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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같은 선수들에게 제2의 기회를…" 해태, LG서 6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지도자로 대학야구 평정 'SF볼의 마법사'의 새로운 도전..한국골프대학 감독 부임

정현석 기자

입력 2023-09-17 11:18

수정 2023-09-17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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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동철 야구 감독이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목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8.10/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해태→LG를 거치며 6차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SF볼의 마법사'.



프로은퇴 직후인 1997년 12월 부터 25년 간 모교인 건국대 지도자로 변신, 명성을 떨치며 대학야구를 평정했던 차동철 감독(60)이 강원도 횡성에 위치한 한국골프대학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건국대 감독으로 정년 퇴임한 차 감독은 지난달 1일 한국골프대학 야구부 새 사령탑으로 부임 했다.

야구단을 창단한 2020년을 앞두고 이미 창단감독으로 사령탑 제안이 왔다. 하지만 정년 퇴임이 남아 고사했다. 조언만 해줬다.

4년을 기다렸다. 정년 퇴임하기 무섭게 다시 모셔갔다.

이유가 있다. 대학야구계에 자자한 차 감독의 대단한 명성 덕분이다. 차 감독은 2000년대 건국대 야구를 반석 위에 올려놓은 인물이다.

무수한 선수들이 프로로, 지도자로, 때론 일선학교 교사로 성장했다. 롯데 간판타자 전준우, 투수 문경찬, KIA 외야수 이창진, LG 투수 유영찬 등이 차동철 감독이 대학시절 지도했던 선수들이다.

대학야구에서 존재감이 약한 한국골프대학을 차동철 감독을 매개로 내년부터 단단한 팀으로 성장하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디뎠다. 이미 대학 명장의 부임 소식에 선수들이 몰리고 있다.

차 감독은 "벌써 3명쯤 휴학하고 다시 원서를 내고 수학능력시험을 봐서 오겠다는 학생들이 있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이미 대학야구에서 정상을 경험한 명 감독. 다른 욕심은 없다. 그저 다시 야구를 하고 싶은 간절한 선수들에게 제2의 기회를 마련해주고 싶은 욕심 뿐이다.

"벌써 학부모님들 보다 제가 나이가 더 많아졌잖아요. 제 늦둥이 아들도 야구를 하지만 저는 선수들을 자식 같은 마음으로 대합니다. 오직 야구 발전을 위해 재능기부를 한다는 마음으로 맡았습니다."

현역 시절 에너지가 넘치던 그 열정은 조금도 식지 않았다. 의욕이 넘친다.

"대학야구는 많은 것이 달라졌어요. 선수를 감독이 안 뽑으니까 지도 방법도 달라져야 했죠. 내 틀 안으로 들어오는 게 아니라 시대가 바뀌면서 제가 선수들 마음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엄할 때 엄하고, 마음 속에 들어가 풀어줄 줄도 알아야 합니다. 저는 이기는 야구 해태에서, 지도하는 방법은 LG에서 배웠습니다."

광주일고 건국대 출신 차동철 감독은 1986년부터 프로에 입문, 선발과 불펜에서 맹활약한 명 투수 출신.

삼미 슈퍼스타즈의 30승 투수인 재일교포 장명부로부터 어깨 넘어로 배운 SF(스플릿 핑거패스트볼, 스플리터)볼을 배워 타자를 요리했다. 지금은 스플리터로 보편화 됐지만 당시로선 생소했던 구종. 'SF의 마법사'라 불리며 승승장구했다.

해태시절 4년 동안 29승을, 21세이브로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했다.

'우승청부사'로 LG로 이적한 차동철 감독은 이적 첫해인 1990년 창단 첫 우승으로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맛봤다. 1994년까지 통산 6차례 우승을 경험한 선수로 화려한 시절을 보냈다.

해태에서 강한 승부욕을, LG 이적 후에는 합리적 리더십을 배워 지도자 한 길만 걸어온 차동철 감독. 이제는 이 모든 압축된 경험과 노하우를 한국골프대학 야구부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설 선수들에게 아낌 없이 전수할 각오다.

체계적인 지도 시스템부터 마련했다. 경남대를 강팀의 반열로 올린 또 다른 대학야구 명장 김용위 전 감독을 수석코치로 모셔왔다. 선수들과 호흡하고 땀 흘릴 젊은 코치도 이미 내정했다.

횡성야구장을 사용하는 한국골프대학은 전원 기숙생활을 하며 골프 수업을 함께 받는다. 골프 프로로의 전향 가능성도 있다.

상대적으로 좋은 운동 여건에 대학야구 명 지도자들까지 영입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빠른 발전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대학야구를 평정한 차동철 감독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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