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KBO리그는 베이스크기 확대 외에 ABS(자동투구판정시스템)와 피치클락이 도입된다. 매년 제기돼 온 판정 논란을 종식시키고 보다 빠른 경기 진행을 도모하기 위한 조치. 이를 통해 팬들에게 보다 박진감 넘치고 재밌는 야구를 선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갑작스런 제도 도입이 현장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꾸준히 이어져 왔다.
9일 창원NC파크에서 KIA 타이거즈전을 치른 NC 다이노스 강인권 감독은 "선수들에게 물어보니 ABS는 아직 정립이 되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백도어 슬라이더가 타자 입장에선 꽤 멀리 느껴지는 듯 하다"며 "(스트라이크 존이) 좌우보다 상하가 더 넓어지게 느꼈다는 타자도 있다"고 덧붙였다. 피치클락을 두고는 "투수들에게 큰 문제는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무조건 해야 하는 것이라 본다"며 "메이저리그 시범경기를 보니 (피치클록 시행으로) 사인을 간단하게 주고 받고 빠른 템포로 깔끔하게 경기를 하더라. 군더더기가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KIA전에서 NC 타자들이 8차례나 피치클락 위반 경고를 받은 점을 두고는 "계속 적응해야 할 부분"이라고 짚었다.
다만 박민우는 ABS를 두고는 목소리를 냈다. 그는 개인적 의견을 전제로 "좌우 스트라이크존은 홈플레이트 중간 부분을 기준으로 판정한다고 들었는데, 타석 바깥쪽에서 안으로 들어오는 슬라이더의 경우 홈플레이트 뒷부분에 걸쳐도 스트라이크가 된다"며 "타자들은 홈플레이트 앞이나 중간에서 공을 치고, 뒷면은 포수들이 공을 잡는 지점이다. 그런데 홈플레이트 뒷면에 걸친 공도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으면 타자들은 공을 치기 위해 결국 홈플레이트 뒷면에서 공을 치고, 포수 미트를 건드리는 경우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극단적인 예를 든다면 변화구가 타자 바깥까지 휘었다가 존에 걸치기만 하면 스트라이크라는 이야기인데, 과연 그게 맞는가 하는 의문은 있다"며 "제도가 바뀐 뒤 선수들이 충분히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데, ABS는 시범경기 10경기 밖에 적응 기회가 없다. 좀 더 확실하게 적응할 기회를 주고 제도를 도입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도 도입 취지를 알고 있고, 바뀐 제도 안에 적응해야 한다는 것도 이해한다"면서도 "갑자기 한꺼번에 모든 제도를 도입하기 보다 순차적으로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