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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이틀 연속 34득점 올린 해리스 앞세워 PO 진출

남정석 기자

입력 2013-03-03 19:55

수정 2013-03-04 00:39

삼성생명, 이틀 연속 34득점 올린 해리스 앞세워 PO 진출


여자 프로농구 KB국민은행은 올 시즌 다른 팀보다 유독 우여곡절이 많았다.



시즌 중반까지 팀을 이끌던 정덕화 감독이 건강을 이유로 갑자기 자진 사퇴, 구병두 코치의 감독 대행 체제로 한동안 버텨야 했다. 가장 큰 골칫거리는 역시 외국인 선수 문제였다.

적잖은 활약을 보여줬던 리네타 카이저는 발목 부상 이후 47일만에 복귀했지만, 재활 기간 중 불성실한 모습을 보인데다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와의 재계약 성공 이후 태업 논란까지 빚으며 결국 퇴출되고 말았다. 한달여가 넘는 기간 동안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지 않고 기다려줬던 팀의 기대를 저버렸다.

하지만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할까. 새로 영입한 사샤 굿렛은 카이저와는 달랐다. 1m96의 신장에 108㎏의 거구로, 외모만으로 보면 다소 위협(?)적이었지만 동료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모습을 보였다. 스피드가 느려 플레이가 전반적으로 둔했지만, 특히 공격 리바운드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등 궂은 일을 도맡아 했다. 정규시즌서 4경기밖에 뛰지 못했지만, 사샤가 팀에 끼친 가장 큰 영향은 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게다가 카이저가 없을 때 팀의 기둥 센터 역할을 했던 정선화가 시즌 막판 부상을 당하며 삼성생명과의 준플레이오프에 나설 수 없었기에 사샤에 대한 기대는 더 클 수 밖에 없었다. 이를 잘 아는 사샤는 준PO 1차전을 하루 앞둔 지난 1일 코칭스태프를 비롯한 선수단 전원에게 선물을 돌렸다.

서동철 감독과 구병두 코치에게는 팀의 상징인 노란색의 넥타이를, 그리고 선수 한명 한명에겐 정성껏 포장한 선물 상자에 초콜릿과 사탕 등을 담았다. 시즌 끝자락이기는 하지만 뛸 기회를 준 팀, 그리고 자신의 플레이를 잘 살려주는 팀원들에게 대한 고마움의 의미였다. 준PO에서 잘 뛰어보자는 다짐의 의미이기도 했다.

3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과의 준PO 2차전에 앞서 서 감독은 "그 뜻이 너무 고마워 1차전에서 선물받은 넥타이를 맸다"며 "급박한 경기 상황으로 쉬는 시간을 주지 못하면서 마지막에 힘들어 하는 모습에 너무 미안했다"고 말했다.

1차전에서 자신의 매치업 상대인 삼성생명 앰버 해리스에게 무려 34득점이나 허용, 팀의 완패를 지켜봐야 했던 사샤는 이날 경기에선 체력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4쿼터에도 적극 속공까지 가담하며 22득점-1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를 잘 아는 동료들도 몸을 던지며 끝까지 저항했다. 하지만 전날과 똑같은 34득점을 쏟아넣은 해리스의 벽을 또 다시 넘지 못했다. 결국 KB국민은행은 68대71로 패하며 힘들었던 한 시즌을 마감했고, 사샤 역시 '짧고 굵은' 한국과의 첫 인연을 끝냈다.

준PO에서 2연승을 거둔 삼성생명은 오는 8일부터 정규시즌 2위인 신한은행과 3전2선승제의 플레이오프를 치른다.청주=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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