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이적 후 드디어 첫승, '마음의 짐' 덜어낸 LG 정희재

이원만 기자

입력 2019-10-17 11:06

이적 후 드디어 첫승, '마음의 짐' 덜어낸 LG 정희재
◇LG 정희재

[창원=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그 동안 너무나 죄송했어요."



팬과 선수단, 프런트 모두 간절히 염원하던 승리였다. 창원 LG가 악몽 같았던 개막 5연패를 끊어냈다. 16일 고양 오리온을 상대한 LG는 74대61로 시원한 승리를 따냈다. 경기가 끝난 뒤 창원 실내체육관은 마치 지난 시즌 6강 플레이오프를 통과하던 순간처럼 끓어올랐다. 그간 꾹꾹 눌러 담았던 기쁨의 함성으로 경기장이 떠나갈 듯 들썩였다. 현주엽 감독과 선수들은 그제서야 겨우 한숨을 돌리는 듯 했다. 이제 겨우 1승일 뿐이지만, 막혔던 혈이 뚫린 듯 개운한 표정을 지었다.

특히나 더욱 마음을 졸인 선수도 있었다. FA로 LG에 새 둥지를 튼 정희재가 특히 기뻐했다. 지난 시즌까지 전주 KCC에서 뛰었던 정희재는 이번 시즌부터 LG 유니폼을 입게 됐다. 원래 이적생은 여러 모로 눈치를 보게 마련이다. 그런데 하필 개막부터 팀이 계속 패배의 늪에 빠져 있었으니 정희재의 부담감은 더욱 컸다. 누구도 이에 대해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었지만, 스스로의 책임감 때문에 부담감이 커졌던 것이다.

그런 부담감을 덜어내기 위해 정희재는 더욱 경기에 몰입했다. 그 결과 팀의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정희재는 오리온전에 22분여를 뛰며 3점슛 3개를 포함해 13득점, 3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로 알찬 활약을 펼쳤다. 특히나 승부의 분수령이 된 3쿼터 초반에 깨끗한 3점포를 터트리며 팀이 기대했던 슈터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팀의 첫 승에 기여한 정희재는 "죄송했다"는 말부터 했다. 그간 꾸준히 응원해 준 팬에 대한 이야기다. 그는 "5연패 하는 동안에도 팬들이 계속 응원해주셔서 오늘 승리할 수 있었다"며 "계속 이기지 못해 죄송했고, 앞으로 더욱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희재는 "FA로 와서 조급한 마음이 있었는데, 이제야 겨우 나만의 방식을 찾은 것 같다"고 털어놨다. 시행착오가 있었다는 뜻. 그런 시행착오를 풀게 된 계기로 정희재는 '감독과의 면담'을 소개했다. 그는 "잘 안풀리는 동안 감독님과 면담을 많이 했다. 일방적으로 이야기를 듣는 건 아니었다. 감독님이 '하고 싶은 얘기를 다 해봐라'고 하셔서 나도 편하게 내 얘기를 할 수 있었다. 자세한 내용을 말할 수 없지만, 많은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정희재는 이런 면담을 통해 스스로의 스타일을 바꾸게 됐다고 한다. 그는 "너무 안일하게 화려한 플레이만 생각했던 것 같다. 굳은 일도 하면서 팀에 좀 더 기여할 수 있도록 나를 바꾸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첫 승을 통해 자신감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비단 정희재 뿐만 아니라 LG의 다른 선수들 역시 첫 승으로 얻은 소득이 제법 있다. 뒤늦게 승리를 신고한 LG가 계속 상승기류를 탈 수 있을 지 기대된다.

창원=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