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미스터리한 계약, '89억 받고 나와 173억에 TOR 입단'...터너와 보스턴 무슨 계약을 했길래

노재형 기자

입력 2024-01-31 09:37

수정 2024-01-31 10:06

more
미스터리한 계약, '89억 받고 나와 173억에 TOR 입단'...터너와…
FA 저스틴 터너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1년 1300만달러에 계약했다.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SNS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시절 필요할 때 한 방 터뜨리며 '터너 타임'으로 유명해진 저스틴 터너가 토론토 블루제이스 유니폼을 입었다.



MLB.com은 31일(한국시각) '토론토와 FA 저스틴 터너가 1년 1300만달러(약 173억원)의 조건으로 계약에 합의했다. 로스터와 성적에 따른 보너스로 150만달러를 추가할 수 있다'면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믿을 만한 베테랑 타자가 토론토에 둥지를 틀게 됐다'고 전했다.

토론토는 이번 오프시즌 오타니 쇼헤이와 코디 벨린저, 블레이크 스넬 등을 타깃으로 정해놓고 대대적인 투자를 계획했지만, 거물급 영입은 아직 없는 상황. 지난달 외야수 케빈 키어마이어와 1년 1050만달러에 재계약하고, 유틸리티 내야수 아이재아 카이너-팔레파를 2년 1500만달러에 데려온 게 전부였다.

새해 들어 터너가 새롭게 합류하면서 토론토는 조지 스프링어, 보 비??, 블라디미르 게레로, 터너로 이어지는 강력한 1~4번 타선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그런데 원소속팀 보스턴 레드삭스는 지난 시즌 전성기에 버금가는 맹활약을 펼친 터너를 잡지 왜 못했을까. 터너는 1년 전인 2022년 12월 보스턴과 분명 2년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말이다.

당시 계약 상황을 들여다 보자.

2022년 시즌이 끝난 뒤 LA 다저스는 터너에 대한 1600만달러짜리 2023년 구단 옵션을 포기하고 바이아웃 200만달러를 지급하는 것으로 그와의 9년 인연을 종료했다. 터너는 그해 128경기에서 타율 0.278, 13홈런, 81타점, OPS 0.788로 다저스 이적 후 가장 부진한 성적을 냈다. 1600만달러 옵션은 다저스에 아까운 돈이었다.

시장에 나간 터너는 그해 12월 보스턴과 1년 1500만달러를 보장하는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2024년 선수 옵션을 설정했다. 터너가 선수 옵션을 택하면 2년간 총 2170만달러를 받고, 그렇지 않으면 1500만달러를 받는 조건이었다. 선수 옵션은 선수의 권리로 자신의 의지로 얼마든지 시행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터너의 이 계약은 2년 보장이나 마찬가지였다.

구체적으로는 2023년 연봉이 830만달러이고, 2024년 선수 옵션은 1340만달러(약 178억원)의 연봉에 바이아웃이 670만달러(약 89억원)로 설정됐다. 즉, 이 옵션을 포기하면 터너는 보스턴 구단으로부터 2023년 연봉과 바이아웃을 합쳐 1500만달러를 받고 FA 시장에 나갈 수 있는 것이었다. 바이아웃은 보통 구단 옵션 포기의 대가인데, 보스턴과 터너는 선수 옵션에 이 조항을 붙였다. 매우 이례적인 계약이었다.

보스턴과 터너는 당시 왜 이런 계약을 했을까.

보스턴 구단 입장에서는 '2023년 연봉을 이전 시즌 다저스에서 받은 2000만달러의 절반도 안 되는 830만달러만 줄테니 2023년 열심히 뛰어서 성적이 좋으면 본인이 원할 경우 670만달러의 바이아웃을 받고 시장에 나가도 된다. 반대로 성적이 좋지 않으면 그냥 1340만달러에 2024년을 이곳에서 뛰어라'라는 내용인 것이다.

터너에게 상당한 동기부여가 될 수밖에 없는 계약이었다. 터너 입장에서는 2024년 보스턴이 약속한 연봉 1340만달러에서 바이아웃 670만달러를 뺀 670만달러 이상을 보장해주는 계약이면 보스턴에 잔류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확보할 수 있다.

터너는 지난 시즌 열심히 뛰었다. 14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6(558타수 154안타), 23홈런, 96타점, 86득점, OPS 0.800을 마크했다. 보스턴은 잡고 싶었지만, 터너는 670만달러 이상을 얼마든지 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시장으로 뛰쳐나갔다.

토론토는 2024년 연봉 1300만달러에 인센티브 150만달러를 내걸었다. 터너로서는 보스턴에서 670만달러의 바이아웃을 받고 나왔는데 토론토가 1300만달러를 준다고 하니 제안을 마다할 까닭이 없다.

터너가 FA가 되자 토론토 선수들이 그의 영입을 강력히 바랐다는 후문이다.

토론토의 간판으로 성장한 보 비??은 최근 캐나다 팟캐스트 '590 The FAN's Blair & Barker'에 출연해 "최고의 선수가 되고 월드시리즈를 우승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은 구단 전체적으로 이상적인 목표가 돼야 한다"며 "저스틴 터너와 JD 마르티네스라는 위대한 선수들이 있다. 두 선수가 그라운드 안팎에서 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타자라고 확신한다"고 밝힌 바 있다.

비??의 바람이 현실이 된 것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Copyright sport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