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SC핫포커스]"내년까지 후유증 생길 수 있다" 휴식없는 시즌, 마운드가 수상하다

나유리 기자

입력 2020-08-03 10:40

수정 2020-08-03 14:56

more
"내년까지 후유증 생길 수 있다" 휴식없는 시즌, 마운드가 수상하다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2020 KBO 리그 경기가 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렸다. 두산 함덕주가 9회말 2사 2,3루 NC 모창민에게 2타점 동점타를 허용하며 아쉬워하고 있다. 창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08.01/

[창원=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코로나19가 만든 이상 현상. 휴식기 없는 시즌. 마운드 붕괴 조짐. 일부 사령탑의 걱정은 올해에 국한되지 않는다. 내년까지 후유증이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고민은 가중되고 있다. 수년간 이어져온 타고투저는 지난해 공인구 반발력 저하라는 극약처방까지 이끌어냈다. 선수난, 그 중에서도 투수난은 10개 구단의 공통 고민이다. 5인 선발 로테이션을 유지하는 팀이 드물다. 불펜의 경우 상하위 팀을 막론하고 1, 2군 돌려막기를 시전중이다. 쓸만한 투수가 아니라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만 있다면 무조건 끌어다 쓸 판이다. 촘촘한 경기일정, 더블헤더 강행, 월요일 경기, 장마철 우천취소까지. 마운드는 삼중고, 사중고다.

지난 주말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3연전은 1, 3위 상위권 팀 맞대결이었다. 단독 선두 NC와 2위 탈환을 노리는 3위 두산의 접전. 그나마 선수 뎁스가 상대적으로 낫다는 두 팀이지만 승패를 떠나, 현 시점 리그 마운드 고민을 그대로 보여줬다.

3일간 두 번의 연장 포함 초접전을 펼친 양팀은 매번 후반부에 승패가 갈렸다. 매일 양팀 합계 10명 이상의 불펜 투수들이 마운드에 올랐다. 3연전 마지막날인 2일에도 연장 12회 초접전. 두산이 4명, NC는 8명의 불펜투수를 기용했다. 두산 마무리 함덕주, NC 마무리 원종현은 약속이나 한듯 와르르 무너졌다.

양팀 감독은 이튿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NC 이동욱 감독은 "우리팀 마무리 원종현 뿐만 아니라 각팀 마무리들이 다 힘겹다"고 했고, 두산 김태형 감독도 "요즘 리그 불펜들이 아예 버텨내지 못하는 것 같다"고 했다.

매년 시즌 중반이면 투수들의 체력 관리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 것은 맞지만, 올 시즌은 특수상황이 겹친 탓에 예측 불가다.

코로나19 사태가 아니었다면 올해 프로야구는 3월말 개막, 7월 중 올스타 휴식기, 그리고 올림픽 휴식기가 예정 돼 있었다. 개막이 5월초로 밀리면서 일정이 뒤죽박죽이다. 정규 시즌은 더욱 빡빡하다. 브레이크없이 시즌은 강행되고 있고, 일정상 여유가 없으니 우천 취소도 빨리 결정할 수 없어 하염없이 대기한다.

한화 이글스는 2주 연속 월요일 경기를 준비하면서 열흘 넘게 '온전한' 휴식일을 갖지 못했다. 우천 취소는 휴식일이 아니다. 오전부터 경기를 준비하는데 드는 시간은 똑같다. 특히 현장에서는 일주일의 짧은 휴식일지라도 올스타 휴식기가 없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시즌 중반 짧은 휴식을 통해 선발 로테이션을 재정비하고, 지친 불펜 투수들에게도 완전한 휴식을 줄 수 있었지만 올 시즌은 '쉼' 없이 가야 한다.

이같은 이유로 외국인 투수들과 국내 투수들의 격차가 더 벌어진다는 견해도 있다. 현재 투수 개인 타이틀 부문은 구창모(NC) 정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외국인 선발 투수들이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외국인 투수들이 기본적인 자질과 재능에서 비교 우위지만 국내 투수들의 성적은 피로가중으로 구속과 변화구 제구에서 더 밀린다.

몇몇 사령탑들은 올 시즌 투수 후유증이 내년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투수 출신 키움 손 혁 감독은 "영향은 무조건 있을 것 같다. 올해가 아니라면 내년이 투수쪽에서 후유증에 시달리는 시즌이 될 것이다. 내년에도 시즌 개막이 늦춰진다면 상관 없겠지만 정상적으로 개막한다면 더 힘들다. 부상이 없어도 구위저하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창원=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