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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22.8세' KIA 토종선발, '두산 킬러'부터 '괴물 신인'까지…, 향후 10년 걱정 없다?

김진회 기자

입력 2021-08-19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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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22.8세' KIA 토종선발, '두산 킬러'부터 '괴물 신인'까지…
1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SSG 랜더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KIA 선발 임기영이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잠실=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KIA 타이거즈 토종 선발투수들의 평균 나이는 '22.8세'에 불과하다.



1993년생 임기영이 최고참이다. 김유신이 1999년생이고, 김현수와 '괴물 신인' 이의리는 각각 2000년생과 2002년생이다. 이들이 제대로 안착해준다면 향후 최소 10년은 선발 로테이션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행인 건 올 시즌부터 모두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미국으로 떠난 양현종의 공백을 메우겠다는 생각을 버리자 '에이스'가 된 임기영은 5월 말부터 선발진을 든든하게 이끌고 있다. 최근 10경기에서 임기영이 잘 던지고도 챙긴 승수는 1승에 불과하지만, 팀은 6승을 따냈다. 특히 외국인 투수 듀오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있을 때 임기영이 '에이스' 역할을 해준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난 15일 인천 SSG전에선 1⅔이닝 7실점으로 부진했지만, 오는 21일 광주 키움전에서 분위기 반전에 나선다.

김유신은 '新 두산 킬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8일 잠실 두산전에서 5⅔이닝 3실점으로 시즌 2승을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지난달 4일 거둔 프로 데뷔 첫 승의 상대도 두산이었다. KIA는 이번 시즌 두산과의 상대전적에서 3승4패를 기록 중인데 3승 중 2승을 김유신이 책임졌다. 김유신은 "아직 '두산 킬러'라고 불리기에는 부족하다. 운이 좋았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특히 김유신은 올림픽 휴식기 동안 볼 스피드 향상을 위한 훈련 효과를 후반기 첫 등판부터 봤다. 이날 직구 최고 142km를 찍었는데 직구 평균구속이 139.9km를 기록했다. 올 시즌 가장 빠른 직구 평균구속이었다. 직구에 힘이 붙으니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나머지 구종의 스피드도 3~4km 올라간 것이 수치로 입증됐다.

김현수는 그야말로 '복덩이'다. '에이스' 애런 브룩스가 온라인상에서 구매한 전자담배에서 대마 성분이 검출돼 퇴단 조치되면서 '브룩스 대체'로 후반기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됐는데 첫 경기부터 공백을 잘 메워줬다. 지난 11일 한화전에서 5⅔이닝 무실점으로 쾌투를 펼쳤다. 김현수는 올 시즌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됐던 자원이었지만, 시즌 첫 선발등판이었던 지난 4월 7일 고척 키움전에서 3⅓이닝 6실점(4자책)으로 부진한 뒤 불펜으로 보직이 변경됐다가 2군에서 선발수업을 거쳐 다시 선발진에 합류했다. 브룩스의 이탈로 허탈해하고 있던 KIA는 김현수의 부활이 마냥 반가울 따름이다.

이의리는 이제 '자타공인' KIA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이다. 올해 신인임에도 강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선발 로테이션에서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도쿄올림픽에서도 메달 획득 실패라는 아쉬운 결과 속에서도 '유일한 소득'으로 평가받을 정도였고, 후반기 첫 선발등판이었던 지난 14일 인천 SSG전에서도 6이닝 1실점으로 시즌 4번째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를 작성했다.

토종 선발들의 활약 뒤에는 '줄어든 볼넷'을 꼽을 수 있다. KIA는 개막 이후 6월까지 한화 이글스(372개)에 이어 팀 최다볼넷 2위(68경기 349개)를 기록 중이었다. 그러나 6전 전승을 기록한 7월부터 현재까지 팀 최다볼넷 9위(12경기 43개)로 볼넷이 현저하게 줄었다. 많은 선발진에서 24개로 절반을 차지하지만, 이닝수를 따져보면 선발투수들의 볼넷 허용 비율이 낮아졌음을 볼 수 있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의 선발투수 육성 철학이 빛을 내고 있다. 윌리엄스 감독은 지난 18일 "나는 두 가지 철학이 있다. 첫째는 '직구 커맨드'다. 두 번째는 변화구를 스트라이크에 던질 수 있느냐다. 가령 볼 카운트가 1B로 불리할 때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능력은 투수가 가져야 할 중요한 능력이다. 사실 어린 투수들은 이 부분을 소화하기 굉장히 힘들다. 어느 투수나 마찬가지겠지만 두려움이 나타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반복적인 연습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1년 넘게 감수하고 있는 코로나 19 여파 때문에 퓨처스리그 경기도 많이 취소가 됐다. 그래서 선수 육성 부분에서 쉽지 않은 것 같다. 우리 뿐만 아니라 모든 팀이 동시에 겪고 있는 문제다. 어린 투수 같은 경우 한 시즌을 보내는 경험도 쌓아야 하고, 루틴 형성도 중요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잠실=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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