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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산 6000점' 조상현, 맡형의 힘 보여주나

이명노 기자

입력 2011-11-27 12:32

'통산 6000점' 조상현, 맡형의 힘 보여주나
오리온스의 베테랑 포워드 조상현. 사진제공=고양오리온스




오리온스에 필요한 건 역시 베테랑의 경험이었다.

조상현은 26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인삼공사와의 홈경기서 3쿼터 중반 투입되며 모처럼 얼굴을 비췄다. 1주일 만에 나선 코트. 게다가 이전 2경기에선 2분에서 3분 가량을 뛴 게 전부였다. 득점도 올리지 못했다.

절치부심한 걸까. 이날 조상현의 움직임은 분명히 전과 달랐다. 3쿼터 종료 1분47초를 남기고 날카로운 패스로 최진수의 골밑슛을 도우며 첫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다음 공격 때는 곧바로 크리스 윌리엄스의 패스를 받아 3점포를 터뜨렸다. 조상현과 윌리엄스의 연속 득점에 힘업어 오리온스는 59-60까지 쫓아간 채 3쿼터를 마쳤다.

조상현이 4쿼터 시작과 동시에 외곽슛을 꽂아넣으며 역전을 이끌자 체육관은 술렁였다. 관중 전원이 '조상현!'을 연호하기 시작했다. 이후 팽팽한 승부의 중심에 조상현이 있었다. 종료 2분21초 전에도 74-73으로 역전시키는 3점슛을 성공시켰다. 경기 막판 윌리엄스의 5반칙 퇴장으로 맥없이 패했지만, 조상현의 슛 하나하나로 관중석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올해로 35세의 노장 조상현은 이날 3점슛 4개 포함 14득점을 성공시켰다. 부활을 알림과 동시에 역대 14번째로 통산 6000점을 달성하기도 했다.

그는 올시즌을 앞두고 다섯 시즌이나 뛰었던 LG를 떠나 오리온스에 새 둥지를 틀었다. 지난 시즌 48경기서 평균 15분57초를 뛰었지만, 올시즌은 경기당 평균 8분24초를 나서는데 그쳤다. 윌리엄스와 최진수로 짜여진 포워드진에 노장 조상현이 설 자리는 없어 보였다. 지난 13일 모비스전에서 20분11초를 뛰며 11득점 3스틸을 한 것이 가장 좋은 기록이었다.

이동준의 부상으로 조상현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였지만, 그 자리는 왼손 슈터 허일영이 메웠다. 득점력은 큰 차이가 없었지만, 시즌 초반과 변함없이 막판에 맥없이 무너지는 일이 잦았다. 난국을 풀어나갈 베테랑의 경험이 없었기 때문. 오리온스 선수단은 윌리엄스를 제외하곤 모두 20대 중반의 젊은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뒷심이 없었다.

26일 경기서 보여준 조상현의 인상적인 움직임은 향후 오리온스의 방향성을 보여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조상현을 최근 부활한 허일영과 함께 적재적소에 투입시킨다면 부족한 득점력이 배가되는 것은 물론, 2주 뒤 이동준이 복귀했을 때 득점루트도 다양해질 수 있다.

젊어진 오리온스에는 경험이 필요하다. 베테랑 조상현의 부활이 더욱 반가운 이유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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