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류현진 나비효과? '29세 토종에이스→150㎞+18세 괴물' 격전지 된 한화 마운드 경쟁 [SC포커스]

김영록 기자

입력 2024-03-09 07:08

수정 2024-03-09 07:31

more
류현진 나비효과? '29세 토종에이스→150㎞+18세 괴물' 격전지 된 …
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한화 이글스 선수들의 청백전 연습경기가 열렸다. 힘차게 투구하고 있는 류현진. 대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3.07/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12년만에 전설의 에이스가 돌아왔다. 메이저리그 11시즌, 78승 베테랑의 합류가 한화 이글스 마운드 구도를 완전히 바꿨다.



류현진은 올해도 부동의 1선발 에이스다. '투수 전문가' 최원호 한화 감독과 류현진의 첫 만남은 지난달 23일. 전날 한화 입단 절차를 마친 뒤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류현진은 첫날부터 불펜 피칭을 소화했다.

40구의 불펜 투구를 지켜본 최원호 감독의 만족감은 하늘을 찔렀다. "제구력이 너무 좋다"는 찬사를 쏟아냈다. 당초 걱정거리로 꼽혔던 구속 문제에 대해서도 "시즌 들어가면 140㎞대 중반은 너끈히 던질 것"이라며 호평했다. 합류전 "실내에서 65구까지 던져봤다. 몸상태는 좋다. 경기감각과 볼 갯수를 개막전에 맞출 수 있다며 자신만만했던 류현진의 말 그대로였다.

이후 류현진은 두번째 불펜피칭에서 60구, 지난 2일 라이브피칭에서 65구를 던지며 컨디션을 차츰 끌어올렸다. 이어 지난 7일에는 자체 청백전에 등판했다. 복귀 후 첫 실전 등판이었던 이날 3이닝 1피안타 1실점, 3탈삼진으로 호투했다. 최고 구속은 143㎞였다.

ABS(자동 볼판정 시스템)도 류현진을 막지 못했다. 이날 류현진은 존 안팎을 자유롭게 찌르며 자신의 커맨드를 점검했다. 경기 후 만난 류현진은 "볼 1개(하주석 상대로 던진 체인지업)를 제외하면 스트라이크, 볼 모두 뜻대로 됐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류현진은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12일 KIA 타이거즈전을 통해 복귀 후 첫 시범경기를 치른다. 이후 일정에 맞춰 몸상태를 끌어올리며 오는 23일 LG 트윈스와의 개막전 등판에 나설 예정이다.

류현진이 복귀하면서 한화 마운드는 대격변했다. 당초 한화는 1선발로 페냐를 염두에 두고 올시즌 선발 로테이션을 구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부동의 에이스이자 1선발인 류현진이 돌아왔다. 최원호 감독은 김광현, 양현종 등과의 맞대결 가능성에 대해 묻자 "상대가 피하면 피했지, 어떻게 류현진이 피하냐"며 너털웃음을 터뜨렸을 정도다.

류현진과 페냐가 원투펀치를 맡고, 3~4선발은 문동주와 산체스가 맡는다. 다만 문동주의 컨디션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는게 걱정거리다. 3이닝 무실점이긴 했지만, 직구 구속이나 제구, 구위 모두 평소 같지 않았다.

문동주는 "날씨가 추워서 그렇다. 문제없다"고 자신했지만, 최원호 감독은 "한번 점검을 해봐야할 것 같다"며 우려를 표했다.

지난해 토종 에이스 3선발로 활약하며 8승8패 평균자책점 3.72의 우수한 성적을 거뒀던 문동주다. 건강만 하다면 선발 한자리는 확실하다.

그렇다면 남은 1자리가 관건이다. '왕년의 개막전 1선발' 김민우와 신인 투수 황준서가 경쟁하고 있다. 스프링캠프까지 이들과 경쟁했던 김기중, 불펜을 책임질 베테랑 장민재 이태양도 언제든 선발 한자리를 넘볼 수 있는 선수들이다.

그렇다면 5선발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최원호 감독에겐 행복한 고민이다.

일단은 김민우 쪽으로 살짝 기울어있다. 1995년생인 김민우의 전성기는 이제부터 시작일 수도 있다. 자체 청백전에서 류현진의 뒤를 이어 등판, 3이닝 무실점으로 쾌투했다. 비시즌 미국에서 훈련한 효과를 톡톡히 보는듯, 전체적으로 군살이 빠지고 탄탄해진 체형이 돋보였다.

특히 직구 최고 구속이 148㎞까지 나왔고, 포수의 미트에 빨려들듯 꽂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최원호 감독도 "김민우의 볼이 아주 좋았다"며 뜨거운 칭찬을 보냈다.

선발 경험이 풍부하다. 2020~2022년 3년 연속 풀타임 선발을 뛰면서 13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그중 두 시즌은 150이닝을 넘겼다. 한 시즌을 스스로 관리하며 뛰어본 경험은 비교불가의 큰 자산이다. 본의 아니게 에이스 역할을 수행하다보니 쉽지 않은 경기에서 던진 적도 많다.

반면 황준서는 싱싱하고 패기가 넘친다. 150㎞를 넘나드는 직구가 돋보인다. 문동주와 함께 한화 미래를 책임질 자원이다.

최원호 감독은 "김민우의 컨디션이 좋다면 그 경험을 무시할 순 없다. (황준서는)안 좋았을 때의 상황을 대비하는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아마추어와 프로 무대는 긴장감도, 타자들의 기량도 다르다. ABS 등 상대적으로 좁아질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시범경기를 거치며 개막 전까지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는 속내다.

지난 시즌 한화의 마무리투수는 5승3패16세이브 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한 박상원이었다. 하지만 박상원도 마무리로 확정된 상황은 아니다.

류현진과 문동주의 선발 맞대결이 펼쳐진 7일 청백전은 무려 7만명이 넘는 야구팬들이 실시간으로 지켜볼 만큼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류현진 복귀의 파급효과는 비단 한화에 그치지 않는다. 프로야구 전체의 흥행에 청신호가 켜졌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Copyright sport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