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 앞에서 프로 첫 패를 당하다니! 스킨스, 포수가 파울팁만 잡아줬어도...ERA 1.93-97K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폴 스킨스가 24일(한국시각) PNC파크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홈게임에 선발등판해 1회초 투구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로써 스킨스는 지난 5월 메이저리그 데뷔 후 12경기에서 6승1패, 평균자책점 1.93, 97탈삼진, WHIP 0.87, 피안타율 0.195를 기록하게 됐다. 지난 17일 올스타전 NL 선발투수로 등판하며 역사적 기록을 쓴 스킨스는 가장 강력한 신인왕 후보이며, 사이영상 경쟁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날 삼진 8개를 잡아내며 관련 기록들을 갈아치웠다. 스킨스는 9경기 연속 7개 이상의 삼진을 잡아내며 이 부문 구단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또한 13볼넷을 내준 스킨스의 볼넷 대비 탈삼진 비율은 7.46으로 30이닝 이상 던진 루키 투수 57명 중 1위다.

또한 MLB.com에 따르면 1901년 이후 루키 투수가 패한 경기에서 아웃카운트 25개 이상을 잡아내면서 볼넷 없이 탈삼진 8개 이상, 피안타 5개 미만을 기록한 것은 스킨스가 처음이다.

스킨스가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르자 3만2422명의 패츠버그 팬들은 "MVP"를 연호하며 기립박수로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특히 이날 PNC파크에는 스킨스의 여자친구이자 루이지애나주립대 체조선수이자 유명 인플루언서인 올리비아 던이 찾아 남자친구의 투구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스킨스는 경기 후 "굉장했다. 오늘은 정말 특별한 화요일 밤이다. 우리가 어떤 팀이고 이곳이 어떤 도시인지 느낄 수 있었다. 경기를 내가 끝내기를 정말 원했는데, 어쨌든 (응원은)멋진 순간이었다"고 소감을 나타냈다.

이어 스킨스는 "노히터를 하고 있거나 6,7이닝을 던질 때 복잡한 것은 100개의 공을 던지고 있다는 점이다. 오늘은 상대적으로 승부가 빨랐다. 압박감과 부담감이 적은 이닝이 많아 계속 던질 수 있었다"고 했다.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한 것이다.

4회까지 1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던지던 스킨스는 0-0이던 5회초 선두타자 놀란 아레나도에게 솔로홈런을 내주며 첫 실점을 했다. 아레나도는 스킨스의 초구 82.9마일 커브가 한복판으로 떨어지자 그대로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솔로포로 연결했다. 실투였다.

그러나 이후 8회까지 12타자를 연속으로 잡아낸 스킨스는 1-1이던 9회초 선두 마이클 시아니에게 좌측 2루타를 얻어맞고 위기를 맞았다. 6구째 98.8마일 직구가 바깥쪽으로 살짝 높았는데 시아니가 밀어쳐 좌익선상으로 보냈다. 2루까지 내달린 시아니는 처음에 아웃판정을 받았다가 챌린지 끝에 세이프로 번복됐다.

무엇보다 앞서 볼카운트 1B2S에서 5구째 83.5마일 슬라이더를 받아친 시아니의 파울팁을 피츠버그 포수 야스마니 그랜달이 놓쳐 아쉬움을 남겼다. 잡았다면 그대로 삼진이고, 실점하지 않으면서 9회를 채울 수도 있었을 것이다.

스킨스는 이어 메이신 윈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한 뒤 1사 3루에서 알렉 벌리슨에게 투스트라이크에서 98.8마일 직구를 바깥쪽으로 던지다 통한의 우전적시타를 맞고 결슴점을 내주고 말았다.

투구수가 104개에 이르자 데릭 셸턴 피츠버그 감독도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스킨스의 직구 54개의 구속은 최고 100.8마일, 평균 98.7마일을 나타냈다.

경기 후 셸턴 감독은 그랜달이 시아니의 파울팁을 놓친 것에 대해 "파울팁 포구는 가르쳐서 되는 게 아니다. 그건 순간적 반응에 관한 것이다. 글러브에 들어가야 한다. 누구라도 그런 건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옹호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