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사진=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올시즌 개막을 앞둔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은 의욕이 넘쳤다. 데뷔 8년만에 첫 이적이었고, 에이스 대우도 확실히 받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정국에서 '캐나다 팀'이라는 변수는 류현진을 두 배로 힘들게 하고 있다.
캐나다 방송국 CBC의 톰 해링턴 기자는 1일(한국 시각) '토론토 시가 코로나19에 대처하기 위해 6월 30일까지 모든 공공행사를 금지했다'고 밝혔다. 토론토의 조 토리 시장은 "주민들의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토론토의 코로나19 확진자는 현재까지 628명, 사망자는 8명이다.
토론토 시는 '퍼레이드나 축제 등 이벤트를 가리키는 것일 뿐 스포츠 팀의 홈경기와는 무관하다'며 해명했다. 하지만 현지 매체들은 리그가 중단 상태이기 때문에 빠졌을 뿐, 조만간 금지 리스트에 추가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미 토론토를 주도로 하는 캐나다 온타리오 주는 '5명 이상의 모임 무기한 금지' 상태다.
때문에 MLB가 7월 이전 개막할 경우, 일각에서는 토론토의 홈경기를 플로리다 혹은 애리조나의 스프링캠프 시설에서 치를 수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기존 일정대로라면 6월 30일까지 열릴 토론토의 홈경기는 44경기였다.
토론토는 메이저리그(MLB)의 블루제이스를 비롯해 랩터스(NBA), 메이플 리프스(NHL), 토론토FC(MLS) 등의 연고지다. 특히 MLB와 NBA의 경우 캐나다 팀은 토론토 한 팀 뿐이다. 때문에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나 미국 정부의 방침과 다른 캐나다 정부 별개의 지침 때문에 이들 소속 선수들은 양쪽에서 고통받고 있다.
류현진이 대표적이다. 플로리다 주피터의 스프링캠프에 머물던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4월부터는 부시스타디움에서 훈련할 예정이다. 연고지인 세인트루이스에 새로운 숙소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반면 류현진은 아직도 플로리다 더니든의 스프링캠프에 머물고 있다. 야마구치 ??이 최근 일본으로 귀국하면서, 이곳에 남아있는 토론토 빅리거는 류현진 외에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라파엘 돌리스 한 명 뿐이다.
이는 캐나다 정부가 코로나19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캐나다와 미국 외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류현진과 돌리스는 캐나다 연고지 팀의 메이저리거임에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MLB 사무국은 CDC의 50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가 끝나는 5월 10일 이후 스프링 트레이닝 재개를 준비중이다. 빠르면 6월, 늦어도 7월에는 개막전을 치르겠다는 목표다. 하지만 류현진을 비롯한 토론토 선수들은 연고지로 복귀하더라도, 경기는 커녕 팀 단체 훈련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MLB 유일의 캐나다 팀'이 겪는 이중고(二重苦)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