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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블게주' 정조준…17세 외야수의 당찬 속내 "후배들의 롤모델 되고파" [인터뷰]

김영록 기자

입력 2023-07-09 21:48

수정 2023-07-10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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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블게주' 정조준…17세 외야수의 당찬 속내 "후배들의 롤모델 되…
제78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부산고와 우성AC의 경기가 9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렸다. 5회초 2사 만루 부산고 이원준이 3타점 3루타를 치고 있다. 목동=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7.09/

[목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1년전 청룡기의 좌절을 잊지 않고 똘똘 뭉쳤다. 부산고는 덕수고를 향한 설욕을 꿈꾼다.



부산고는 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 78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1회전에서 우성AC에 11대4, 6회 강우콜드승을 거뒀다.

부산고 4번타자 이원준(17)의 활약이 돋보였다. 1루수 겸 외야수인 그는 2학년임에도 이날 팀의 4번타자로 나서 4타수 2안타 4타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박계원 부산고 감독이 "오늘 방망이가 뜨겁더라. 2학년이지만 고교 올스타에 선정될 만큼 좋은 선수다. 무엇보다 배짱이 좋다"는 칭찬과 함께 직접 고른 수훈 선수다. 특히 2-6으로 쫓긴 5회초 우중간을 가르는 싹쓸이 3타점 3루타가 인상적이었다.

부산고의 2회전 상대는 덕수고-마산고전의 승자다. 이날 두 팀 모두 목동구장에 왔지만, 거듭된 폭우로 인해 경기가 10일로 연기됐다.

덕수고는 부산고에겐 지난해 청룡기 1회전 패배를 안긴 팀이다. 박 감독 뿐 아니라 선수단 전체가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이원준 역시 예외가 아니다. 경기 후 이원준은 "2회전에선 덕수고와 붙고 싶다"고 했다. 덕수고는 올해초 이마트배, 부산고는 지난해말 봉황대기와 올해 황금사자기 우승팀이다. 두 팀은 장충고, 강릉고 등과 함께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다.

덕수고에는 지난달 10일 주말리그 청원고전에서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투수 김태형, 이마트배 MVP 겸 타격왕 백준서 등이 포진해있다.

이원준은 동갑내기 김태형과는 별다른 친분이 없다. 대신 고교 올스타전 때 백준서와 친해졌다고. 이원준은 "(백)준서 형한테 배트도 하나 받았다. 이마트배 MVP를 이기고 싶다"며 필승 의지를 불태웠다.

야구 명문 부산고지만, 이원준의 속내는 한층 특별하다. 그는 "후배들에게 롤모델로 꼽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메이저리거 중에는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 블루제이스)를 좋아한다며 특별한 팬심을 고백했다. "파워 넘치는 스윙이 나와 비슷하다'는 이유다.

한편 이날 경기에는 지난해 봉황대기 우승의 주역이자 팔꿈치 부상으로 황금사자기에 결장했던 부산고 원상현이 등판해 눈길을 끌었다. 5회말 등판한 원상현은 부산고 내야수비진이 실책 2개를 저지르는 통에 2실점(0자책)했지만, 승패와는 무관했다.

부산고는 이날 이원준 외에도 안지원 최민제 이서준(이상 1학년) 등 어린 선수들을 대거 라인업에 포진시켰다. 나이나 학년과 무관하게 '잘하는 선수 위주로 낸다'는 게 박 감독의 야구 철학이다. 그는 "주전 라인업에 1학년이 뛰어도 괜찮냐고 걱정들 하는데, 난 평생 프로에서 배운 거라곤 '이기는 야구' 뿐"이라고 강조했다. 타선 뿐 아니라 마운드 역시 간판 투수 성영탁과 원상현의 뒤를 김정엽 김동후 천겸 등 두터운 2학년층이 뒷받침하고 있다.

목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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