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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류의 루틴이 깨진다" WP의 경고, WBC는 오타니에 '독이 든 성배'

노재형 기자

입력 2023-02-15 07:07

수정 2023-02-15 07:14

"이도류의 루틴이 깨진다" WP의 경고, WBC는 오타니에 '독이 든 성…
생애 처음으로 WBC에 참가하는 오타니 쇼헤이는 예년과 다른 일정으로 훈련하기 때문에 정규시즌 경기력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AF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3월 첫 주에 태평양을 건너 일본서 경기를 치르고 대회가 끝나면 다시 미국행 비행기를 타고 애리조나 캠프에 합류한다.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의 대략적인 스프링트레이닝 스케줄이다.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처음으로 '루틴'이 깨지는 것이다.

오타니는 이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선수다. 자신이 첫 출전하는 WBC에서는 투타 겸업을 어떻게 구현하는지 전 세계 야구팬들이 지켜보기 때문이다.

WBC와 같은 국제대회는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며 경기력을 단기간에 극대화해야 한다. 프로 정규시즌과는 접근 방법이 다르다. 예년과 다르게 몸 만들기를 해야 한다. 많은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소속 선수의 WBC 참가 승인권을 갖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뉴욕 양키스는 소속 주력 선수들의 WBC 출전 여부를 매우 민감하게 다룬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WBC 기간 부상을 당하면 금전적 보상은 받지만, 시즌 일부 또는 전체를 망칠 수 있다. 구단이 감당해야 할 피해는 그 이상이다. 오타니가 WBC에서 다칠 수 있고, 대회가 끝난 뒤 후유증 때문에 고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최고 유력 매체 워싱턴포스트(WP)는 14일 '애스트로스, WBC,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스프링트레이닝 개막 즈음 지켜봐야 할 것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오타니의 WBC 참가의 의미를 비중있게 다뤘다. 오타니가 WBC 출전하면 부상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게 요지다.

WP는 '이번 WBC에 출전하는 스타들은 소속 팀의 2023년 계획을 극적으로 바꿔놓을 수 있다. 오타니는 3월 초 일본 대표팀이 조별 리그를 펼치는 도쿄로 날아가야 한다. 그러면 최근 몇 년간 에인절스에서 투타 겸업으로 전례 없는 성공을 거두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그의 루틴이 중단될 것'이라며 '이런 일들은 그가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매혹적인 (그리고 아마도 가장 큰 돈을 받는) FA가 되기 약 6개월 전에 일어나게 된다'고 전했다.

루틴과 다른 스케줄을 소화하면 부상이 올 수 있고, FA 시즌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오타니는 에인절스의 애리조나 캠프에 참가했다가 3월 초 일본으로 이동해 대표팀에 합류한다. 3~16일까지 일본에 머물며 1라운드 B조 리그와 8강전을 치르고, 4강에 오를 경우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마이애미에서 준결승과 결승전을 벌여야 한다. 에인절스 캠프에 다시 합류하는 시점은 3월 21일 이후다.

시즌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렸던 예년보다 4주 정도 일찍 실전 감각을 만들어야 한다.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으니 부상 위험이 높아질 수 있는 것이다.

WP는 '오타니의 건강은 언제나 중요하다. 그는 경기장에서 최고 스타이다. 그가 부상으로 빠져 팀이 패하면, 이길 수 있는 매우 좋은 기회를 놓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그런 선수'라며 오타니를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올해는 오타니의 메이저리그 운명을 결정지을 수 있는 시즌이다. 그가 오랫동안 투타 겸업을 하는데 과감히 베팅하는 걸 회의적으로 바라봐 왔던 빅마켓 구단들을 안심시킬 수 있는 시즌'이라며 오타니의 올해 활약에 주목해야 함을 강조했다.

에인절스는 올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오타니를 붙잡아두기 위해서는 팀이 포스트시즌에 나가야 한다. 만약 에인절스가 올해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다면 오타니는 오타니는 FA 시장에서 무조건 다른 팀을 선택한다고 봐야 한다.

에인절스가 올시즌 한여름 삐걱거리지 않기 위해서는 역설적이게도 오타니가 부상없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런데 오타니는 WBC에서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역시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WBC가 오타니와 에인절스에 '독이 든 성배'일 수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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