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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이 찍었다…"존경했던 선배 번호, 너에게 주고 싶다" [시드니 인터뷰]

이종서 기자

입력 2023-02-14 23:24

수정 2023-02-16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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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이 찍었다…"존경했던 선배 번호, 너에게 주고 싶다"
두산 베어스 허경민.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시드니=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10년 전 제 모습을 보는 거 같아요."



두산 베어스의 2023년 '캡틴' 허경민(33)은 시드니 스프링캠프에서 '밥 잘 사주는 선배'로 통한다. 선수들은 휴식일이나 훈련이 끝난 뒤면 SNS에 허경민이 샀다는 식사 사진을 올리고 자랑을 하곤 했다.

허경민은 "내가 어렸을 때 그렇게 받아왔고, 더 많은 받게 되면 그렇게 할 거라고 다짐을 했었다. 지금이 그런 시기라고 생각한다. 동생들이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민망하기도 하지만, 생각해주니 고맙다"고 말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숙소 사정이 여의치 않은 경우를 제외하면 보통 고참이나 주장의 경우 1인실을 쓰기 마련이다. 그러나 허경민은 2인 1실을 쓰고 있다. 후배들과 좀 더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뜻이었다.

허경민은 "1인실을 처음에 이야기했는데, 2인 1실을 쓰고 싶다고 했다. 후배들은 불편할 수 있겠지만, 캠프에서 한 달 넘게 있는 시간 동안 같이 이야기를 하면 조금 더 의미가 있을 거 같았다"고 밝혔다.

룸메이트는 내야수 이유찬(24). 지난해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와 본격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빠른 발과 안정적인 수비가 강점이었던 그는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82경기에서 타율 3할5푼을 기록하는 등 공격에서도 기량을 뽐냈다.

허경민은 "(이)유찬이는 10년 전 내 모습을 보는 거 같다. 똑같다기보다는 그 이상을 할 수 있는 재능이 있다. 마음적으로만 강함만 생기면 훨씬 좋은 선수"라고 소개했다.

고교 시절 최고 유격수로 기대를 모았고, 프로에서는 국가대표 3루수로 활약했던 허경민은 이유찬이 자신의 뒤를 잇길 바랄 정도로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허경민은 "유찬이에게 '내가 그만둘 때 이 번호를 너에게 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허경민이 달고 있는 번호는 13번. 허경민 이전에는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손시헌 NC 코치가 달았다. 허경민은 "손시헌 선배님은 사람적으로나 선수적으로 존경받을 수 있는 분"이라며 "지금도 나에게 가장 좋아하는 선수를 물어본다면 손시헌 선배님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13번은 존경했던 선배가 달았던 애착있는 번호"라고 말했다. 그만큼 이유찬이 차세대 두산의 내야 핵심 선수로 발돋움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한편 주장으로 맞이하는 첫 스프링캠프 소감에 대해 허경민은 "너무 재미있다. 새로운 감독님과 코치님이 오셨으니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서 모두 노력하는 거 같다"라며 "아직 경기를 하지 않아서 주장의 무게감은 모르겠지만, 그래도 생각대로 잘 흘러가는 거 같다. 몇 년 전부터 할 거라고 생각도 했고, 그래서 선배들이 어떻게 하나 지켜봤다. 선배들과 똑같이 따라할 수는 없지만, 나만의 장점으로 역할을 하면 돼서 재밌다. 선수들도 잘해주고 있다. 경기를 하다보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텐데 그 때에 맞춰서 이야기를 해줄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시드니(호주)=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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