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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휠러처럼', 스넬-몽고메리는 보고 있나? 그런데 보라스는 "4팀 추가됐다" 자신만만

노재형 기자

입력 2024-03-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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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휠러처럼', 스넬-몽고메리는 보고 있나? 그런데 보라스는 "4팀…
FA 블레이크 스넬.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오는 20~21일(이하 한국시각) 서울에서 벌이는 공식 개막전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미국 본토 개막일은 그로부터 9일 뒤인 3월 29일이다. 시범경기도 전체 일정의 30%를 소화했다.



이 시점에 거물급 FA가 아직도 계약을 하지 않았다는 게 새삼 놀랍다. 소속팀 없이 시즌을 준비하는 당사자들은 불안할 법도 한데 슈퍼 에이전트는 여유만만이다.

스캇 보라스가 FA 투수 랭킹 1,2위 블레이크 스넬과 조던 몽고메리를 원하는 팀들이 스프링트레이닝 들어 더욱 늘었다고 밝혔다.

USA투데이 밥 나이팅게일 기자는 5일 자신의 SNS에 '스프링트레이닝 개막 후 스넬과 몽고메리에 관해 새롭게 연락해 온 팀이 4곳이라고 보라스가 밝혔다'고 전했다.

이 두 투수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 기존 팀들은 뉴욕 양키스, LA 에인절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필라델피아 필리스 등이다. 여기에 다른 4팀이 영입전에 뛰어들었다는 얘기다. 시간이 흐를수록 선수에게 불리한 법인데, 오히려 개막일이 다가오면서 구단들이 애를 태우는 기묘한 현상이다.

이에 대해 MLB.com은 '4곳의 새 팀이 어디인지 알 수 없으나, 스프링트레이닝 동안 부상자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스넬과 몽고메리를 지난 겨울 레이더에 담지 않았던 팀들이 로테이션 업그레이드를 고민하고 있다는 건 충분히 설득력 있다'고 해석했다.

보라스가 지금까지 모든 오퍼를 거부하고 버틴 이유가 이 때문이라면 상당한 인내력이고 예지력이라고 봐야 한다.

그렇다고 해도 FA 시장 초기에 잡아놓은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이팅게일 기자에 따르면 스넬의 경우 양키스는 지난달 협상에서 6년 1억5000만달러를 제시했다. 스넬이 요구한 조건은 9년 2억7000만달러다. 이후 2월 들어 양키스가 6년 1억6200만달러로 수준을 높였지만, 스넬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후 한 달이 또 지났다.

최근 보라스의 다른 고객 중 외야수 코디 벨린저와 3루수 맷 채프먼이 옵트아웃을 다수 포함한 3년짜리 계약을 했는데, 결국 스넬과 몽고메리도 이들처럼 백기투항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 벨린저는 시카고 컵스와 3년 8000만달러, 채프먼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3년 5400만달러에 각각 도장을 찍었다. 두 선수 모두 올해 말 또는 내년 말 옵트아웃 권리가 설정됐다.

7~8년 이상의 장기계약을 추진했던 보라스가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자 계약을 기간을 대폭 줄이는 대신 평균 연봉(AAV)을 조금 높이고 옵트아웃이라는 장치를 마련해 돌파구를 마련했다. 즉 올해 혹은 내년 다시 정상급 기량을 보인 뒤 대박을 노리자는 전략이다.

이를 스넬과 몽고메리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4팀이 새롭게 영입전에 참전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시장이 급변할 수 있고, 초장기 계약을 제안하는 팀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스넬과 몽고메리는 지난해 커리어 하이급 활약을 펼쳤다고 해도 5년 이상의 장기계약을 노리기에는 내구성이 떨어진다. 작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사이영상을 받은 스넬은 규정이닝을 넘긴 시즌이 두 번 밖에 없고, 몽고메리는 2017년 데뷔 이후 최근 2년 연속 규정이닝을 채웠을 뿐인데다 통산 평균자책점도 3.68로 특급으로 보기는 어렵다. 게다가 둘 다 1992년 12월 생으로 30대 중반을 향한다.

그런데 스넬과 몽고메리가 시장에서 방황하는 사이 에이스급 하나가 메가톤급 연장계약을 해 부러움을 사고 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우완 잭 휠러가 3년 1억2600만달러에 연장계약을 했다. 필라델피아 구단은 5일 보도자료를 통해 "데이브 돔브로스키 사장이 필리스와 잭 휠러가 2025년부터 2027년까지 계약을 3년 연장하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휠러는 기존 5년 계약의 마지막 시즌을 올해 소화한다"고 공식발표했다.

휠러는 2019년 12월 5년 1억1800만달러에 FA 계약을 맺고 필라델피아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거액의 계약을 했던 FA 투수 5명 중 하나였다. 뉴욕 양키스 게릿 콜(9년 3억2400만달러), 워싱턴 내셔널스 스티븐 스트라스버그(7년 2억4500만달러), 휠러,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매디슨 범가너(5년 8500만달러),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4년 8000만달러)이 그해 FA 시장을 휘저었던 투수들이다. 이들 중 몸값을 한 투수는 콜과 휠러 둘 뿐이다.

휠러는 1990년 5월 생이다. 지난해 32경기에서 192이닝을 던져 13승6패, 평균자책점 3.61, 212탈삼진을 올렸다. 필라델피아 입단 후 부상자 명단 등재는 2022년 두 차례가 전부다. 그러나 그 해에도 26경기에서 153이닝을 투구해 12승7패, 평균자책점 2.82로 제 몫을 했다.

이번에 맺은 연장계약의 AAV는 4200만달러로 이 부문서 오타니 쇼헤이(7000만달러), 맥스 슈어저와 저스틴 벌랜더(이상 4333만달러)에 이어 4위다. 기존 계약이 남은 상태에서 맺은 연장계약을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액이다. 두 번의 장기계약을 합치면 8년(2020~2027년) 2억4400만달러다. AAV가 3050만달러에 이른다. 알뜰하고 실속있게 벌어들인 셈이다.

휠러는 이날 플로리다주 클리어워터 베이케어볼파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곳에서 즐기면서 던지고 있는데 이 팀서 계속 뛰고 싶다. 야구가 즐겁다. 그러나 너무 늙을 때까지 뛰고 싶지는 않다. 가족과 함께 하고 싶다. 그러나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느끼는 즐거움을 이곳에서 만끽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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