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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투수' 후보였는데, '선발 김광현'을 믿지 못하는 STL

노재형 기자

입력 2021-08-23 19:33

'7월의 투수' 후보였는데, '선발 김광현'을 믿지 못하는 STL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이 지난 21일(한국시각)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을 더그아웃에서 지켜보고 있다. 부상자 명단에서 돌아온 김광현은 선발이 아닌 불펜 보직을 부여받았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은 다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수 있을까.



세인트루이스 구단은 23일(이하 한국시각) 팔꿈치 부상에서 벗어난 김광현을 현역 엔트리에 올렸다. 지난 10일 부상자 명단에 등재한 이후 13일 만이다. 그런데 김광현은 원래 보직인 선발이 아닌 불펜투수로 나서게 됐다. 7월 한달간 5경기에서 4승1패, 평균자책점 2.28을 올린 선발을 불펜으로 쓰겠다는 것이다.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이날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김광현이 선발로 던지기를 원했는데, 그건 승부욕이 있다는 것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는 또 불펜투수로도 열심히 던질 수 있다고 했으니 그 또한 감사한 일이다. 팀이 뭘 원하든 다 하겠다는 자세"라고 밝혔다.

김광현은 지난 20일 트리플A 경기에 재활 등판해 2이닝 2안타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재활 등판을 한 차례 더 진행해 투구수를 끌어올린 뒤 복귀하면 선발로 바로 투입될 수 있었지만, 세인트루이스는 곧바로 복귀 결정을 내렸다.

세인트루이스는 애덤 웨인라이트, 잭 플레허티, 존 레스터, 마일스 마이콜라스, J.A. 햅으로 이어지는 5인 로테이션에 만족하고 있기 때문이다. 5명 모두 건강하다는 것이다. 플레허티와 마이콜라스는 지난 14일과 21일 각각 부상자 명단에서 돌아왔고, 레스터와 햅은 지난달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된 선발 요원들이다. 투구수가 부족한 김광현 때문에 굳이 로테이션을 흔들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다.

이에 대해 MLB.com은 '구단은 김광현과 어려운 대화(a tough conversation with Kim)를 나눴다. 그렇지만 팔꿈치 부상에서 막 돌아와 당장은 최대 3이닝 밖에 못 던진다는 점은 로테이션에 관한 결정을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김광현 스스로도 선발 탈락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는 이야기다.

MLB.com은 이어 김광현을 불펜으로 돌린 또다른 이유를 '기록'을 통해 설명했다. MLB.com에 따르면 김광현은 선발 통산 평균자책점이 2.84로 톱클래스 수준이다. 그러나 이닝 소화력은 크게 떨어진다. 올해 6이닝 이상을 5번 밖에 못 던졌다. 부상 관리와 비효율성 때문이다. 통산 26번 선발등판 가운데 상대 타순을 세 번째까지 만난 건 17번에 불과하다. 이후에는 난타를 당했다. 반면 첫 타순에서는 OPS가 0.542로 굉장히 좋다.

MLB.com은 '비록 김광현은 선발로 충분히 던질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하다고 느끼지만, 구단이 그를 불펜으로 돌린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했다. 달리 말하면 실트 감독이 기복이 심하고 이닝 소화력이 떨어지는 김광현을 선발로 완전히 믿지 못한다는 뜻이다.

김광현은 부상자 명단에 오르기 직전인 지난 8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서 4이닝 4안타 2실점한 뒤 교체됐다. 당시 3-2로 앞서 있었지만, 실트 감독은 "4회에만 27개를 던졌다. 그렇게 효과적이지 않았다"며 교체 이유를 밝혔다. 올해 이런 일이 잦았다.

그렇다고 선발 복귀 가능성이 닫힌 것은 아니다. 레스터가 이적 후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7.08로 부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봉 1000만달러를 받는 베테랑 선발 레스터가 컨디션을 회복하면 그 가능성마저 사라질 수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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