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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마지막 안타 대결' 서건창은 간절하고 이정후는 원한다

노재형 기자

입력 2023-03-28 19:35

수정 2023-03-28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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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마지막 안타 대결' 서건창은 간절하고 이정후는 원한다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는 아직 200안타는 때려내지 못했다. 올시즌 LG 트윈스 서건창과의 타율 및 최다안타 경쟁은 흥미로운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한국 프로야구 유일의 200안타 기록자, 키움 히어로즈 서건창이 그 시절 MVP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



서건창은 28일 마무리된 시범경기에서 타율 0.362, 17안타를 기록 두 부문 1위를 차지했다. 팀당 13~14경기를 치르고 개인 순위가 무슨 의미가 있겠냐마는, 서건창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는 지난 겨울 FA를 또 포기했다. 작년 성적이 워낙 저조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복사근 부상과 부진으로 77경기에 출전하는데 그쳤다. 타율은 데뷔 이후 최저인 0.224로 내려앉고 말았다. 1년 전에도 처음 얻은 FA 자격을 성적 부진을 이유로 포기했는데, 상황이 호전되지 않았다.

이른바 올해 FA 삼수생이다. 주전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전지훈련을 비롯해 모든 훈련서 이를 악물고 버텼다. 시범경기는 그 가능성을 타진했던 기간이다. 서건창의 이번 시범경기 타율은 2017년(0.429) 이후 최고치다. 올해 만 34살이 된 서건창에게 사실 개인 타이틀은 사치일 지 모른다. 하지만 그는 LG의 리드오프 2루수를 확정했다.

서건창은 2014년 히어로즈 시절 201안타 때려 KBO리그 유일무이의 200안타 금자탑을 세웠다. 팀당 128경기를 치른 당시 서건창은 후반기 맹렬한 기세로 안타를 날리며 타율 0.370(543타수 201안타), 135득점, 출루율 0.438로 정규시즌 MVP에 올랐다.

2008년 육성선수로 LG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2012년 히어로즈에서 신인왕을 차지하며 단 번에 스타덤에 올랐다. 그리고 불과 2년 만에 KBO를 정복했다. 2015년 시즌 초 두산 베어스전에서 1루로 달려나가다 고영민과의 충돌로 무릎 인대 파열부상을 입어 잠시 주춤했지만, 2016년과 2017년 각각 182안타, 179안타를 날리며 '안타 제조기'의 명성을 이어갔다. 그 시절이 서건창의 전성기다.

이번 시범경기 기세라면 서건창이 다시 타율과 최다안타 부문서 경쟁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산전수전 겪은 서건창에게 기술적 주문은 별로 필요하지 않다. 앞만 보고 달려가는 자신감과 흔들리지 않는 정중동의 마음, 그리고 부상 방지만 신경쓰면 된다.

서건창의 부활은 선수 개인적으로 간절하지만, KBO리그 볼거리 측면에서도 흥행 요소다. 현존 최강 타자 이정후와의 경쟁을 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정후가 데뷔할 때 서건창은 그에게 모범 답안과 같은 존재였다. 컨택트 능력과 빠른 발에서 그랬다.

서건창은 통산 볼넷이 556개로 삼진 519개보다 많다. 201안타를 친 2014년 59볼넷, 47삼진으로 전형적인 컨택트 히터로 이름을 떨쳤다. 이정후는 지난해 타율 0.349를 치는 동안 66볼넷과 32삼진을 마크했다. 통산 볼넷과 삼진은 각각 334개, 281개로 그 비율 1.19다. 서건창(1.07)보다 조금 높다. 내년 진출 목표인 메이저리그에서 고평가하는 기록이다.

이정후는 작년까지 6년 간 1076안타를 때려냈고, 통산 0.342의 타율을 올렸다. 2000타석 이상 역대 타자들 가운데 타율 1위이며, 6년 기간으로도 역대 가장 많은 안타를 때려냈다. 하지만 이정후도 아직 200안타를 쳐보지는 못했다. 2019년과 지난 시즌에 때린 193안타가 개인 최고 기록이다.

목표 측면에서 200안타는 서건창과의 공통 분모일 수밖에 없다. 타격 달인 계보에서 빠질 수 없는 서건창과 이정후의 어쩌면 마지막일 안타 대결을 기대해 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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