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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9명만 가능했던 대기록…은퇴 위기→인간 승리 아이콘, 장원준이 해냈다[인천 레코드]

나유리 기자

입력 2023-10-17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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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9명만 가능했던 대기록…은퇴 위기→인간 승리 아이콘, 장원준이 해…
24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두산-NC전. 두산 선발투수 장원준이 투구를 준비하고 있다. 창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9.24/

[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은퇴 위기를 극복한 인간 승리의 아이콘. 베테랑 투수 장원준이 '철완'만 할 수 있는 2000이닝 대기록을 달성했다.



두산 베어스 장원준은 17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통산 2000이닝 기록에 성공했다. 올 시즌에 달성하지 못할뻔 했던 기록이다. 장원준은 종전까지 1995⅔이닝을 기록 중이었다. 원래 이승엽 감독이 내정했던 이날 선발 투수는 최승용이었다. 그런데 두산이 16일 SSG전에서 패하면서 정규 시즌 5위가 확정됐고, 시즌 최종전인 17일 SSG전은 순위와 무관해지면서 최승용 대신 장원준을 선발로 앞세웠다.

그렇게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극적인 대기록 달성 기회가 찾아왔다. SSG전에서 4⅓이닝만 던지면 감격의 2000이닝에 도달할 수 있었다. SSG 타선을 상대한 장원준은 1회와 2회 위기를 가뿐하게 넘겼다. 1회말 선두타자 오태곤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하고, 김강민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무사 1,2루를 막았다. 한유섬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고, 기예르모 에레디아를 병살타로 잡아내면서 4명의 타자로 이닝을 끝냈다.

이어진 2회 하재훈-박성한-김성현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운 장원준은 3회 위기는 넘기지 못했다. 3회말 선두타자 김민식에게 선제 솔로 홈런을 맞았고, 다음 타자 안상현에게 안타를 맞아 위기가 이어졌다. 볼넷으로 이어진 1사 1,3루. 한유섬에게 희생플라이 타점을 내준 장원준은 하재훈에게 2타점 적시타까지 맞으면서 3회에만 4실점 했다.

4회 선두타자 김성현에게 솔로 홈런을 하나 더 허용했지만, 장원준은 꿋꿋하게 투구를 이어나갔다. 4회 1사 2루에서도 추가 실점 없이 오태곤, 김강민을 내야 땅볼로 아웃시키면서 이닝을 끝냈다. 그리고 마침내 5회가 찾아왔다. 이닝 첫 타자 한유섬을 상대한 장원준은 볼넷을 내줬다. 그러나 다음 타자 에레디아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면서 2000이닝을 달성했다. 두산 벤치는 기록을 달성하자 투수를 교체했고, 장원준은 관중석 두산팬들의 박수와 팀 동료들의 포옹, 환영을 받으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감격과 감동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기록이다. KBO리그 역사상 통산 2000이닝을 돌파한 투수는 8명밖에 없었다. 장원준이 역대 9번째다. 송진우가 통산 최다인 3003이닝을 기록했고, 정민철이 2394⅔이닝으로 역대 2위다. 현역 투수 중에서는 양현종(KIA)과 김광현(SSG)만 2000이닝 이상을 해냈다. 또 좌완 투수로는 송진우, 양현종, 김광현에 이어 장원준이 역대 4번째다. '에이스'로 오랫동안 건강하게 활약한 선발 투수들만 달성 가능한 대기록인 셈이다. 장원준은 2004년 롯데 자이언츠 소속으로 데뷔전을 치른 후 20년만에 2000이닝 돌파라는 업적을 만들어냈다.

두산 이적 이후 팀의 숙원이었던 우승 주역으로 활약했지만, 2018시즌부터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은퇴 위기에 몰리는 위기도 있었다. 하지만 그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스스로 만든 기록이다. 통산 446경기만에 2000이닝 돌파. 올 시즌 그토록 바라던 130승에도 성공하고, 5년만에 승리를 따낸 장원준이 또 하나의 희망을 남겼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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