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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억 포수 가치하락? 로봇 심판은 '프레이밍' 무력화할까…韓1인자의 시선 [SC포커스]

김영록 기자

입력 2023-10-29 10:37

수정 2023-10-29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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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억 포수 가치하락? 로봇 심판은 '프레이밍' 무력화할까…韓1인자의 시…
롯데 유강남. 김영록 기자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메이저리그보다 한발 앞섰다. KBO리그는 2024년부터 일명 '로봇 심판(자동볼 판정 시스템, ABS)'을 전격 도입한다. 스트라이크존 논란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다.



야구장에 설치된 카메라가 타자의 체형별로 다른 스트라이크존을 설정, 파악한 공의 궤적에 따라 자동으로 스트라이크, 볼 여부를 판정한다. 주심은 판정결과에는 개입할 수 없다. 로봇 심판의 판정을 전달할 뿐이다.

2020년부터 퓨처스리그에서 시범 운영을 해왔지만, 1군 리그에 도입하는 건 세계 최초다. 미국의 경우 독립리그와 마이너리그에서 그 전부터 테스트를 거쳤지만, 아직 메이저리그에는 도입한 바 없다.

때문에 포수의 역할이 달라질 거라는 시선도 많다. 포수의 '프레이밍'은 투수의 볼을 받는 '캐칭'과는 다른 개념이다. 스트라이크존 근방의 공이 보다 완벽하게 스트라이크로 판정받을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받아내는 기술이다.

프레이밍의 국내 1인자는 롯데 자이언츠 유강남이다. 지난해 롯데로 FA 이적할 당시 4년 최대 80억원을 받았다. 유강남의 몸값 측정에는 두자릿수 홈런을 때려내는 장타력이나 큰 부상 없이 풀시즌을 소화하는 '금강불괴' 외에도 이 프레이밍에 대한 평가가 높았다.

로봇 심판이 도입되는 이상 선수로서의 가치 하락은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유강남의 생각이 궁금했다.

김태형 신임 감독도 포수 출신이다. 그는 "투수를 위해서라도 프레이밍은 꼭 필요한 기술이다. 공을 확실하게 잡아주는 거니까. 포수 입장에서 특별히 달라질 것은 없다"고 했다. 이어 "롯데 포수진은 리그 최상급"이란 자부심도 드러냈다.

유강남의 입장도 같았다. 그는 "포수의 기본은 투수에게 안정감을 주는 것이다. AI 볼판정을 의식하기보단 더 안정적으로 잡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어 "AI에 맞춰 발휘할 수 있는 기술도 있다"며 싱긋 웃었다. AI에 설정하는 존에 맞춰 감각적인 캐칭을 하겠다는 것. "기계도 실수할 수 있다"면서 AI를 속일 수 있는 빈틈을 파고들겠다"는 속내도 드러냈다.

"감독님께 많이 배우려고 한다. 계속 긴장하고 있다. 롯데는 포수 강국이란 말을 계속 듣고 싶다. 약점을 보이지 않도록 잘 준비하고 보강하겠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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