압에 성공한 뒤 2쿼터 들어 조기에 대세를 갈랐다.

DB는 2옵션 위디를 교체 투입해 용병 운용에 여유를 보인 반면, 정관장은 먼로 혼자 마구 돌릴 수 없던 나머지 국내 빅맨을 번갈아 투입하는 등 부침을 겪는 모습이었다.

예상했던 대로 위디가 골밑 우위를 잡는 가운데 강상재(2개) 김영현(4개)의 성공률 100% 3점슛이 뒷받침 해주고 이선 알바노까지 득점-어시스트로 휘저으니 DB로서는 아쉬울 게 없었다.

3쿼터가 끝났을 때 점수 차는 이미 20점(78-58), 일찌감치 승리에 바짝 다가선 DB는 로슨, 위디, 김종규의 높이를 앞세워 여유있게 승기를 지켜나갔다.

안양=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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