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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파 '투수→타자'보다 유연한데? 배팅볼 펑펑, 150㎞ 필승조의 타자전향? "전준우 손아섭 아쿠나 처럼..."

이종서 기자

입력 2023-11-07 18:23

수정 2023-11-0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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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파 '투수→타자'보다 유연한데? 배팅볼 펑펑, 150㎞ 필승조의 타자…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최준용. 대구=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대구=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한 번 쳐봐라."



대표팀 훈련이 한창인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티배팅이 이뤄지던 곳에 시선이 집중됐다.

선수 한 명이 타격을 시작하자 웃음과 감탄이 이어졌다. 최준용(21·롯데 자이언츠)의 타격이었다.

최준용은 올 시즌을 마치고 야구 인생 최고의 도전에 나선다. 2020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그는 첫 해 8홀드를 기록한 뒤 이듬해 20홀드를 올리며 팀 필승조 역할을 했다. 지난해에는 14세이브 6홀드로 뒷문 단속에 나섰고, 올 시즌 47경기에서 2승3패 14홀드 평균자책점 2.45로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시속 150㎞의 강속구를 던지면서 롯데의 차기 불펜 한 축을 담당했던 그는 마무리캠프에서는 배트를 들었다. 그동안 숱한 부상이 이어지면서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것에 대한 부담을 느껴왔기 때문.

지난 5일 소집한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에서 훈련을 하고 있는 그는 일단 이번 대회까지는 투수로 역할을 할 예정이다.

최준용 역시 "투·타겸업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일단 APBC에서는 투수를 해야하니 투수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투수조 훈련이 따로 있었지만, 최준용은 잠시 방망이를 들었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이 최준용의 투타 겸업 이야기에 한 번 직접 타격하는 모습을 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티배팅에 이어 배팅볼까지 쳤다.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최준용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배팅볼을 받아쳤다.

한 차례 타격 연습을 마친 뒤 최준용은 "국가대표 타자들이 다 보고 있는데 그 가운데 내가 타격을 하려니 정말 긴장했다"고 웃었다.

최준용은 "어릴 때부터 공을 치고 수비하는 걸 좋아했다. 투수를 하면서도 공이 나에게 오면 좋아했다. 힘들기는 하지만, 즐거운걸 하고 싶었다. 투타 겸업이 앞으로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노력 열심히 해서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투수로서도 최고의 재능을 뽐냈던 만큼, 변화를 택하기는 많은 고민이 있었다. 최준용은 "자주 아프고 재활을 하다보니 지친 상태였다. 스무살 때부터 1년에 한 두 번씩 재활을 했는데, 올해는 세 번을 했다"라며 "투수를 하고 싶지만, 좋아하는 야구를 아프면서 하니까 안 아플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생각했다. 안 아플 자신이 없어서 고민을 했는데 (타자가) 생각이 나더라"고 이야기했다.

롤모델은 세 명을 꼽았다. 미국 메이저리그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의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와 NC 다이노스의 손아섭, 롯데 자이언츠의 전준우였다. 그는 "아쿠나 주니어처럼 잘 뛰고, 잘 치고, 수비도 잘하고 싶다. 또 (손)아섭 선배님처럼 꾸준하게 안 아프고 3할 타율을 유지하면서 한 팀의 주축 선수가 되고 싶다. (전)준우 선배님은 경기를 대하는 태도나 모습을 보면 정말 배울 점이 많다. 베테랑인데 타격이 안 맞는 날이 있으면 항상 남아서 치고 가시고, 경기 때 결과로 보여주신다"고 설명했다.

고교 시절 포지션은 내야수. 그는 "야수를 한다면 신인의 마음으로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직은 완전하지 않았지만 가능성은 충분히 보여줬다. 류 감독은 "스윙 모양이 좋다"고 칭찬했고, 이진영 대표팀 타격코치는 "투수를 한 거 치고는 상당히 잘친다. 하재훈 선수보다 더 유연한 느낌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최준용은 "지금 행복하다. 안 아프고 행복하게 노력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밝혔다.대구=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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