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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이슈]'이동수부터 라모스까지' 8명뿐인 역전 끝내기 만루 홈런, 최고는?

나유리 기자

입력 2020-05-24 23:08

수정 2020-05-25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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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수부터 라모스까지' 8명뿐인 역전 끝내기 만루 홈런, 최고는?
2020 KBO 리그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9회말 1사 만루 LG 라모스가 끝내기 홈런을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05.24/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LG 트윈스 로베르토 라모스의 짜릿한 역전 끝내기 만루홈런이 KBO리그를 들썩였다.



1982년 개막 후 40년 역사에 가까워지는 KBO리그에서 '역전 끝내기 만루홈런'을 친 선수는 8명 뿐이다. '역전 끝내기 만루홈런'은 조건에 해당하기 무척 까다롭다. 일단 '끝내기'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홈팀 선수여야 하고, 비기거나 지고있는 상황에서 9회말 혹은 연장전의 '말 공격'에 들어가야 한다. 또 홈런을 쳐야하는데, 베이스 3개에 주자가 꽉 차있는 만루 상황이어야 한다. 역대 '역전 끝내기 홈런' 기록 자체는 지난해까지 72차례 기록됐지만, '역전 끝내기 만루 홈런'은 매우 희귀한 기록이다. 역대 8번밖에 없었고, 해당 홈런을 2번 친 선수는 아직 한번도 없었다. 각기 주인공이 다르다. 하지만 유일한 공통점이 있다면, 바로 승리에 대한 엄청난 쾌감을 주는 장면들이라는 사실.

▶1호 : 타자=삼성 이동수/투수=한화 구대성, 1995년 7월 25일 대구 시민구장

역대 역전 끝내기 만루 홈런 1호 주인공은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이동수다. 대표적 '저니맨' 중 한명인 이동수는 1995년 대구 시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 9회말 구대성을 상대로 역사상 최초의 끝내기 역전 만루 홈런을 터뜨렸다. 삼성이 3-6으로 지고있는 상황에서 타석에 선 이동수는 왼쪽 담장을 넘기는 만루 홈런을 쏘아 올렸다. 그 결과 삼성이 7대6으로 승리했다. 이동수는 그해 22홈런으로 홈런 전체 2위를 차지했고, 신인왕까지 수상했다.

▶2호 : 타자=롯데 김응국 / 투수=한화 이상목, 2002년 4월 10일 부산 사직구장

현역 시절 호타준족으로 이름을 날렸던 롯데 자이언츠의 프랜차이즈 스타 김응국이 2호 홈런을 터뜨렸다. 2002년 4월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 이상목을 상대로 9회말 우월 만루포를 쏘아올렸다. 2-5로 지고있던 롯데는 6대5 뒤집기에 성공했다.

김응국은 출루율이 높고 중장거리형 타구를 많이 만들어내는 타자였지만, 홈런이 많은 타자는 아니었다. 1440경기를 뛰는 동안 통산 홈런은 86개였지만, 은퇴 바로 전 시즌인 2002년에 평생 잊지 못할 끝내기 홈런을 쳤다. 그해 롯데는 35승1무97패, 승률 0.265라는 처참한 성적으로 8개팀 중 꼴찌를 했지만 베테랑 타자 김응국의 시원한 끝내기 만루 홈런은 홈팬들에게 위로가 되기에 충분했다.

▶3호 : 타자=LG 페타지니/투수=두산 이용찬, 2009년 4월 10일 서울 잠실구장

한국에서 고작 한 시즌 하고 절반을 뛰었을 뿐이지만, 역대 가장 임팩트 있는 외국인 타자로 손에 꼽히는 LG 페타지니가 3호 기록을 가지고 있다. 2008시즌 도중 대체 타자로 LG가 영입한 페타지니는 2009년 4월 1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끝내기 만루 홈런을 기록했다. LG가 4-5로 지고있는 9회말 마무리를 위해 등판한 두산 이용찬을 상대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끝내기 만루 홈런을 터뜨렸다. LG는 8대5로 승리했다. 페타지니는 그 해에 타율 3할3푼2리-26홈런-100타점의 성적을 기록했고, 이듬해 일본프로야구에 복귀하면서 KBO리그와 작별했다.

▶4호 : 타자=KIA 김원섭/투수=SK 정우람, 2009년 8월 9일 군산 월명구장

16년동안 현역으로 뛰면서 김원섭의 통산 홈런은 27개였지만, 그중 가장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홈런이 바로 2009년에 기록한 만루홈런이었다. 당시 KIA 타이거즈는 SK 와이번스와 숨막히는 1,2위 접전을 펼치고 있었다. 8연승을 달리고 있었던 KIA는 8월 9일 군산 월명구장에서 SK와 맞대결을 펼쳤고, 2-3으로 지고있던 9회말 2사에 김상훈-이현곤-이용규의 볼넷 3개로 만루를 만들었다. 그리고 김원섭이 당시 SK 마무리 정우람의 초구를 타격해 오른쪽 담장을 살짝 넘기는 역전 끝내기 만루 홈런을 장식했다.

극적인 9연승으로 기세를 탄 KIA는 그해 8월에만 20승을 쓸어 담으며 역대 월간 최다승 신기록을 작성했고, 정규 시즌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했다.

▶5호 : 타자=NC 이종욱/투수=삼성 차우찬, 2014년 9월 9일 창원 마산구장

NC 다이노스 이종욱은 최초로 연장전에서 역전 끝내기 만루 홈런을 친 타자로 기록됐다. 이종욱은 2014년 9월 9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연장 11회말 홈런을 쳤다. NC가 2-3으로 지고있는 상황. 당시 삼성은 2위의 맹추격을 받으며 1위 사수에 목숨을 걸고 있었고, NC전 연장 11회초 조동찬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어렵게 1점을 추가했다.

하지만 9회부터 마운드를 지킨 차우찬이 11회말 선두타자 나성범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내고, 에릭 테임즈에게 2루타를 맞아 흔들리기 시작했다. 무사 2,3루에서 대타 권희동을 고의4구로 걸러 무사 만루 찬스가 이종욱을 향했다. 이종욱은 2B1S에서 차우찬의 4구째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NC가 극적으로 6대3 승리를 거뒀다.

▶6호 : 타자=넥센 이택근/투수=한화 정우람, 2017년 5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2017년 당시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 이택근은 첫 '대타' 역전 끝내기 만루 홈런 기록을 작성했다. 5월 18일 고척에서 열린 한화전에서 히어로즈가 2-3으로 뒤진 9회말 무사 만루 찬스가 만들어졌다. 한화 마무리 정우람을 흔든 히어로즈 벤치는 6번타자 김지수 타석에서 대타 이택근을 앞세웠다. 이택근은 초구 스트라이크를 지켜보고, 2구째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기는 만루홈런으로 이었다.

한편 정우람은 2009년을 포함해 해당 기록을 두번이나 허용한 첫번째 투수로 불명예 기록을 떠안았다.

▶7호 : 타자=한화 이성열/투수=롯데 박진형, 2019년 6월 2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7호 기록은 한화 이성열이 작성했다. 이성열은 지난해 6월 20일 대전 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끝내기에 성공했다. 이날 한화는 3-7로 지고있는 상황에서 9회말 마지막 공격에 들어갔다. 하지만 무사 만루로 주자가 모이면서 분위기가 묘하게 흘렀다. 노시환의 희생플라이 타점과 상대 수비 실책, 폭투로 3점을 따라붙은 한화는 2사 만루에서 터진 이성열의 만루포로 10대7 기적의 역전승을 차지했다.

▶8호 : 타자=LG 라모스/투수=KT 김민수, 2020년 5월 24일 서울 잠실구장

LG 라모스는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전에서 김민수를 상대로 5-7을 9대7로 바꾸는 기적의 만루 홈런을 쏘아올렸다. 이로써 LG는 페타지니에 이어 라모스까지 2명의 외국인 타자가 해당 기록을 작성하는 경사를 추가하게 됐다.

또 희귀 기록인 '역전 끝내기 만루 홈런' 기록이 추가되는 속도가 예전에 비해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몇년에 한번 볼까 말까 한 기록이었다면, 최근 4년내 3차례나 달성됐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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