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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형과 박상오의 각성, SK 반격의 시발점

류동혁 기자

입력 2014-10-30 10:52

수정 2014-10-30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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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형과 박상오의 각성, SK 반격의 시발점
SK 김선형. 사진제공=KBL

그동안 남자 프로농구 SK 나이츠는 밸런스가 좋지 않았다.



외국인 선수 애런 헤인즈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심했다. 공격의 불균형이 생겼다. 올 시즌 SK는 김선형이 두 자릿수 득점을 하면 이긴다는 '필승공식'이 있다. 1라운드에서 거둔 5승이 모두 그랬다. SK의 아킬레스건을 되짚어주는 생생한 사례다. 김선형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다는 것은 헤인즈 의존도가 떨어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SK 문경은 감독이 변화의 칼을 빼들었다. 그는 "3쿼터까지 될 수 있으면 많은 선수를 뛰게 할 것"이라고 했다. 실전에서 발현되기 위해서는 수많은 변수가 있다. 문 감독은 기준을 제시했다. 체력적인 부분과 컨디션, 상대 매치업에 따른 변화로 압축했다. "3쿼터까지 활발한 선수교체로 체력전을 펼친 뒤, 4쿼터에 승부를 걸겠다"고 했다.

이 부분은 여러가지 의미가 있다. SK는 풍부한 포워드진을 구축한 팀이다. 박상오 김민수 최부경 박승리 등이 번갈아 뛸 수 있다. 그들의 활용도를 극대화한다는 부분이 핵심. 헤인즈 의존도를 줄임과 동시에 팀 전력의 극대화를 꾀할 수 있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박상오와 김선형에게 있다. SK의 가장 강한 베스트 5는 여전히 1가드(김선형) 4포워드(헤인즈 박상오 김민수 최부경)이다. 4포워드 중 상황에 따라 박승리가 투입되기도 한다. 상대팀이 주로 2가드를 내세우기 때문에, 당연히 포워드 중 한 명에게 미스매치가 발생한다. 게다가 정상적인 1대1 상황에서 김선형의 스피드를 제어할 수 있는 가드가 국내에 거의 없는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상대는 기본적으로 대인방어보다 지역방어를 많이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나온다.

김선형은 슈팅에 약점이 있다. 한마디로 안정적이지 못하다. 2년 동안 개선되지 않았다. 스피드만큼은 독보적이다. 국내 뿐만 아니라 아시아권에서도 최정상급이다. 속공처리능력은 클래스가 다르다. 하지만 슈팅의 약점 때문에 김선형은 대표팀에서 식스맨, 그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차세대 대표팀 주전 포인트가드지만, 슈팅력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정체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거꾸로 말해 슈팅능력만 개선되면 국내 뿐만 아니라 아시아 무대까지 톱 클래스 가드로 올라설 수 있다는 의미다. 경기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에이스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 정상적으로 김선형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대표팀에서 김선형을 지켜본 유재학 감독은 "김선형의 경우 나름대로 노력을 많이 한다. 특히 시간 날 때마다 왼쪽 돌파를 위해 연습을 많이 하더라"고 했다. 2년 연속으로 플레이오프 모비스전에서 좌절한 SK다. 당시 유 감독은 김선형 봉쇄를 위해 일부러 왼쪽을 열어줬다. 그리고 효과를 봤다.

좌우돌파를 가리지 않고 향상시키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더 필요한 부분은 스크린을 받은 뒤, 던지는 미드레인지 점퍼의 정확도다. 설령 오른쪽만 돌파하더라도 폭발적인 순간 스피드를 지닌 김선형의 점퍼를 정상적으로 막을 수 없다. 게다가 선천적으로 그는 중요한 순간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클러치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 부분은 노력한다고 쉽게 갖출 수 없는 요소다. 때문에 더욱 그의 슈팅 정확도가 필수적이다.

김선형은 29일 KCC전에서 3점슛 3개를 폭발시켰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자신있게 슛을 던지기 위해 올라간다는 점이다. 그는 "대표팀 차출 이후 힘든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나름대로 하체보강을 많이 했다. 때문에 어느 상황에서나 자신있게 올라갈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김선형의 능력이 향상된다는 것은 SK의 전력에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발휘된다는 의미다.

박상오도 중요하다. 그는 SK 포워드진 중 공격의 폭이 가장 넓다. 세부적인 테크닉이 뛰어나 내외곽을 가장 효율적으로 넘나들 수 있는 선수다.

즉 1가드 4포워드 시스템에서 미스매치가 발생했을 때 가장 효율적으로 득점할 수 있는 선수다. 그러나 최근까지 부진했다.

박상오는 "여전히 출전시간에 대한 부담감이 많았던 것 같다. 경기에 완전히 집중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 그는 29일 KCC전에서 최전성기 시절 모습을 보여줬다. 15득점, 7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결국 두 선수의 맹활약으로 SK는 헤인즈 의존도를 확 줄였다. 경기력에 안정감이 더해졌다.

SK는 반격에 나섰다. 오리온스, 모비스, LG와 함께 우승권에 근접한 팀으로 꼽힌다. 김선형과 박상오의 각성이 꼭 필요한 올 시즌이다. 전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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