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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일만의 승리' 돌아온 에이스 지켜낸 날선 디테일. 롯데와는 달랐다 [부산리포트]

김영록 기자

입력 2022-05-29 16:12

수정 2022-05-2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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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일만의 승리' 돌아온 에이스 지켜낸 날선 디테일. 롯데와는 달랐다…
29일 부산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 한현희가 투구하고 있다. 부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2.5.29/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왕년의 에이스가 돌아왔다. 수비진의 날선 집중력이 212일만의 승리를 지켜냈다.



키움 히어로즈는 2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 전에서 4대0 승리를 거뒀다.

치열한 투수전이었지만, 두 팀의 공수 디테일에선 무게감의 차이가 적지 않았다. 키움 입장에선 롯데 에이스 반즈를 상대로 6연승을 달성한 데다, 돌아온 에이스 한현희의 7이닝 무실점 승리를 도왔다는 점에서 의미깊은 하루였다.

롯데는 캡틴 전준우를 비롯해 정 훈과 한동희까지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 여기에 경기전 안치홍마저 어지럼증을 호소해 라인업에서 빠졌다.

이에 따라 롯데는 황성빈 장두성 이호연 안중열 김민수 배성근 등 빈약한 라인업으로 경기에 임했다. 사실상 주전 야수는 이대호와 피터스, 이학주 뿐이다.

4월 24일 이후 35일만에 선발등판한 한현희를 상대로 7회까지 6안타 무실점으로 꽁꽁 묶였다. 삼진 5개는 덤. 안중열이 2개, 황성빈 장두성 이학주 김민수가 각각 1개씩 안타를 때려냈지만 집중타 대신 산발에 그쳤다.

롯데의 답답하고 무모한 공격, 그리고 고비마다 터지는 키움 호수비의 콜라보였다. 키움은 1회 1사 2루에서 롯데 황성빈의 무모한 3루 도루를 멋지게 저지했다. 2회말에는 2사 후 롯데 안중열이 내야안타로 출루했지만, 이학주의 흐름을 이어가는 안타성 타구를 김혜성이 다이빙캐치로 가로막았다.

4회에는 롯데 장두성의 기습번트와 피터스의 사구로 1사 1,2루의 기회. 하지만 롯데 이호연의 잘 맞은 타구가 김혜성의 그림 같은 점프 캐치에 빨려들어가며 더블아웃으로 이어졌다.

한현희는 5회에도 이학주와 김민수의 안타로 1사 1,2루 위기에 처했지만, 롯데는 배성근이 삼진당한데 이어 황성빈이 기습번트를 시도하다 파울 플라이로 물러나며 또 기회를 놓쳤다.

키움은 이학주의 우중간 2루타성 타구를 중견수 이정후가 푸이그와 충돌할 뻔한 상황에서도 주저앉으면서 건져올리는 등 끝까지 매서운 집중력을 유지했다.

이날 한현희에 대해 염경엽 해설위원은 "정타가 많이 나온 반면에 수비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혜성과 김휘집을 비롯한 키움 선수들의 수비에 대해서는 "공을 따라가는 푸트웍이 좋다. 송구의 안정감도 돋보인다"고 호평했다. 이날 승리로 한현희는 올시즌 첫승, 지난해 10월 29일 KT 위즈전 이후 212일만의 승리를 품에 안았다.

롯데 역시 이학주와 배성근을 중심으로 여러차례 호수비가 나왔다. 특히 배성근은 1회 빗맞은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낚아챘고, 7회 2사 2루에는 안타성 타구를 잡은 뒤 바로 3루에 송구, 오버런하던 3루주자를 잡아내는 센스까지 과시했다.

문제는 타격이었다. 육성능력에 관한 양팀의 클래스 차이가 느껴졌다. 키움은 지난 25일 콜업된 김수환이 이틀 연속 결승타를 때렸고, 그 일주일전인 18일 등록된 박주홍이 우익수 방향 데뷔 첫 3루타를 때려내며 점수를 추가했다. 3번째 타점도 9번타자로 나선 포수 김재현의 좌중간 2루타였다. 마지막은 9회초 이정후의 밀어내기 볼넷.

반면 롯데의 신예 타자들은 타격이 잘 풀리지 않자 기습번트에 의존하고, 자신있는 배팅 자체를 하지 못해 힘없는 땅볼을 양산했다.

염 위원은 "키움은 퓨처스에서 올라온 타자들이 완벽하게 준비된 모습"이라고 찬사를 보내는 한편 "(황성빈과 장두성을 비롯한)롯데 타자들은 번트를 노리기보단 적극적으로 치는 것부터 배워야한다. 일단 공격적으로 타격하고, 번트는 컨디션이 안 좋을 때 한번쯤 쓰는 것이다. 트렌드를 얘기하기 전에 기본기부터 채워야한다. 이런 건 롯데 코치진이 리드해줘야한다"고 강조했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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