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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꼴찌라고? 자존심 상했다" 한달만에 6→3위, 기적의 시작[창원 리포트]

나유리 기자

입력 2023-06-11 21:00

수정 2023-06-12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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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꼴찌라고? 자존심 상했다" 한달만에 6→3위, 기적의 시작
11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SSG와 NC의 경기. 8대4로 승리한 NC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창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6.11/

[창원=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시즌 시작전 평가에 선수들 마음이 많이 상했다."



NC 다이노스의 6월 대반격이 현실이 됐다. 최근 리그에서 가장 성적이 좋은 팀은 단연 NC다. 6월초 LG 트윈스와의 3연전에서 스윕승을 거두더니 지난 주말 SSG 랜더스를 상대로 스윕승에 성공했다. 6월이 시작된 이후 9경기에서 무려 8승1패다. 그것도 상위권팀들을 상대로 연달아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NC의 팀 승률은 껑충 뛰었다.

11일 기준으로 31승24패 승률 0.564를 기록한 NC는 같은날 패한 롯데 자이언츠를 4위로 밀어내고 3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제 1위 SSG를 위협하는 최상위권 대열에 NC가 합류한 것이다. 2위 LG와 3위 NC의 차이는 2경기 차에 불과하다.

불과 한달 사이 순위가 3계단이나 뛰었다. 지난 5월 3일 NC는 6위까지 추락했었다. 그러나 차근차근 5위, 4위를 오르내리다가 롯데가 주춤하는 틈을 타 3위까지 치고 올라섰다.

에릭 페디가 중심을 잡고 있는 선발진에 이재학이 '에이스 모드'로 부활하면서 안정적인 마운드 운영이 가능하다. 여기에 팀 타선과 탄탄한 수비력이 뒷받침 되면서 매 경기 쉽게 지지 않는 야구를 하고 있다.

NC 강인권 감독은 최근 경기력 비결을 묻자 "선발 투수들이 워낙 안정되게 경기를 잘 풀어주고 있고, 야수들이 너무 열심히 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매 경기마다 그 경기를 잘풀어주는 선수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 그래서 경기가 순조롭게 풀려가고 있는 것 같다"며 미소지었다. 돌아가면서 '히어로'가 나온다는 뜻이다. 그만큼 지금 NC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똘똘 뭉쳐있는 에너지가 느껴진다.

하지만 NC 선수들과 현장 직원들은 "시즌전 저평가에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고 입을 모은다. NC는 재작년 나성범에 이어 지난 겨울 양의지 노진혁 원종현의 이적을 막지 못했다. 특히나 양의지는 공수의 핵심이었다. 박세혁을 영입하고, 또 좋은 외국인 선수들을 데리고 왔지만 당장 개막 전 전력 분석에서 느껴지는 지표 차이는 분명해 보였다. 때문에 NC의 올 시즌 예상 성적을 하위권으로 꼽는 야구인들이 많았다.

그러나 선수들은 더욱 이를 악물고 뛰었다. 이재학은 "시즌 전에 팀이 약하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지금 모든 선수가 힘을 모아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고 이야기 했다. 또 20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다보니 자연스럽게 세대 교체 효과까지 있다. 확실한 주전이 보장된 자리는 많지 않다. 나머지 포지션에서 전부 선의의 경쟁이 이뤄지면서, 1군 출장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선수들의 집중력이 무서울 정도다.

야구에는 객관적 지표 이상의 변수가 크게 작용한다. 시즌 전 우승 후보가 언제나 우승을 하는 것은 아니듯, 하위권 후보가 항상 꼴찌를 하리라는 법도 없다. 올해 NC의 출발은 분명 미약해보였지만, 지금 반전을 이뤄내고 있다. 평가를 뛰어넘는 무서운 힘이 존재한다.

창원=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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