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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시점에 미안하다" 떠나는 중에도 '팀 생각', 이래서 '효자 외인'이었다

이종서 기자

입력 2023-06-18 01:14

수정 2023-06-18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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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시점에 미안하다" 떠나는 중에도 '팀 생각', 이래서 '효자 외…
2023 KBO리그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2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키움 요키시. 수원=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5.25/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많이 미안해 하더라고요."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 16일 KBO에 외국인 투수 에릭 요키시를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

요키시는 키움 뿐 아니라 KBO리그를 대표하는 외국인 선수 중 한 명이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꾸준함이 강점이었다. 2019년 키움 유니폼을 입은 그는 첫 해 30경기에서 13승9패 평균자책점 3.13을 기록하면서 성공적으로 적응을 마쳤다. 이듬해에도 12승을 거둔 그는 2021년과 2022년에는 180이닝 이상을 모두 소화하며 두 자릿수 행진을 이어갔다.

키움은 요키시가 있어 외국인투수 한 자리는 걱정없이 갈 수 있었다.

올 시즌도 출발이 좋았다. 4월 5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3.41을 기록했고, 시즌 8번째 등판까지 패배없이 승리를 챙겨 나갔다.

악몽은 지난달 19일 KIA 타이거즈전부터 생겼다. 3이닝 동안 12개의 안타를 맞으면서 8실점을 하면서 무너졌다. 이후 두 경기에서 다시 5이닝 2실점(KT 위즈전), 6이닝 3실점 2자책(한화 이글스전)으로 반등에 성공하나 싶었지만, 지난 6일 LG 트윈스전에서 4⅔이닝 6실점으로 다시 흔들렸다.

요키시는 다음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특별한 문제가 있기 보다는 예정됐던 휴식이었다. 그러나 과제는 많았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이제 다른 팀에서도 전력 분석이 많이 됐을 것"이라며 "KBO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구속을 올리든 전략을 두 개 이상 가지고 가야한다"고 지적했다.

요키시는 1군에 올라오지 못했다. 내전근 부분에 이상이 생겼고, 병원 검진 결과 부분파열 진단을 받았다. 복귀까지는 6개월이 걸린다는 소견이 이어졌다.

키움으로서는 고민의 시간이 이어졌다. 4월과 5월 적자 승률에서 6월부터 반등이 시작됐다. 전반기가 채 한 달이 남지 않은 상황에서 6주 간 요키시 복귀를 기다리면서 임시 선발을 돌릴 여력은 없었다. 치고 올라가야 하는 시기라고 판단하며 결국 요키시와 결별을 택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5년 간 함께 하면서 남다른 유대감을 형성해왔던 사이. 구단은 요키시에게 구단 입장을 설명했다.

요키시는 오히려 구단에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키움 관계자는 "본인도 올해 목표가 있어서 준비를 많이 했다. 시즌 중 중요한 시점에 아파서 빠져서 오히려 구단에 미안해 하더라. 관리를 잘해야 했는데, 본인이 부상으로 빠지게 됐다고 하면서 반전 분위기인데 힘이 못 돼서 미안하다고 표현하더라"고 설명했다.

구단도 요키시를 그냥 보내지는 않을 예정이다. 요키시는 현재 한국에서 가족과 함께 있다. 당분간은 남아서 신변 정리를 할 계획이다. 키움은 "요키시의 신변 정리가 마무리될 때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라며 "2019시즌부터 2023시즌까지 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해 준 요키시의 노고와 헌신을 존중하고 인정하는바 동료 선수들은 물론 팬과 마지막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시간도 별도로 마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키움은 요키시의 웨이버 공시 소식을 전하면서 곧바로 새 외국인 선수 영입을 발표했다. 좌완투수 이안 맥키니(28)와 총액 18만5000달러에 계약했다.

키움은 "181㎝, 80㎏ 체격 조건을 가진 맥키니는 최고구속 147㎞의 직구를 바탕으로 커터,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던진다. 특히 결정구로 활용하는 커브가 위력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라며 "올 시즌에는 미국 독립리그 애틀랜틱리그 개스토니아 허니헌터스(Gastonia Honey Hunters)에서 뛰었다. 소속팀에서 투수코치도 겸하고 있어, 분석 데이터를 폭넓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밝혔다.

맥키니는 "한국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준 키움히어로즈에 감사하다. 지난해 준우승에 오른 팀에 합류하게 돼 영광스럽다. 시즌 중에 합류하게 됐지만 새로운 팀원과 팬들과의 만남이 기대된다. 컨디션 관리와 분석에 힘써 남은 시즌 동안 팀의 승리와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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