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중에 다르빗슈(맨 오른쪽)가 유아사(중간) 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출처=일본야구대표팀 홈페이지
일본야구대표팀 선수들에게 37세 베테랑 투수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TV 중계화면으로 봐 온 '전설'이다. 그는 니혼햄 파이터스에서 활약하다가 2012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11년간 95승(75패)을 거뒀다. 미일 통산 188승을 기록중이다.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이 마지막 대표팀이었고, 메이저리그로 간 뒤 일본에서 던진적이 없다.
30대 중후반으로 가는 나이에, 6년 재계약까지 했다. 42세까지 선수생활이 보장된 셈이다. 그동안 꽤 많은 일본인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했지만, 다르빗슈같은 사례는 없었다.
그는 일본이 우승한 2009년 WBC 한국과 결승전 승리투수다. 선발로 출전하다가 대회 후반에 마무리 투수를 맡았다. 이번 대표팀 선수 중 유일하게 우승을 경험했다. 지난해 '56홈런'을 때린 4번 타자 무라카미 무네타카(23·야쿠르트 스왈로즈)는 아홉살이던 초등학교 때, 다르빗슈가 우승을 확정짓는 장면을 TV로 지켜봤다고 했다. 이 모습을 보고 대표 선수를 꿈꾸게 됐다고 했다.
20대 선수로 세대교체가 이뤄진 일본대표팀. 다르빗슈의 공을 직접 본 선수가 거의 없다. 그런데 무라카미가 21일 다르빗슈가 던진 슬라이더를 받아쳐, 홈런으로 만들었다. 다르빗슈의 첫 라이브 피칭에서다. 이 홈런 타구는 어디까지나 예외적인 경우였다. 다르빗슈를 상대한 후배 타자들은 한입으로 경외감을 나타냈다.
외야수 곤도 겐스케(30·소프트뱅크 호크스)는 "2구째 몸쪽 투심은 본적이 없는 궤도로 들어왔다"고 했다. 좌타자 몸쪽으로 날아오다가 스트라이크존으로 흘러가는 투심에 깜짝 놀랐다고 했다.
내야수 오카모토 가즈마(27·이상 요미우리 자이언츠)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타석에서 보고, 뒤에서도 봤는데 변화구와 직구가 모두 대단하다"고 혀를 내둘렀다.
내야수 마키 슈고(25·요코하마 베이스타즈)는 3구째 스크라이크가 된 슬라이더에 대해 "몸을 향해 날아오는 느낌이 들었다. 손을 쓸 수 없었다. 투심은 보통 살짝 떨어지는데 그대로 들어왔다"며 놀라워 했다.
포수 오시로 다쿠미(30·요미우리)는 "순식간에 끝났다. 투심은 떨어진다기보다 휘어서 들어온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다르빗슈는 5명을 상대로 24개를 던졌다.
다르빗슈는 메이저리그 선수 5명 중 유일하게 합숙 훈련에 참가했다. 워낙 존재감이 크다 보니 이슈의 중심 '핵인싸'가 됐다. 일본언론에 따르면 후배 투수들에게 여러가지 조언을 해주는 리더의 모습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