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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경기는 좁다' 타율 1위→이틀간 3홈런 릴레이포. 롯데 젊은피 '청신호' 밝혔다 [SC포커스]

김영록 기자

입력 2024-03-16 07:50

수정 2024-03-16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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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경기는 좁다' 타율 1위→이틀간 3홈런 릴레이포. 롯데 젊은피 '청…
12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KBO리그 시범경기 롯데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타격하고 있는 롯데 고승민. 부산=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3.12/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이미 실전에서 '한칼'을 뽐냈던 롯데 자이언츠의 젊은 타자들에게 시범경기는 너무 좁은 무대다.



롯데는 지난해 뜻하지 않은 세대교체의 벽에 직면했다. 순조롭게 성장하던 한동희-고승민이 한꺼번에 벽에 부딪친 결과다.

김민석과 윤동희 등 신인상을 꿈꾸는 샛별들이 떠오르긴 했지만, 1군 최상위권에서 경쟁해야할 두 선수의 부진은 너무 큰 타격이었다. 지난해 롯데의 최고 타자는 최고참 전준우, 그 다음은 한화로 FA 이적한 베테랑 안치홍이었다.

올해는 다를까. 젊은 타자들의 함성이 시범경기를 달구고 있다.

현재 타율 1위는 고승민이다. 고승민은 이번 시범경기에서 타율 5할7푼1리(14타수 8안타) 1홈런 2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이미 2022년 1군 무대에서 3할(3할1푼6리)을 쳐본 만큼 대수롭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누구보다도 간절하고 남다른 마음으로 올시즌을 맞이한 고승민이다.

데뷔 때만 해도 2루수였다. 하지만 제대 후 큰 키와 강한 어깨를 살리기 위해 우익수로 포지션을 옮겼다. 잠재력을 터뜨리며 3할 타자에 등극했다. 2022년 전반기 2할을 밑돌았던(1할9푼8리) 고승민은 후반기 들어 4할 타자(타율 4할1푼4리)로 올라섰다.

하지만 크게 좌초했다. 지난해 타율 2할2푼4리, OPS(출루율+장타율) 0.651에 그쳤다. 당장이라도 '강한 2번' 또는 클린업트리오를 꿰찰 것 같았던 기세는 간곳 없었다.

포지션도 옮겼다. 외야에 유망주들이 많아지면서 1루수 변신을 시도했다. 1루에서의 모습은 무난했지만, 베테랑 정훈에 비할 수비력은 아니었다. 그러다보니 결국 타격에 발목을 잡혔다.

결국 올시즌을 앞두고 2루까지 연습하기 시작했다. 1루는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나승엽이 차지했고, 안치홍이 빠진 2루 경쟁에 돌입한 것. 김태형 감독은 "타격이 좋은 고승민을 어떻게든 쓰고 싶어서"라고 설명했다.

지난주 주전 좌익수로 예정됐던 김민석이 갑작스런 복사근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외야수로 돌아갔다. 거듭된 포지션 변동에도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잘 살리고 있다. 15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이승현을 상대로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빛나는 윤동희의 방망이도 매섭다. 지난해 타율 2할8푼7리, OPS 0.687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던 그다.

이번 시범경기 타율 3할8푼5리(13타수 5안타)로 방망이를 예열중이다. "올해는 장타를 좀더 많이 치고 싶다"던 속내대로, 삼성전에서 고승민과 나란히 홈런을 터뜨렸다. 수비에서는 중견수까지 무난하게 소화하며 연일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테이블세터에도 안정적으로 적응하고 있다.

나승엽 역시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2년 연속 타율 3할을 기록했던 타격감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2년간 166경기 745타석에 출전하며 풍부한 실전경험을 쌓았고, 그 경험치가 고스란히 터져나오는 모양새다.

14일 삼성전에서 홈런을 때려내며 상무에서 쌓인 파워를 과시했다. 입대전 '컨택은 좋은데 체격에 비해 힘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들었던 나승엽은 한때 메이저리그를 꿈꾸던 타자답게 이제 힘이 실린 타격을 선보이며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시범경기에서 홈런을 때린 롯데 타자는 이들 세명과 전준우, 정훈이다. 올시즌 팀을 이끌어나가야할 타선의 주축들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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