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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박혜진 활약에 신한은행 꺾고 1위 유지

남정석 기자

입력 2020-02-17 20:54

수정 2020-02-17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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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박혜진 활약에 신한은행 꺾고 1위 유지
우리은행 박혜진이 17일 아산이순신체육관서 열린 '하나원큐 2019~2020 여자 프로농구' 신한은행전에서 레이업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제공=WKBL

한국 여자농구가 12년만에 올림픽에 올랐지만, 내재된 문제가 터져나오면서 뒤숭숭하다.



이문규 여자 대표팀 감독의 지도력과 리더십, 전술 부재 논란에 국가대표 선수들까지 그동안의 협회 행정에 대한 아쉬움까지 토로하면서 이래저래 시끄럽다. 도쿄올림픽이 당장 5개월여 앞으로 다가선 가운데,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선 팀이 하나가 되기 힘들 정도다. 따라서 18일 긴급하게 모이는 대한민국농구협회 경기력향상위원회를 통해 이 감독의 거취에 대한 방향이 우선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의 멤버 중 하나인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17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원큐 2019~2020 여자 프로농구' 신한은행전을 앞두고 이 문제가 자꾸 불거지자 곤란한 표정이 역력했다. 위 감독은 "오늘 경기에 신경을 써야 하는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위원회 회의에 몰려있는 것 같다"며 "올림픽이 얼마 남지도 않은 상황에서 참 어려운 문제다. 일단 회의를 해봐야 하는데, 어떻게 결론이 날지는 모르겠다. 무척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맞상대인 신한은행의 정상일 감독도 "대표팀에 대해선 현재로선 말 하나하나가 조심스럽긴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여자농구 대표팀 코치를 할 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체코로 전지훈련을 가서 캐나다, 체코, 세르비아 등과 경기를 통해 많이 배우고 왔다"며 "결국 협회가 전체적으로 재정이 어렵다보니 선수들에게 좋은 환경을 못 만들어주는 것은 아쉬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현재로선 사상 처음으로 시즌 일정을 2번이나 중단하고 여자농구의 부흥을 위해 대표팀 선수들의 차출을 허용했던 팀들이나, 예산을 수억원씩 지원한 WKBL 그리고 국가대표라는 자부심으로 힘들게 뛰었던 선수들 모두 '상처뿐인 영광'만 안게될지 걱정이다. 일단 시즌 경기력에는 상당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박지수를 포함해 4명의 선수를 대표팀에 합류시키며 3주간의 브레이크에서 제대로 훈련을 소화하지 못한 KB스타즈는 16일 하나은행전에서 주전들이 체력 문제를 보이며 패배, 우리은행과의 1위 경쟁에 빨간불이 켜졌다.

17일 경기를 치른 우리은행 박혜진과 신한은행 김단비도 최종예선에서 영국전 40분 풀타임을 뛰며 승리를 따낸 주역이지만, 혹사의 대상이었기에 두 팀 모두 상당한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들이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경기를 쉬게 할 수는 없는 노릇. 특히 박혜진은 아킬레스건 염증으로 국가대표팀 경기에서 계속 벤치를 지켰고, 현재 일본으로 치료를 가 있는 슈터이자 리더 김정은이 없었기에 부담은 더 클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 역시 에이스는 에이스였다. 전반전에는 4개의 3점포를 시도했지만 모두 성공시키지 못하며 피로감이 풀리지 않는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팀이 27-32로 뒤진 채 맞은 3쿼터에서 과감한 드라이브인에 의한 연속 골밑슛으로 39-39의 동점을 이끌어냈고 이어 2분 30초를 남기고 미들슛, 그리고 2분 9초를 남기고선 스틸 후 단독 돌파에 이은 2점포 성공으로 점수차를 47-41까지 벌리며 승기를 잡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박혜진의 선전에 힘을 받은 우리은행은 4쿼터에서 5분 가까이 신한은행을 무득점으로 묶고, 김소니아와 박지현, 그레이가 연달아 2점슛 4개를 성공시키며 57-47,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우리은행은 65대53으로 승리, 0.5경기차로 KB스타즈에 앞서 1위를 지켰다. 40분 풀타임을 소화한 박혜진은 14득점-6리바운드-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반면 김단비는 8개의 2점슛 시도에서 단 1개만 성공시키는 등 5득점-4리바운드로 부진, 체력 문제가 역력했다. 아산=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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