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이날 승리의 큰 의미는 리그 최강팀인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하승진 없이 이기는 법'을 펼쳐냈다는 데 있다. 그간 KCC의 4연패 부진은 하승진의 부상 이탈이 근본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하승진은 지난달 24일 현대모비스전(13분16초, 10득점 3리바운드) 이후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당시 경기 도중 종아리 통증으로 일찍 빠졌고, 경기 직후 검진에서 종아리 근육이 살짝 찢어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계속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지난 2일 정밀검진을 받았다. 그 결과 오른쪽 복숭아뼈 부분의 피로 골절 진단을 받았다. 뼈가 붙을 때까지는 재활을 진행할 수밖에 없게 됐다. 1라운드 초반 3승2패로 경쟁력을 보였던 KCC는 하승진 부상 이후 5경기에서 1승4패로 추락하며 하위권으로 떨어졌다. 하승진의 높이를 중심에 두고 만들어놓은 팀 전술을 갑자기 활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고전했다.
그러나 농구는 원맨 스포츠가 아니다. 하승진이 팀의 핵심전력이긴 해도, 부상으로 이탈한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돌파구를 찾아내야 하는 게 프로다. 4연패로 고전하던 추 감독과 KCC 선수들은 기어이 해법을 찾아낸 듯 하다. 현대모비스전에 나온 승리의 방식이 어쩌면 앞으로 하승진이 돌아오기 전까지 KCC가 추구해야 할 방향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