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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미계약→스캠 불발' 천재 유격수…2023 SS 오디션 실패 더 뼈아프다

이종서 기자

입력 2024-02-03 23:45

수정 2024-02-04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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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미계약→스캠 불발' 천재 유격수…2023 SS 오디션 실패 더 뼈…
잠실=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천재 유격수'와 두산 베어스는 올해 함께 할 수 있을까.



두산 베어스는 지난달 26일 호주 스프링캠프 명단을 발표했다. 캠프 인원은 이승엽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 14명, 선수 42명 등 총 56명이다.

베테랑 유격수 김재호가 빠졌다.

퓨처스 스프링캠프 명단에도 김재호의 이름은 없었다. 일본 미야자코지마에서 진행하는 2군 캠프에는 이정훈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 10명, 선수 30명 등 총 40명이 떠났다.

김재호는 아직 구단과 연봉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FA 계약 3년이 끝나면서 연봉 재계약 대상자로 꼽혔다. FA 마지막 해였던 지난해에는 5억원을 받았다.

2004년 신인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입단한 김재호는 타고난 센스와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한 수비로 '천재 유격수'라고 불려왔다. 많은 지도자로부터 수비에 있어서는 교과서와 같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또한 주장을 맡으면서 후배를 챙기기도 했다.

지난 2016년 시즌을 마치고 첫 FA 자격을 얻은 김재호는 4년 총액 50억원에 계약했다. 2020년 시즌을 마치고 두 번? FA 자격을 얻었고, 3년 총액 25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두 번째 FA 계약 후 첫 2년은 명성에는 맞지 않은 모습이었다. 2021년 89경기에서 타율 2할9리, 2022년에는 102경기에서 타율 2할1푼5리를 기록했다.

두산은 차기 유격수를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시즌 안재석 박계범 이유찬 등 젊은 유격수 자원을 키우려고 했다. 그러나 생각보다 성장 속도가 더뎠다. 확실하게 치고 나오는 유격수 자원이 없었다. 공격도 공격이지만, 수비에서도 아직 거친 모습이 보였다.

젊은 후배들이 주춤하는 사이 김재호가 치고 나왔다.

주전 유격수로 다시 한 번 발돋움 했다. 김재호는 "여유를 가지고 2군에서 준비를 한 것이 약이 됐다"라며 "경쟁을 떠나 프로야구 선수로서 마지막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김재호는 지난해 91경기에서 타율 2할8푼3리 3홈런으로 시즌을 마쳤다.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결정전에서도 선발 유격수로 나와 4타수 2안타로 활약했다.

지난해 막바지 모습만 보면 2024년 시즌 역시 김재호는 여전히 두산 유격수 중 가장 안정적이고 확실한 주전인 셈이다.

구단은 후반기 좋은 성적을 거뒀고, 필요성도 인정하지만 출장 경기수가 많지 않았던 만큼 삭감은 불가피하다는 입장.

샐러리캡 부분도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금액적인 부분에서 일단 차이가 있어 일단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김재호의 호주행 스프링캠프 불발은 이와는 별개로 미리 계획됐던 부분이다. 두산은 김재호 외에도 최승용 김명신 김강률이 호주행 비행기를 타지 않았다.

두산 관계자는 "최승용은 피로 골절로 이천에서 재활 훈련에 매진한다. 김강률과 김명신은 천천히 몸 상태를 끌어올리라는 코칭스태프의 배려로 2군 캠프에서 몸을 만들기로 했다"라며 "1군 캠프는 아무래도 빠르게 몸을 올려야 하는 상황인 만큼, 선수들이 무리할 수도 있다. 본인이 의식해서 천천히 올리려고 해도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일단 2군 캠프에서 몸을 만들도록 했다"고 말했다.

일단 두산은 최대한 김재호와 긍정적인 방향으로 협상을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팀 프랜차이즈 스타인 만큼, 최대한 대우를 해서 합의에 이르겠다는 입장이다.

동시에 '포스트 김재호' 찾기를 스프링캠프 과제로도 삼았다. 박준영이 우선 순위에 있다. 박준영은 지난해 51경기에 나와 타율 2할2푼8리 4홈런을 기록했다. FA 박세혁 보상 선수로 NC에서 두산으로 이적한 박준영은 어깨 탈구로 초반에 나서지 못했지만, 7월부터 모습을 보였다. 7월 한 달 11경기에서 타율 3할3푼3리를 기록하는 등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 감독은 "유격수는 굉장히 중요한 역할이다. 지난해 김재호 이유찬 안재석 등으로 시작했는데 마지막은 김재호 박준영이었다"라며 "올해는 박준영에게 많은 기대를 하려고 한다. 부상 없이 캠프를 하고 지난 시즌 보여준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많은 경기에 나갈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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