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는 25일 인천 LG 트윈스전에서 충격의 패배를 겪었다. 1-2위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경기는 9회초까지 SSG가 이기고 있었다. 2-1의 리드. 넉넉한 점수 차는 아니었지만, 선발 투수 숀 모리만도가 7이닝 1실점(비자책)을 기록하고 물러난 후 8회부터 마운드를 지키고 있던 노경은이 9회 2아웃까지 잡았다. 하지만 노경은이 투구수 30개를 넘기면서 제구 난조를 겪었고, 볼넷으로만 만루를 채우고 또 밀어내기 볼넷으로 2-2 동점을 내주는 동안 SSG 벤치는 투수를 교체하지 않았다. 결국 9회 마지막 타자 서건창을 삼진으로, 노경은이 직접 잡고 나서야 이닝이 끝났고 연장 10회에 SSG는 김택형을 올렸다.
노경은은 이날 42구를 던졌다. 후반기 불펜 전향 이후 SSG의 핵심 필승조로 자리 잡은 그는 팀은 물론이고, 리그에서 가장 자주 나와 가장 많이 던지는 투수다. 또 선수의 성격상, 연투도, 다 이닝도 자청해서 맡는 스타일이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그런 노경은도 지친 기색이 보일 때, 자신있게 바꿀 수 있는 '노경은 다음 투수'가 지금 마땅치 않다는 사실이다. SSG는 노경은이 40구를 던지면서 제구가 마음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투수를 못 바꿨다. 노경은보다 더 믿을 수 있는 투수가 지금은 없다는 반증과도 같다. 만루에서 다른 투수가 나왔을 때 결과가 좋지 않을 위험성을 고려하는 것이다. 실제로 필승조의 숫자가 부족하기도 하다. 결국 10회초에 등판한 김택형은 분전했으나 2사 만루에서 김민성에게 역전 만루 홈런을 허용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SSG는 2대6으로 졌다.
SSG는 우승을 노리는 팀이다. 정규 시즌 우승 뿐만 아니라, 궁극적 목표는 한국시리즈까지 포함한 '통합 우승'이다. 어쩌면 그 목표 달성에 가장 유리한 팀 역시 SSG다. LG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역전패를 당했어도 두 팀의 격차는 3.5경기 차다. 이변이 없다면 SSG가 우승을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에 가게 된다면, 자신있게 낼 수 있는 마무리 투수는 분명히 있어야 한다. 물론 단기전은 선발 투수 싸움이다. 리그 최강 3선발을 보유하고 있는 SSG는 단연 유리한 조건이다. 하지만 단기전에서도 뒷문은 잠가야 한다. 모든 투수가 완투를 할 수도 없고, 상황에 따라 이닝을 짧게 끊어가는 상황은 얼마든지 발생한다. 더더욱 확실한 마무리 투수가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