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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이 준 마지막 기회" 2년 연속 방출→데뷔 12년만의 부산행. 부모님댁서 '새출발' 준비중 [인터뷰]

김영록 기자

입력 2023-12-25 10:09

수정 2023-12-25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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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이 준 마지막 기회" 2년 연속 방출→데뷔 12년만의 부산행. 부모…
KIA 시절 꽃미남으로 불렸던 임준섭.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두번째 방출이라 그런지 느낌이 다르더라. 다행히 롯데에서 바로 연락을 받아서 좋았다."



프로 데뷔 12년만에 부산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부활의 전조도 보였다. 이제 고향팀을 7년만의 가을야구로 이끌 일만 남았다.

롯데 자이언츠 임준섭(34)이 그 주인공이다.

부산 대연초등학교를 시작으로 부산중-개성고-경성대를 졸업한 순도 100% '부산 사나이'다. 하지만 프로에선 2012년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에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이래 고향과 좀처럼 인연이 닿지 않았다.

한화에서만 8시즌을 뛰었다. 2019년처럼 대체선발 겸 롱맨으로 기용되며 34경기 49⅓이닝을 소화한 적도 있지만, 생각보다 많은 기회를 받진 못했다.

지난해 한화에서 방출된 뒤 SSG에 몸담았다. 올해는 달랐다. 6월까지 23경기에 등판, 22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2.86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또한명의 방출 신화가 탄생하는가 했지만, 여름의 시작과 함께 부진이 시작됐다. 7월 이후 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고, 목마르게 기다렸던 가을야구 엔트리에서도 빠졌다. 그리고 11월말 방출 통보를 받았다. 최주환, 김강민 등을 떠나보내며 젊은팀으로의 쇄신을 꾀하는 팀에 임준섭의 자리는 없었다. 임준섭은 "오랜만에 풀시즌을 던지다보니 익숙하지 않았던 것 같다. 체력적으로도 좀 떨어졌던 것 같고, 분석을 이겨내지 못한 부분도 있다"며 아쉬워했다.

"한화에선 오래 뛰었으니까, 다른 팀에서도 뛸 수 있을지 궁금했다. 올해 SSG에선 모처럼 1군 등판이 많아서 좋았다. 더 뛰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는데,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은 아니니까. 두번째 방출이라 야구를 더 할 수 있을까 고민도 있었는데, 다행히 롯데에서 빠르게 연락을 주셨다."

올해 들어 롯데는 베테랑 좌완투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시즌중 트레이드로 심재민을 데려왔고, 오프시즌에는 진해수에 이어 임준섭까지 영입한 것. 발표는 17일에야 뒤늦게 났지만, 롯데 입단은 이미 12월초에 결정됐다. 임준섭은 개인적인 일들을 마무리지은 뒤 당분간 부산의 부모님댁에 머무르며 12년만에 돌아온 고향에 적응하고 있다.

그는 "어릴 때는 당연히 롯데팬이었고, 프로 데뷔 후에도 언젠가는 롯데에서 한번 뛰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고향이니까. 그런데 이렇게 이뤄지네"라며 웃었다. 새 등번호는 57번이다.

어린시절부터 좋은 구위를 지닌 좌완투수로 주목받았다. 특히 커터에 가까운 직구를 던지는 선수로 유명했다. 하지만 꽃피지 못한 가능성만 주목받은 채 내년이면 데뷔 13년차다. 적지 않은 나이, 아버지이자 남편으로서 속내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부산과 떨어져지낸 시간이 길다보니 특별히 아주 친한 선수는 없다고. 오히려 오선진, 최항, 진해수 등 올해 이적생들과 같은 팀에서 뛴 경험이 있다. 최영환, 심재민 같은 개성고 후배들도 있다. '대선배가 오셔서 이민석도 든든하겠다'는 말에는 "원래 엄청 잘하는 선수 아니냐"며 껄껄 웃는다.

"부모님이 정말 좋아하셨다. 내 입장에선 정말 인생 마지막 기회가 아닐까 싶다. 앞으로 몇년 더 뛸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새 시즌 준비 잘하겠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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