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채드벨이 또 무너졌다. 채드벨은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패전 투수가 됐다. 시즌 6패째. 3회까지 무실점으로 고비를 잘 막아내는듯 보였다. 4회에 팀 타선이 먼저 점수를 뽑아줘 3점의 리드를 등에 업은 채드벨은 4회와 5회 1점씩을 내주면서 그래도 경기를 잘 풀어나갔다. 하지만 5회까지 2점으로 잘 막던 그는 6회에 급격히 집중타를 허용했다.
이날 등판을 앞두고 최원호 감독대행은 채드벨이 아직 시즌 첫승이 없는 점을 고려해 "상황을 봐서 승리 요건을 갖추면 빨리 내릴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5회까지 투구수가 70개 남짓이었으니 채드벨이 승리 요건을 갖춘 후인 6회에도 투구를 이어간 게 이상한 상황은 아니었다. 경기 흐름도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5회 이전과 6회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볼넷과 폭투, 도루 허용 후 실점까지 이어지는 장면이 좋지 않았다. 결국 동점을 허용한 후에야 마운드를 물러났고, 이후 역전을 당하면서 다시 한번 패전 투수가 됐다.
사실 채드벨이 투구 내내 최악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래도 내용 전체가 나쁘지 않았다'고 위안을 할 시간은 지났다. 한화는 가뜩이나 10개팀 중 10위인데다 선발진 기복에 따라 팀 성적도 좌우되는 팀이다. 국내 선발진도 어렵게 로테이션을 소화하는 상황에서 채드벨은 적어도 서폴드와 비슷한 수준의 투구를 보여줘야 한다. 아무리 승운이 따르지 않는다고 해도 1,2선발이라면 본인 스스로 책임져 만드는 승리가 3~4번에 1번 이상은 나와줘야 한다. 아직까지는 그런 경기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6패까지 몰려있는 셈이다. 8번의 등판 중 퀄리티스타트가 단 1번도 없었다는 사실도 이를 증명해준다. 지난해 후반기 압도적인 활약으로 재계약에 성공한 채드벨이지만 올해는 그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