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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D 시절 우승 반지는 어디에, "손가락에 안맞아 안껴" 2183승 감독 공식 퇴장

노재형 기자

입력 2023-10-27 13:15

수정 2023-10-27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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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D 시절 우승 반지는 어디에, "손가락에 안맞아 안껴" 2183승 감…
더스티 베이커 감독이 27일(한국시각)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손가락에 낀 작년 월드시리즈 반지를 보이며 소회를 밝히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메이저리그 최초의 흑인 2000승 사령탑 더스티 베이커 감독이 공식적 퇴장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 구단은 27일(이하 한국시각) 미닛메이드파크 프레스룸에서 베이커 감독 은퇴 기자회견을 열었다.

베이커 감독은 지난 25일 짐 크레인 휴스턴 구단주를 만나 사임을 통보했다. 26일 USA투데이가 베이커 감독의 은퇴 소식을 처음 전했고, 이날 공식 발표가 이뤄졌다.

말끔한 정장 차림으로 프레스룸에 들어선 베이커 감독은 "우선 지난 4년간 이곳에서 기회를 준 짐 크레인 구단주와 가족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며 "휴스턴 야구단의 리더로 지낸 건 엄청난 영광이었다. 끊임없는 열정을 보내준 팬들께 감사드리고, 휴스턴에서 그 어느 곳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베이커 감독은 메이저리그 통산 19시즌 동안 지휘봉을 잡았다. 2183승(1862패)은 역대 7위의 기록이며, 앞서 2000승 이상을 올린 역대 감독 11명 가운데 10명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나머지 한 명은 브루스 보치 현 텍사스 레인저스 감독이다. 베이커 감독의 절친기도 한 보치 감독 역시 은퇴 후 명예의 전당 입성 자격이 생긴다.

흑인 사령탑이 2000승을 거둔 건 베이커 감독이 처음이다. 다시 말해 그가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역사상 첫 번째 흑인 사령탑으로 기록될 것이라는 얘기다. 베이커 감독은 5개팀을 맡으면서 모두 지구 정상에 올려놓는 기록도 남겼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시카고 컵스, 신시내티 레즈, 워싱턴 내셔널스, 그리고 휴스턴이다. 올해의 감독에는 1993, 1997, 2000년 등 총 3차례 선정되기도 했다.

베이커 감독은 그라운드 현장을 떠나지만 야구인으로서 메이저리그에서 할 일이 있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그는 "구단과 친구들 가족들이 보내준 사랑과 성원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뭐라 감사하다고 해야 할 지 모르겠다. 이것이 우리의 이별은 아니다. 간단히 말하면 '나중에 또 보자'이다"면서 "이곳에서 4년은 너무 빨리 지나갔다. 우승했을 때 그랬다는 것이고 우승하지 못한 3년은 10년 같았다"고 했다.

크레인 휴스턴 구단주는 "4년 전 더스티를 선임할 당시 우리는 그가 위기에 빠진 구단을 이끌어줄 적임자라고 판단했다. 우리의 생각은 옳았다"며 "더스티 체제에서 우리가 그라운드에서 거둔 성공과 우리 선수들, 구단, 이 지역에 그가 남긴 영향 또한 컸다. 그는 감독으로서 명예의 전당 자격이 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한 사람으로서 명예의 전당 자격이 있다는 점이다"고 평가했다.

이날 베이커 감독은 작년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오른손 약지에 끼고 나타났다. LA 다저스 외야수로 활약하던 1981년 차지한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는 보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그는 "30년 전부터 반지가 손가락에 맞지 않았다(It hasn't fit in 30 years)"고 했다. 실제 손가락이 굵어져 착용하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휴스턴과는 상관없는 이력을 굳이 내보일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는지 알 수 없지만, 그는 이날 휴스턴 구단에 대한 마음을 유독 강조했다.

베이커 감독이 떠나면서 이번 오프시즌 새 사령탑을 선임해야 하는 구단은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뉴욕 메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LA 에인절스, 휴스턴 등 5곳이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전날 밥 멜빈 전 샌디에이고 감독을 선임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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