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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년+133억 이하 계약으론 마음 못잡아" 류현진 한화 복귀설, 왜 급물살 탔나[SC핫이슈]

나유리 기자

입력 2024-02-19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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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년+133억 이하 계약으론 마음 못잡아" 류현진 한화 복귀설, 왜 급…
2022년 대전구장을 찾아 한화 선수단과 기념 촬영을 하는 류현진.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원조 괴물'이 한국으로 돌아올까.



단년 계약+1000만달러 미만 오퍼에 실망? 류현진 한화 복귀설, 왜 급물살 탔나. 류현진의 한화 이글스 복귀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2013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은 2013~2019시즌을 다저스에서 뛰었다. 이후 FA 자격을 얻었고,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이적해 지난 시즌까지 활약했다.

수술 후 재활 그리고 복귀 과정을 거친 그는 지난해 비교적 성공적으로 마운드에 돌아왔지만, 시즌 후 FA 자격을 얻어 토론토를 떠나게 됐다. FA 자격을 취득할 때까지만 해도 메이저리그 잔류가 유력해보였다.

류현진의 에이전트는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다. 보라스는 지난해 12월초 열린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서 취재진과 만나, 류현진의 향후 거취를 묻는 질문에 "내년에 류현진은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뛰고 있을 것. 메이저리그 잔류를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 여러 구단과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류현진은 그동안 직접적으로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한국시리즈 관람을 위해 잠실구장을 찾았을 때도 취재진과 짧은 인터뷰를 했지만 "12월 중순 이후에 조금씩 윤곽이 드러나지 않을까 한다"고만 말했다.

류현진과 그의 에이전트가 메이저리그 잔류를 최우선 순위에 뒀던 것은 맞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생각보다 류현진에게 유리하게 돌아가지 않았다. 주요 선수들은 대부분 계약이 끝났지만, 반대로 류현진을 비롯해 블레이크 스넬, 코디 벨린저 등 '최대어'로 평가받았던 선수들까지 계약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대부분의 구단들의 공식적인 스프링캠프 훈련에 돌입했고, 시범경기 개막이 코앞까지 다가온 시점인데 이들의 행선지가 결정되지 않았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최근 메이저리그 사무국 롭 만프레드 커미셔너가 "FA 계약도 마감 시한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보라스가 이에 반박하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 30대 후반에 접어드는 류현진에게 계약 체결 시한이 너무 늦어지는 것은 결코 유리하지 않다. 팀을 옮기게 된다면 최대한 빨리 합류해 다시 감각을 끌어올려야 한다. 아무리 베테랑 투수라고 하지만, 하루라도 빨리 행선지가 정해진 후 마음 편히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더 낫다는 것은 부정하지 못한다.

최근 메이저리그 내 여러 구단들이 류현진의 행선지로 언급됐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등이 가능성있는 팀으로 현지 언론에서 언급됐다.

그러나 문제는 계약 조건이다. 현지 언론에서는 류현진에 대해 단년 계약에 1000만달러 안팎의 조건을 제시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FA 시장 흐름 자체가 더디게 흘러가는 상황에서, 단년 1000만달러 수준은 사실 류현진 정도의 커리어를 가진 선수에게 결코 만족스러운 조건이 아니다. 가장 유력하다고 봤던 샌디에이고조차 최근 계약 협상이 결렬됐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샌디에이고는 다르빗슈 유, 조 머스그로브, 마이클 킹을 제외한 나머지 선발 두 자리는 경쟁 체제다. 랜디 바스케스, 페드로 아빌라, 쟈니 브리토, 맷 왈드론, 제이 그룸 등 내부적으로 후보들은 많지만, 믿을 만한 자원은 부족하다. 샌디에이고 선발진이 우완 일색임 감안하면 좌완 류현진이 제격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뉴욕 포스트 존 헤이먼 기자는 이날 '오리올스에는 마이클 로렌젠과 류현진이 너무 잘 어울린다. 마이크 클레빈저와 리치 힐, 에릭 라우어도 메이저리그 계약을 할 수 있는 후보들'이라며 '파드리스, 트윈스, 파이어리츠도 선발투수를 찾고 있다. 류현진은 여전히 샌디에이고가 찾는 후보'라고 전했다.

하지만 샌디에이고와 협상은 난항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디 애슬레틱은 이날 '좌완 선발이 부족한 파드리스는 그동안 베테랑 류현진과 협상을 벌여왔지만, 생애 두 번째 토미존 서저리를 받고 돌아온 류현진에 대해 스캇 보라스는 디스카운트된 조건을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고 전했다.

즉 최근 보라스가 류현진을 놓고 샌디에이고와 얘기를 나눴지만, 만족할 만한 조건을 제시받지는 못했다는 얘기다. 결국 계약기간과 보장액에서 서로의 의견 차이가 컸다고 볼 수 있다.

바로 이 부분에서 한화 복귀설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야구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지난주부터 "류현진이 조만간 최종 결론을 내릴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또 야구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보라스가 다년 계약을 추진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고 단년 계약에 1000만달러 미만 수준의 계약들이 류현진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단순히 돈 문제가 아니라, 메이저리거들에게 계약 규모가 곧 실력을 인정받는 자존심의 상징이기도 하다. 류현진이 화려한 커리어를 가지고 있는 베테랑 투수지만, 부상과 수술 경력 등 내구성에 대한 아쉬움을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여러 차례 드러냈던 것도 사실이다. 또 부상 이후로는 이닝 소화 수치가 이전보다 떨어진 것도 대형 계약을 따내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류현진이 일본프로야구 구단 이적을 고민하고 있다는 소문도 나왔지만, 현재까지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한화는 지난해부터 계속해서 류현진 복귀를 염두에 두고 '러브콜'을 보내왔다. 금액적인 부분으로는 샐러리캡까지 묶여있는 한국에서 뛰는 게 훨씬 더 적지만, 류현진이 메이저 계약을 하더라도 1~2년 내에 한국으로 돌아온다면 예상보다 빨리 돌아와 안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뛰는 게 나쁘지 않다는 주변의 평가도 있다.

그동안 조심스럽던 한화 구단도 류현진과의 협의 진전을 일부 인정했다. 한화 구단 관계자들은 그간 류현진의 복귀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을 받으면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라고만 밝혔다. 류현진이 돌아온다면 환영이지만, 그가 최우선 순위를 메이저리그 계약에 두고있다는 사실을 알고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19일 KBS 보도에 따르면, 류현진이 토론토 물류창고에 보관 중이던 가족의 이삿짐을 한국으로 보내기로 결정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또 한화 그룹 관계자도 "복귀와 관련한 논의를 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류현진과 좋은 공감대를 이뤘다. 하지만 아직 메이저리그 오퍼 가능성이 있기는 하다. 현재 분위기는 좋다"고 조심스럽게 인정했다.

최종 결정 시간은 향후 며칠 이내가 될 전망이다. 류현진이 결심을 굳힌다면, 2012년 이후 12년만의 친정팀 복귀가 성사된다. 류현진은 FA 자격이 아닌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기 때문에 KBO리그에 복귀한다면 무조건 한화로 돌아와야 하는 상황이다. 만약 마지막까지 메이저리그 무대에 대한 마음을 떨쳐내지 못한다면, 돌아갈 가능성도 있지만 한화 복귀에 무게가 조금 더 실리고 있다.

류현진이 한화에 복귀한다면, 한화는 단숨에 '메이저리거 에이스'를 얻게 된다. 외국인 투수 2명과 문동주를 비롯해 국내 투수들이 선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인데, 이 로테이션에 류현진이 합류하면 선발진의 무게감 자체가 달라진다. 수술 복귀 이후에도 여전히 변함없는 컨트롤을 보여준 류현진인만큼 국내에서는 아직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인천 동산고 출신인 류현진은 200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한화의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KBO리그 데뷔 시즌인 2006년 그는 18승6패 평균자책점 2.23으로 평균자책점 1위, 다승 1위, 탈삼진 1위(204탈삼진) '트리플크라운'을 차지하는 괴물같은 활약을 펼쳤다. 신인왕도 당연히 류현진의 몫이었다.

데뷔 시즌부터 강렬했던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전인 2012시즌까지 7년 동안 190경기 98승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의 압도적인 성적을 올렸다. 선동열 이후 KBO리그 최고의 투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공의 힘은 물론이고 안정적인 제구력과 최고 수준의 변화구 구사력까지. 한국 최고의 투수로 국가대표로도 활약하며 베이징올림픽 우승을 이끌었다.

한화 구단의 동의를 얻어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고, 류현진이 진출했던 당시에는 지금과 다르게 가장 높은 '포스팅비'를 써낸 구단이 단독 협상권을 갖고 계약을 논의하는 구조였다. 다저스가 류현진의 이적료로 2573만7737달러33센트(현재 환율로 약 344억원)라는 엄청난 금액을 써내면서 단독 협상권을 갖게 됐고, 그의 메이저리그 드림이 이뤄졌다.

다저스에서도 활약은 이어졌다. 첫 시즌 14승, 두번째 시즌 14승으로 정상급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부상이 여러 차례 찾아오며 2016시즌은 1경기 등판에 그쳤고, 수술대에 오르기도 했다. 2019시즌 14승으로 다시 건재함을 알린 류현진은 다저스와의 계약이 끝난 후 첫 FA 자격을 얻었다.

2019년 12월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000만달러(약 1069억원)에 계약을 체결하면서 이적이 확정됐다. 이적 직후에 터진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아쉬움은 있었지만 2021시즌까지 '에이스' 역할을 착실히 해냈다. 하지만 2022시즌 6월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또다시 재활이 시작 됐다. 지난해 7월 8월 메이저리그에 복귀한 류현진은 2023시즌 11경기에 등판해 3승3패 평균자책점 3.46의 성적으로 토론토와의 동행을 마무리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186경기 78승48패 평균자책점 3.27.

일단 시간은 좀 더 필요하다. 류현진과 한화가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하더라도, 행정적인 문제, 절차 등을 감안했을때 필요 시간이 조금 더 소요된다. 과연 류현진의 최종 선택은 무엇일까. 한화는 설렌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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