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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공산도, 터줏대감도 없다…ML 꿈꿨던 '군필' 거포 유망주 나비효과. 롯데 내야 무한경쟁 시작된다 [SC포커스]

김영록 기자

입력 2023-11-09 14:15

수정 2023-11-10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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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공산도, 터줏대감도 없다…ML 꿈꿨던 '군필' 거포 유망주 나비효과.…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메이저리그를 꿈꿨던 거포 유망주가 돌아왔다. 롯데 자이언츠 내야에 무한경쟁이 시작된다.



지난 1일 전역한 나승엽(21)이 그 주인공이다. 나승엽은 전역 직후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대표팀 예비 엔트리에 포함, 대구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덕수고 시절 신인 드래프트의 '태풍의눈'이었다. 1m90의 큰 키와 유연함을 동시에 갖춘 내야수 유망주로, 2학년 때부터 4번타자를 책임졌다. 동기생 장재영(키움 히어로즈)과 함께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진지하게 메이저리그를 노크했던 나승엽은 2차 2라운드(전체 11순위)에서 과감하게 그를 지명한 롯데로 발길을 돌렸다. 롯데 역시 고교 최고의 투수로 불리던 2차 1라운더 김진욱(3억7000만원)보다 많은 5억원의 대형 계약금으로 화답했다. 성민규 전 단장의 신발 선물도 화제가 됐다.

하지만 데뷔 첫해 성적은 실망스러웠다. 타율 2할4리 2홈런 1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563에 그쳤다.

타격 재능은 넘치지만 임팩트 시 힘이 부족하다는 약점이 있었다. 정확도를 높이려는 토탭 타격폼과 파워를 싣기 위한 레그킥 사이에서 방황이 있었다.

수비에서도 포지션 문제에 직면했다. 지명타자에 레전드 이대호가 있다보니 1루가 붐볐고, 당시 3루수를 맡은 한동희의 위상도 견고했다.

나승엽의 선택은 빠른 군 복무 해결. 상무에서 2년 연속 퓨처스리그 타율 3할을 넘겼다. 0.9에 육박하는 OPS도 훌륭하다. 퓨처스 올스타전 MVP도 차지했다.

올시즌 롯데는 내야 포지션별 존재감이 굳건했다.

한동희-노진혁-안치홍-정훈의 구도를 깰 만한 선수가 마땅치 않았다. 고승민은 지난시즌 후반기 4할 타자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김민수의 성장도 정체됐다. 박승욱은 조커, 이학주는 백업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나승엽이 돌아왔다. 나승엽은 APBC 대표팀의 연습경기에서 '국가대표 에이스'로 거듭난 문동주를 상대로 홈런을 쏘아올리며 군복무 기간 동안 달라진 파워를 증명했다.

나승엽의 주 무대는 내야다. 상무에선 주로 1루를 봤지만, 이외에도 전 포지션을 연습하며 프로 무대 복귀를 준비해왔다.

나승엽으로선 다시 팀 선배 한동희와의 3루 경쟁이 시작됐다. 올해 한동희는 3루 수비와 타격 양쪽에서 모두 부진하며 입지가 줄어들었다.

한동희의 1루 전향 또한 롯데 구단이 오랫동안 만지작거려온 고민거리다. 수비 범위가 눈에 띄게 줄어든 노진혁과 안치홍(잔류시) 역시 내년에도 자신의 포지션을 유지한다는 보장이 없다. 롯데로선 가능하다면 나승엽을 내야 전 포지션에서 테스트 하길 원한다.

치열한 경쟁은 팀에게는 플러스가 된다. 나승엽의 복귀는 롯데 내야의 뎁스가 한층 두터워졌음을 뜻한다. 더이상 '터줏대감'도, '무주공산'도 없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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