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스토브리그에서 의외의 계약이 탄생했다. 롯데 자이언츠 프렌차이즈 스타였던 손아섭이 '낙동강 라이벌'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고 새 시즌을 치른다. 앞서 두산 베어스에서 박건우를 영입한 NC는 창단멤버이자 프렌차이즈 스타인 나성범이 KIA 타이거즈로 이적한 상황에서 손아섭을 잡으며 외야를 더 탄탄하게 다졌다.
FA자격을 얻은 손아섭은 당초 롯데 잔류가 유력해 보였다. 올 시즌 출루율(0.390)과 장타율(0.397)이 소폭 하락하기는 했으나, 타율 3할1푼9리, 173안타로 여전히 상위 타선의 한 축을 이룰 선수로 평가 받았다. 부산 출신으로 데뷔 후 줄곧 거인 유니폼을 입었고, 롯데 선수단의 전통인 근성 야구의 계보를 이은 대표적 선수라는 상징성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부분. 롯데가 성민규 단장 취임 이래 과감한 개혁 프로세스로 리모델링을 진행하면서 합리적 운영에 초점을 맞춰왔지만, 그라운드 안팎에서 손아섭의 존재감까지 가볍게 여기진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다른 FA에 비해 진행속도가 느린 부분 역시 성 단장 취임 이후 두 번의 스토브리그 FA계약 모두 1월에 결정됐던 부분이 거론되면서 곧 결론에 이를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NC와 롯데는 '낙동강 라이벌'로 불린다. 하지만 KBO리그 원년팀으로 쌓은 역사와 전통, 대한민국 제2의 도시이자 구도 부산을 품은 롯데와 신생팀이자 창원 연고의 NC가 가진 무게감은 차원이 달랐다. 때문에 롯데 입장에선 NC와 함께 거론될 때마다 부각되는 '낙동강 라이벌'이라는 단어가 거슬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한 수 아래 정도로 여겼던 NC가 과감한 투자를 앞세워 지난해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우승 역사를 이룬데 이어, 프렌차이즈 스타 손아섭에게 까지 손을 뻗쳤다. 합리적 운영과 별개로 롯데에겐 적잖이 자존심에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