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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스캔들, 사실이라면 메이저리그에 재앙", 여전히 의심하고 걱정 중인 美 언론들

노재형 기자

입력 2024-03-30 11:32

수정 2024-03-30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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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스캔들, 사실이라면 메이저리그에 재앙", 여전히 의심하고 걱정 …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지난 29일(한국시각)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홈 개막전에서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전 통역의 '도박 스캔들'에 연루됐을 수 있다는 의혹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제는 의혹을 넘어 메이저리그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걱정마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CNN 정치 데이터 전문 기자인 해리 엔튼은 30일(이하 한국시각) '오타니 쇼헤이 이야기가 야구와 스포츠 전반에 크게 걱정스러운 이유(Why the Shohei Ohtani story is so concerning for baseball and sports)'라는 제목를 통해 이번 도박 스캔들의 부정적 효과를 조명했다.

전체적인 내용은 스포츠 도박이 합법화되면서 메이저리그도 도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고 불법 도박이 횡행해 오티나와 같은 사례가 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엔튼 기자는 '나는 최근 오타니와 그의 전 통역, 그리고 도박과 관련한 현재의 이야기 만큼 대중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를 떠올릴 수 없다'며 '오타니가 이 이야기에서 맡을 수 있는 어떤 잠재적인 역할을 포함해 많은 부분들이 흥미롭다. 그는 도박과 관련해 모든 의심을 부인하고 있고, 물론 공식적으로 그를 어떤 이유로 해서 고소한 사람도 없다'고 했다.

엔튼 기자가 주목한 것은 오타니가 받는 혐의의 '진실'이 아니라 오타니가 이 사건의 중심 인물이기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사양 산업으로 추락하고 있는 메이저리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메이저리그의 위기론이 등장한 것은 1990년대 중반 노조 파업 이후인데, 2010년 이후에는 온라인과 첨단 게임 및 스포츠 산업의 등장으로 가속화하고 있다.

지금은 야구가 미국에서 더 이상 주류 스포츠가 아니다. 월드시리즈 시청률은 해마다 떨어지고 있고, 미국인 중 10% 정도가 야구를 가장 좋아한다고 답할 뿐이다. 시청률이야 케이블 TV와 온라인 중계로 대체됐기 때문으로 설명할 수 있지만,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가 야구라고 응답하는 비율은 30년 전 20%대 중반에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엔튼 기자는 '이런 이유로 메이저리그 팬으로서 최근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오타니 이야기가 걱정스럽다'며 '오타니는 미국에서 야구의 매력이 떨어지는 최근의 트렌드를 그 누구보다 잘 막아줄 수 있는 선수다. 그는 최고의 야구 선수로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800만명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오타니를 알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오타니를 가장 좋아하는 야구 선수로 꼽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엔트 기자는 '오타니는 자신은 관련이 없다고 하지만, 그의 이름은 매우 부정적인 것과 관련돼 있다'면서도 '오타니가 잘못한 것이 없다면 메이저리그는 아무 상처도 입지 않고 지금 상황에서 잘 벗어나게 될 것이나, 일부 스포츠 세계에서는 그렇지 않다. 도박에 관한 한 선수나 감독이 결국 매우 잘못되고 불법적인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전 통역 미즈하라 이페이가 도박에 손을 대면서 오타니도 곤란한 상황에 빠졌을 것이라는 얘기다.

미국게임산업협회(American Gaming Association)에 따르면, 2023년 미국에서 스포츠 베팅 시장 규모는 약 1190억8400만달러다. 이는 2017년의 48억달러에서 무려 24배가 증가한 수치다.

미국 연방 대법원이 2018년 5월 스포츠 도박을 불법으로 규정한 '프로-아마추어 스포츠 보호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뒤 38개 주에서 스포츠 도박을 합법화했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네바다주에서만 스포츠 도박을 할 수 있었다.

결국 스포츠 도박에 손을 대는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스포츠 종사자들도 대거 유입될 수밖에 없었다. 미즈하라가 일본에서는 별로 관심이 없었을 스포츠 도박에 중독된 것도 미국적인 도박 시장의 활황세 때문일 수 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여전히 스포츠 도박이 불법이기 때문에 미즈하라가 불법 도박업자와 연결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엔튼 기자는 '메이저리그 선수나 감독은 많은 돈을 벌기 때문에 스포츠 도박에 손을 대지는 않는다고 사람들은 믿는다. 그럼에도 도박은 돈을 금세 잃을 수 있어 중독이 된다. 피트 로즈는 선수 시절 지금의 화폐가치로 따지면 수백만달러의 돈을 벌었지만 그는 그것을 야구 도박을 하는데 쏟아넣었다'고 했다.

엔튼 기자는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는 믿음이 사라지면 그 믿음에서 좋은 것은 하나도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오타니처럼 사랑받는 선수와 관련된 일이 일어난다면 야구뿐만 아니라 전 세계 스포츠에 재앙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전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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