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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1 히어로] "아드레날린 나오지 않을까요?"…잔걸음도 어려웠던 발목, 악바리가 해냈다! 첫 PS서 만루포 폭발, WC 최다 타점 新까지 '100% 확률 지켰다'

이종서 기자

입력 2023-10-19 20:38

수정 2023-10-19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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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드레날린 나오지 않을까요?"…잔걸음도 어려웠던 발목, 악바리가 해냈…
19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두산과 NC의 WC 1차전. 4회말 2사 만루 서호철이 역전 만루포를 친 후 환호하고 있다. 창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10.19/

[창원=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사실 아직 아파요."



서호철(27·NC 다이노스)은 정규시즌 막바지 1군 엔트리에 없었다. 발목이 문제였다. 지난 9일 경기 중 희생번트를 대고 들어오면서 하이파이브를 하다가 발목을 접질렸고, 인대 손상 진단을 받았다.

올 시즌 불운의 연속이었다. 지난 4월15일 SSG 랜더스전에서 상대 마무리투수 서진용이 던진 공에 머리를 맞아 열흘 간 부상자 명단에 있었다. 9월24일 두산전에서는 김강률이 던진 공에 얼굴 부분에 맞아 코뼈 골절을 당했다. 이틀 만에 초인적인 의지로 복귀해 경기에 나섰지만, 발목이 다치면서 결국 정규시즌 막판 회복에 초점을 맞춰야 했다.

19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두산과 NC의 와일드카드 1차전. 서호철은 100%의 몸 상태가 아니었지만,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실전 감각 조율은 마쳤다.

18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상무야구단과의 교육리그 경기에서 3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2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수비 소화를 제대로 하지 못했던 상태. 수비할 때 잔걸음 움직임이 부담되는 몸 상태였지만, NC파크에서 열리는 첫 가을야구 출전을 강행했다. 본인의 의지가 강력했다.

경기를 앞두고 서호철은 "아직 통증은 있다"면서도 "경기를 하다보면 아드레날린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NC 관계자는 "보통 악바리 선수가 아니다. 아파도 이겨내면서 뛸 선수"라고 이야기했다.

NC는 3회까지 선발 투수 태너 털리가 두산 타자에게 공략을 당하며 0-3으로 끌려갔다. 반면 타선은 두산 선발 투수 곽빈의 최고 시속 152㎞까지 나오는 직구와 시속 140㎞이 나온 슬라이더에 고전하며 좀처럼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불안하게 끌려가던 4회말. NC가 첫 찬스를 잡았다.

1사 후 박건우가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마틴이 뜬공으로 돌아섰지만, 권희동의 안타와 김주원의 볼넷으로 2사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서호철이 타석에 섰다. 2회말 삼진으로 돌아서기는 했지만, 8구까지 가는 집중력을 보여줬던 터. 간절했던 순간, 믿기 힘든 광경을 연출했다.

1B 1S에서 3구 째 곽빈의 148㎞ 빠른 공이 가운데로 몰리자 힘차게 배트를 돌렸다. 경쾌한 타구음과 함께 좌측 담장을 훌쩍 넘었다. 포스트시즌 첫 홈런을 만루 홈런으로 장식하는 순간. 순식간에 4-3으로 경기를 뒤집으며 완벽하게 흐름을 탔다.

후속 김형준까지 '백투백 홈런'으로 화답하며 NC의 더그아웃의 분위기는 절정으로 치달았다. NC는 5회초 동점 2점을 허용하며, 서호철의 만루 홈런은 결승포로 남지 못했다.

하지만 서호철의 방망이는 식지 않았다.

5회말 볼넷을 얻어낸 서호철은 6-5로 앞선 7회말 만루 찬스에서 정철원의 직구를 전광석화 처럼 당겨 좌익수 키를 넘는 2루타를 만들었다. 주자 두 명이 홈을 밟았다. 사실상 두산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어 버린 한방. 결정적인 순간 마다 두산이 자랑하는 선발과 불펜 에이스를 저격하며 4위팀의 와일드카드 승리라는 100% 확률을 지켜냈다.

서호철은 6타점 째를 기록하며 2021년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5타점)이 기록했던 5타점을 넘어 와일드카드 단일 경기 최다 타점 기록을 세우게 됐다. 서호철은 8회말에도 안타 하나를 더하면서 마지막까지 NC파크의 열기를 끌어올렸다.

뛸 수 있을지 물음표를 던진 발목 상태. 통증까지 참고 뛴 보람은 역대급 활약으로 보상받았다.

서호철의 활약을 앞세운 NC는 두산을 제압하고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역대 4위팀이 와일드카드에서 준플레이오프로 진출할 확률은 100%. '미라클 두산'을 외치며 0% 극복에 나섰던 두산이었지만, 결국 투혼의 '가을사나이' 서호철에 막혀 기적을 만드는데 실패하고 말았다. 창원=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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