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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에게 자신감 생겼다" 불운 털어낸 39세 최고참의 홀가분한 속내 [인터뷰]

김영록 기자

입력 2024-04-1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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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에게 자신감 생겼다" 불운 털어낸 39세 최고참의 홀가분한 속내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마음이 무거웠는데…이제야 좀 홀가분하네요."



경기를 마친 강민호의 표정은 밝은 미소로 가득했다. 모처럼 무거웠던 마음을 털어낸 속내가 그대로 담긴 표정이었다.

삼성 라이온즈는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서 4대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삼성은 시즌초 8연패의 충격을 딛고 5연승을 내달렸다. 3월26일 LG 트윈스전을 시작으로 4월5일 KIA 타이거즈전까지 패전을 거듭했지만, 4월 6~7일 KIA전 2연승으로 시리즈 위닝을 거둔 다음 롯데와의 '클래식시리즈' 3연전을 스윕하며 확고한 상승세를 유지했다.

결승타의 주인공은 '야수 최고참' 강민호였다. 2회초 1사 3루에서 등장, 좌측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3월엔 부진했다. 개막 첫주 타율이 2할8리(24타수 5안타)였다. 4월은 악몽이었다. 4월 초순 타율은 무려 1할5리(19타수 2안타)에 불과했다.

'캡틴' 구자욱을 중심으로 김지찬 김헌곤 맥키넌 김재혁 김영웅 등 타선 전반의 컨디션이 뜨거웠다. 특히 '잇몸' 젊은피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강민호만 살아나면 '화룡점정'이었다.

이날 경기전 박진만 감독은 직접 강민호에게 배팅볼을 던졌다. 슬럼프 탈출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박진만 감독은 "내가 갖고 있는 기를 다 줬다"며 어깨를 으쓱했다.

그리고 빛을 발했다. 이날 롯데 선발 이인복은 6⅔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한순간의 실투가 아쉬웠다. 2회초 1사 3루에서 강민호를 상대로 볼카운트 0-1에서 던진 2구째 136㎞ 컷패스트볼이 한복판에 쏠렸다. 강민호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아갔고, 타구는 왼쪽 담장 밖 115m 너머에 꽂히는 결승 투런포가 됐다.

경기 후 만난 강민호는 "8연패 때도, 연승에도 팀의 고참으로서 보탬이 되지 못했다. 마음이 무거웠다"면서 "오늘 결승타를 치면서 나자신에게 자신감이 붙었다. 이 마음을 잘 이어가겠다"며 활짝 웃었다.

이어 "개막할 때까지 괜찮았다. LG전까지 괜찮았었는데 SSG와의 홈개막전 때부터 좀 이상했다. 그러더니 잘 안뚫리더라"면서 "이병규 코치님, 박진만 감독님, 이진영 코치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또 오늘은 감독님께서 절 따로 불러서 티 좀 같이 치자 하면서 운동을 시켜주셨다. 아직 시즌 많이 남아 있으니까 앞으로 치고 올라가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해줘야 될 선수가 해줘야 되지 않나. 마음대로 되지 않아서 좀 마음이 무거웠었는데 오늘이 뚫리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이제 삼성은 다시 치고 올라가고 있다. 강민호는 "베스트가 아닌데도 힘있게 달린다. 이제 부상선수 다 돌아오고 완전체가 되면 더 큰힘을 받을 것"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외국인 투수 코너, 레예스의 부진에 대해서도 "오늘 레예스는 컷패스트볼, 체인지업 모두 아주 좋았다. 덕분에 경기를 수월하게 잘 풀어갔다. 코너도 계기만 트이면 잘 던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웅 김지찬 등 어린 선수들의 분전에 대해서는 "대견하다. 역시 그 나이에는 미친 놈들처럼 뛰어다니면서 야구를 즐겁게, 두려움 없이 하는게 맞다"며 웃었다.

"나도 어릴 땐 정말 두려운 것 없이 경기에 나섰다. 연패의 부담감 같은 건 우리 고참들이 감당할테니, 어린 친구들은 지금처럼 해주면 좋겠다. 결과 신경쓰지 않고,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거 그냥 즐기라고 말해주고 싶다. 솔직히 후배들이 부럽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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