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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을 원한다면, 자신있게 낼 마무리가 필요하다[인천 리포트]

나유리 기자

입력 2022-09-25 23:25

수정 2022-09-26 07:25

우승을 원한다면, 자신있게 낼 마무리가 필요하다
2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 LG 트윈스와 SSG 랜더스 경기. 9회초 2사 후 네 타자 연속 볼넷으로 밀어내기 실점을 한 노경은이 아쉬워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2.9.25/

[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SSG 랜더스가 중요한 경기를 놓쳤다. 핵심 불펜 요원 노경은은 경기 종료 직전 4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동점을 내줬고, 결국 연장에서 졌다. 노경은이 무너진 순간. SSG의 분위기가 사실상 패배 쪽으로 기울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금 SSG는 자신있게 낼 수 있는 마무리 투수가 없다.



SSG는 25일 인천 LG 트윈스전에서 충격의 패배를 겪었다. 1-2위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경기는 9회초까지 SSG가 이기고 있었다. 2-1의 리드. 넉넉한 점수 차는 아니었지만, 선발 투수 숀 모리만도가 7이닝 1실점(비자책)을 기록하고 물러난 후 8회부터 마운드를 지키고 있던 노경은이 9회 2아웃까지 잡았다. 하지만 노경은이 투구수 30개를 넘기면서 제구 난조를 겪었고, 볼넷으로만 만루를 채우고 또 밀어내기 볼넷으로 2-2 동점을 내주는 동안 SSG 벤치는 투수를 교체하지 않았다. 결국 9회 마지막 타자 서건창을 삼진으로, 노경은이 직접 잡고 나서야 이닝이 끝났고 연장 10회에 SSG는 김택형을 올렸다.

노경은은 이날 42구를 던졌다. 후반기 불펜 전향 이후 SSG의 핵심 필승조로 자리 잡은 그는 팀은 물론이고, 리그에서 가장 자주 나와 가장 많이 던지는 투수다. 또 선수의 성격상, 연투도, 다 이닝도 자청해서 맡는 스타일이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그런 노경은도 지친 기색이 보일 때, 자신있게 바꿀 수 있는 '노경은 다음 투수'가 지금 마땅치 않다는 사실이다. SSG는 노경은이 40구를 던지면서 제구가 마음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투수를 못 바꿨다. 노경은보다 더 믿을 수 있는 투수가 지금은 없다는 반증과도 같다. 만루에서 다른 투수가 나왔을 때 결과가 좋지 않을 위험성을 고려하는 것이다. 실제로 필승조의 숫자가 부족하기도 하다. 결국 10회초에 등판한 김택형은 분전했으나 2사 만루에서 김민성에게 역전 만루 홈런을 허용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SSG는 2대6으로 졌다.

현재 공식적인 SSG의 마무리 투수는 문승원이지만, 그 역시 고민의 시기를 겪고 있다. 최근 피안타와 실점율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팔꿈치 충돌 증후군이 발생하면서 휴식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났고, 현재 엔트리에서 빠졌다. 문승원은 팔꿈치 수술 후 재활을 마치고 복귀한지 3개월이 채 되지 않았다. 분명히 관리가 필요한 투수인데도, 그의 구위가 가장 좋았기 때문에 부담인걸 알면서도 마무리를 맡겼다. 그러나 심적인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몸 상태도 완전치 않아 현재는 쉬어야 한다. 이런 와중에 등판 비중이 월등하게 높은 노경은마저 흔들리는 경기가 늘어나고 있다.

SSG는 우승을 노리는 팀이다. 정규 시즌 우승 뿐만 아니라, 궁극적 목표는 한국시리즈까지 포함한 '통합 우승'이다. 어쩌면 그 목표 달성에 가장 유리한 팀 역시 SSG다. LG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역전패를 당했어도 두 팀의 격차는 3.5경기 차다. 이변이 없다면 SSG가 우승을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에 가게 된다면, 자신있게 낼 수 있는 마무리 투수는 분명히 있어야 한다. 물론 단기전은 선발 투수 싸움이다. 리그 최강 3선발을 보유하고 있는 SSG는 단연 유리한 조건이다. 하지만 단기전에서도 뒷문은 잠가야 한다. 모든 투수가 완투를 할 수도 없고, 상황에 따라 이닝을 짧게 끊어가는 상황은 얼마든지 발생한다. 더더욱 확실한 마무리 투수가 필요한 이유다.

김원형 감독은 최근 거의 매일 마무리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있다. 실험적인 선택을 하기에는 아직 우승이 확정되지 않았고, 표본이 부족하다. 다행히 SSG는 26일부터 3일간 휴식 후 남은 7경기를 치른다. 확실한 대안을 찾아야 한다. 우승을 해야하기 때문에.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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