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양의지' 꿈꿨던 20대 포수, 음주운전으로 기로에 놓였다

나유리 기자

입력 2023-12-09 17:07

수정 2023-12-09 19:59

박유연.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감추고싶었던 마음은 이해하지만, 영원한 비밀은 없다.



두산 베어스 포수 박유연(25)이 지난 9월 음주운전으로 면허 정지 처분을 받고, 이를 구단에 2개월 넘게 숨겼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박유연은 지난 9월 술을 마시고, 다음날 오전 운전대를 잡았다가 낮시간대 단속을 진행한 경찰 음주 단속에 적발됐다.

박유연은 경찰 처분을 받고도 구단에 보고하지 않았다. 사실은 결국 박유연의 입이 아닌, 구단 자체 조사를 통해 알려졌다. 며칠전 "두산 선수단 중에 음주 운전에 적발된 선수가 있다"는 익명의 제보가 베어스 구단에 전해졌고, 구단은 자체 조사에 나섰다. 그 과정에서 박유연이 시인하면서 발각됐다. 두산 구단은 사실 확인 후 곧장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관련 내용을 신고했다.

선수 개인에게도 괴로운 나날이었을 것이다. 숙취 운전이라 억울한 면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음주 운전 적발 자체만으로도 선수 생명이 위태롭다는 사실을 박유연이 몰랐을리 없다. KBO리그에서 음주 운전으로 인해 유니폼을 벗은 선수가 벌써 여러명이다. 그래서 더더욱 입이 안떨어졌을 수 있다. 아마 불편한 마음으로 두어달을 보냈을 것이다.

KBO 처벌 규정에 따르면 면허정지 최초 적발은 70경기 출장 정지, 면허 취소 최초 적발은 1년 실격 처분을 받는다. 2회 음주운전은 5년 실격, 3회 이상은 영구 실격이다. KBO가 이중 징계를 금지하기 위해 구단 자체 징계를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방출은 그 범위가 아니라 가능하다. 음주 운전으로 인한 퇴단은 사실상 불명예스러운 은퇴나 다름 없다. 현역 복귀 길도 가로막힐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답지 못한 대처였다. 앞서 여러 사례가 보여주듯, 괘씸죄는 더 큰 화를 불러온다. 지난달 전 롯데 자이언츠 소속 내야수 배영빈도 음주 운전 적발 사실을 숨겼다가 구단이 뒤늦게 알게 됐고, 롯데 구단은 클렌베이스볼센터 신고 후 곧장 방출 결정을 내렸다. 구단에 미리 알리지 않고 사실을 숨겼다는 점이 더 큰 재앙을 불러왔다.

특히 두산 구단은 유독 선수들의 일탈 행위에 대해 민감하다. 동산고 출신인 박유연은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6라운드 지명을 받아 두산에 입단한 유망주 포수였다. 두산에는 양의지라는 큰 산이 버티고 있었고, 박세혁과 장승현으로 이어지는 2,3순위 포수 자리도 치열했다. 박유연은 유망주로 성장 기회를 노렸다.

올 시즌을 앞두고 양의지가 두산에 컴백하면서 박유연의 기회는 더욱 줄어들었다. 정규 시즌 10경기 출장에 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20대 중반의 젊은 나이이고, 타격에서 펀치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에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두산은 다음주중 구단 자체적으로 징계 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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