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오타니, 그래 봤자 벌금이 최대 징계" 美 매체, 26일 기자회견 직접 입장 표명...'야구 집중' 언급할 듯

노재형 기자

입력 2024-03-25 07:06

수정 2024-03-25 09:27

more
"오타니, 그래 봤자 벌금이 최대 징계" 美 매체, 26일 기자회견 직접…
LA 다저스 오타니가 25일(한국시각) LA 에인절스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다저스타디움에 도착해 더그아웃을 향해 뛰어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미국 본토 개막전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최대 화두는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와 그의 통역과 관련한 '도박 스캔들'이다.



전세계 야구팬들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이른바 전 통역 '미즈하라 이페이 스캔들' 여파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즈하라가 불법 도박업자에 진 빚을 갚기 위해 오타니의 계좌에서 임의로 최소 450만달러를 빼돌려 송금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오타니가 '이를 알고 있었느냐'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일단 오타니는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25일(이하 한국시각) LA 에인절스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다저스타디움에서 현지 매체들에 "오타니가 내일 이 상황에 대해 자신이 아는 것과 생각을 이야기할 것이라고 본다. 그렇게 하면 문제는 더 선명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사태 발생 이후 침묵 중인 오타니는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어떤 형태로든 자신의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로버츠 감독은 "구단이 요청한 게 아니라 오타니가 스스로 기자회견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USA투데이 나이팅게일 기자는 '오타니의 깨끗한 이미지가 공격받고 있다. 48시간 내에 오타니와 그의 위기관리팀이 성명을 발표하겠지만, MLB의 조사가 끝날 때까지 이 이슈를 다시 언급하지는 않겠다는 선언에 그칠 것으로 같다'며 '오타니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 있으면 전력이 강한 다저스는 위태로울 수 있고, 월드시리즈 우승 가능성을 낮출 수도 있는 아주 혼란스러운 상황에 빠질 수 있다'고 전했다.

나이팅게일 기자는 '솔직히 논하자면, 오타니가 벌금 이외의 다른 징계를 받을 가능성은 없다(Nothing is going to happen to Ohtani besides a possiblf fine)'며 '오타니의 가장 큰 범죄는 단순히 불법 도박업자에 진 빚을 갚기 위해 돈을 보내는 것이 불법이라는 걸 알면서도 도박에 빠진 '절친'을 도와주려 한 것일 수 있다'고 했다. 출전 정지와 같은 중징계가 내려질 가능성이 없다는 뜻이다.

앞서 오타니는 미즈하라를 절도 혐의로 고소했다. ESPN은 지난 22일 '상황을 잘 아는 소식통에 따르면 오타니의 대리인이 사법 당국에 오타니로부터 돈을 훔친 큰 도둑(massive theft of money)을 수사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MLB도 이 사안을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ESPN은 23일 'MLB가 오타니와 전 통역 미즈하라를 둘러싼 문제를 공식 조사하기 시작했다'며 '소식통에 따르면 MLB는 오타니와 미즈하라를 포함한 모든 당사자들에 인터뷰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MLB가 이미 메이저리그를 떠난 미즈하라에 협조를 강제할 방법은 없다'고 전했다.

나이팅게일의 예상대로 오타니가 MLB 조사를 받아도 징계를 받을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알고도 행한 불법 송금은 몰라도 오타니가 직접 도박에 관여했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미즈하라는 당초 "오타니가 내 빚을 갚아주고 싶어했다"고 말했다가 하루 만에 "오타니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뒤집은 이유일 수 있다.

어쨌든 오타니는 인생 최대의 난관에 봉착했다고 봐야 한다.

이 문제를 최초로 보도한 LA 타임스는 24일 '투타에서 각각 최고봉에 오르고 산만함을 제한하는 능력을 앞세워 2021년과 2023년 아메리칸리그에서 역사적인 만장일치 MVP를 수상한 오타니는 그의 통역에 의해 촉발된 스캔들로부터 자신을 떼어놓기는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포브스는 '오타니가 이번 도박 스캔들에서 결백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오타니가 미즈하라가 저지른 거대한 절도의 희생양이라는 주장이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편의상 오타니가 책임을 면할 수 있는 유일한 시나리오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미즈하라가 학력과 경력을 위조했다는 증언들이 등장하면서 스캔들의 범위가 확장될 수도 있는 분위기다.

LA 타임스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1984년 홋가이도에서 태어나 7살이던 1991년 가족이 미국으로 이민을 가 그곳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 2000년대 초반 다이아몬드바고교 시절 축구팀 백업 골키퍼로 활약했지만,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다. 당시 축구팀 켐프 웰스 코치는 최근 샌 가브리엘 밸리 트리뷴에 "미즈하라는 항상 연습에 참가해 열심히 훈련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이 이력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야구에 문외한이던 미즈하라가 야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다저스 일본인 투수 노모 히데오가 맹활약한 1995년 이후로 알려졌다.

2013년 일본으로 돌아와 니혼햄 파이터스 통역으로 채용된 미즈하라는 당시 루키였던 오타니를 처음 알게 됐다. 미즈하라는 훗날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에 "18살의 오타니를 처음 봤을 때 '비현실적인 선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가서 그의 활약을 보는 게 내가 하는 업무 중 가장 즐거웠다"고 밝혔다. 그 시절 자신이 도박에 빠져 오타니를 난처하게 만들 것이라고 상상이나 했을까.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Copyright sport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