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의 5회말 공격에서 작 피더슨의 우전안타 때 홈으로 뛰어들던 2루주자 블레이크 세이볼이 샌디에이고 포수 개리 산체스에 태그를 당한 뒤 홈플레이트를 터치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1실점으로 끝나야 할 이닝이 4실점까지 확대됐다. 이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측의 주장이다. 억울할 만한 상황임은 분명해 보인다.
샌디에이고는 22일(이하 한국시각)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2대4로 무릎을 꿇었다.
4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던지던 선발 다르빗슈 유가 5회 한꺼번에 4실점하면서 승부가 기울었고, 샌디에이고는 후반 맹추격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일단 5회 상황을 보자. 샌프란시스코는 선두 루이스 마토스와 블레이크 세이볼의 연속 내야안타, 데이비드 빌라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이어 브랜든 크로포드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뽑은 샌프란시스코는 케이시 슈미트가 삼진으로 물러나 추가 득점 기회를 놓치는 듯했다.
그런데 다음 타자 작 피더슨이 우전안타를 날렸다. 샌디에이고 우익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총알같은 송구로 홈으로 던져 포수 개리 산체스가 3루 라인을 벗어나 뛰어들어오는 2루주자 세이볼을 여유있게 태그아웃시켰다. 그대로 이닝이 끝나야 할 상황이었다.
이때 샌프란시스코 벤치에서 챌린지를 요청했다. 포수 산체스가 세이볼의 슬라이딩 길을 막아섰다는 주장이다. 2분 넘는 비디오판독 끝에 나온 결정은 세이프였다.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이 득달같이 달려나와 퀸 월코트 구심에게 격렬하게 항의했지만, 소용없었다. 월코트 구심은 멜빈 감독을 퇴장시켰다.
리플레이 화면을 보니 어느 쪽이 맞다고 확신할 수 없는 애매한 상황이었다. 뉴욕의 판독 센터와 월코트 구심은 포수 산체스가 홈플레이트 앞 3루 라인을 막고 있었기 때문에 규정 위반이라는 판단이었다. 포수는 공을 갖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는 주자의 주로를 열어줘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MLB 규칙 6.01(i)(2)는 '포수가 공을 갖고 있지 않을 때 득점을 시도하는 주자의 길을 방해해서는 안된다. 만약 포수가 공을 갖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주자의 진로를 방해할 경우 심판의 판단으로 주자의 세이프를 선언할 수 있다. 다만 송구된 공을 잡기 위한 정당한 수비(움직임)를 하다 주자의 길을 막을 경우 이 규정의 위반이 아니라고 해석할 수 있다'고 돼 있다. 홈 충돌 방지규정이다.
타티스 주니어의 송구를 잡기 위해 산체스가 홈플레이트 앞으로 자연스럽게 움직인 것 뿐이라는 게 멜빈 감독의 주장이었으나, 월코트 구심의 생각은 달랐다.
결국 스코어는 0-2로 벌어졌고, 샌프란시스코는 계속된 2사 1,3루 찬스에서 마이크 야스트렘스키와 JD 데이비스의 연속 적시타로 2점을 보태 4-0으로 달아났다.
샌디에이고는 7회초 선행주자 아웃 땅볼을 치고 나간 김하성이 2루 도루 후 트렌트 그리샴의 적시타로 홈을 밟아 한 점을 만회한 뒤 8회 제이크 크로넨워스의 희생플라이로 2-4로 추격했지만, 더이상 점수차를 좁히지 못했다.
경기 후 멜빈 감독은 현지 매체들 인터뷰에서 "타티스의 송구가 그쪽으로 갔기 때문에 산체스가 움직인 것"이라며 "산체스가 어디에서 출발했는지를 보라. 이미 송구된 공이 날아오는 시점부터 리플레이를 보면 정당한 움직임이었다. 포수는 송구 방향이 어디인지 판단해야 하고, 주자가 어디 있는지 확인하면서 공쪽으로 이동해야 한다. 내가 봤을 때, 올시즌 최악의 챌린지 번복"이라며 울분을 터뜨렸다.
전날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6대7로 패한 텍사스 레인저스 브루스 보치 감독도 같은 상황을 놓고 어필을 하다 퇴장을 당한 바 있다. 상황에 따라 애매하게 적용될 수밖에 없는 규정이라는 얘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