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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관희, 마카오서 웃음 끊이지 않는 이유?

박상경 기자

입력 2018-07-17 09:00

삼성 이관희, 마카오서 웃음 끊이지 않는 이유?
◇서울 삼성 썬더스 이관희가 16일(한국시각) 마카오 텝섹멀티스포츠파빌리온에서 진행된 슈퍼8 토너먼트 대비 팀 훈련에 앞서 몸을 풀고 있다. 마카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슈팅가드 이관희(30·서울 삼성 썬더스)는 17일부터 마카오에서 펼쳐지는 썸머 슈퍼 에이트 토너먼트(이하 슈퍼8)를 누구보다 기다린 선수다. '필리핀 농구'와의 남다른 인연 때문. 삼성 관계자는 "대회 첫 경기 상대인 블랙워터는 이관희가 필리핀 시절 훈련했던 팀이다. 여러 선수들과 안면이 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관희는 지난 2015~2016시즌을 마친 뒤 비시즌기간 필리핀으로 건너갔다. 사비를 털어 스킬 트레이닝에 참가한 것. 주전 자리는 요원했고 돌파구는 보이지 않았던 시절. 호기롭게 도전했지만 언어 뿐만 아니라 문화, 기후 등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이관희는 스스로 어려움을 이겨냈다. 블랙워터 워리어스에서 그를 눈여겨 본 코치가 피닉스 퓨얼 마스터스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기며 입단을 제의했다. 이관희는 피닉스 유니폼을 입고 필리핀리그에 데뷔했다. 경기기록이 집계되지 않은 1경기를 제외한 리그 12경기서 평균 9.4점 3.2리바운드 1.6어시스트 1.2스틸을 기록했고, 피닉스는 8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강렬했던 이관희의 농구인생 한 조각이다.

어려움을 이겨내자 돌파구도 만들어졌다. 이관희는 지난 시즌 삼성의 주축 선수 중 한 명으로 떠올랐다. 시즌 53경기 평균 20분27초를 뛰면서 8.4점 2.4리바운드 1.2어시스트 1.1스틸을 기록했다. 오랜기간 식스맨을 전전했지만 절치부심한 실력을 떨쳐 보여 삼성의 새 희망으로 떠올랐다.

새 시즌을 맞이하는 이관희, 포부는 더 커졌다. 시즌 준비의 첫 단추인 슈퍼8을 향한 의욕도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익숙한 '옛 동료'들까지 만나게 됐다. 필리핀 시절보다 한층 성장한 자신의 모습을 증명할 기회가 찾아왔다.

이관희는 "필리핀은 날씨가 덥다보니 선수들이 훈련 중 수분 보충을 많이 한다. 그런데 훈련장 한켠에 코코넛 열매에 빨대를 꽂아 준비해놓고 있더라"며 "물 대신 수분 보충이 용이하다고 해서 마셨는데 현지인 체질과 달라서 그런지 배앓이를 했다. 다음부터 팀에서 코코넛 대신 이온음료를 준비시켜놓더라"고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그는 "훈련 시설 여건은 한국과 비교하면 열악하다. 내가 뛰던 피닉스는 전용구장을 갖추고 있었지만 다른 팀들은 마땅한 시설이 없어 경기장을 함께 대여해서 쓰는 형편이다. 그러나 농구 열기 만큼은 한국보다 높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슈퍼8에서 다시 필리핀 팀들과 만나 경기를 하게 된 것도 인연 아닌가"라고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번 슈퍼8에선 반가운 친구도 기다리고 있다. 이관희는 "필리핀 시절 많은 도움을 준 사이러스 바티오(NLEX 워리어스)라는 선수가 이번 대회에 참가한다. 귀국 후에도 자주 연락을 주고 받았는데 이번 대회에 나선다고 하더라"며 "마카오에 도착해서 꼭 만나자고 했다. 이왕이면 NLEX가 우리 팀과 같은 조에서 함께 경기를 했으면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웃었다.

추억이 교차하는 마카오행, 하지만 새 시즌 준비라는 본연의 목적까지 잊은 것은 아니다. 지난 시즌 팀 주축으로 거듭난 이관희는 이번 슈퍼8을 통해 올 시즌에도 활약을 이어간다는 다짐이다. 이관희는 "지난해에는 외국인 선수들과 동행했지만, 올해는 국내 선수들끼리 대회에 참가하게 됐다"며 "일본(라이징 제퍼 후쿠오카), 중국(광저우 롱 라이온스) 팀이 만만치 않지만, (이번 대회 참가를 계기로) 후배들이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마카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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