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가 미묘하다. 2년 연속 140경기 출전-3할-20홈런을 기록한 전준우를 두고 '가치'가 거론될 것이라는 시각은 많지 않았다. 수비 능력에 대한 의문 부호가 따라다니지만 투고타저 시즌에도 이어진 방망이의 힘 뿐만 아니라 롯데의 프렌차이즈 타자라는 타이틀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 계약 규모를 떠나 롯데가 전준우를 붙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다수였다. 그러나 롯데가 명확한 입장을 드러내지 않는 가운데 타 팀에서 외야 자원 보강을 위해 전준우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거취에 대한 전망은 점점 엇갈리고 있다. 야구계에선 현재 전준우가 롯데를 떠나게 될 경우 영입전에 2팀 이상인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는 정규시즌 막판 새로운 외야 구성 실험을 택했다. 2루수 고승민을 중견수 자리에 세웠다. 시즌 종료 직후엔 NC 다이노스와의 8차례 교류전에서 강로한의 외야 전향도 실험했다. 두 선수 모두 기동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롯데가 그동안 타격에 비해 수비 커버리지, 타구 처리 능력에서 아쉬움을 보였던 외야 구성에 변화를 주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해석했다. 발빠른 외야수가 화두로 떠오른 새 시즌의 흐름상 당연한 대비책. 하지만 FA 전준우의 거취와도 어느 정도 맞물려 있다는 시각이 주를 이뤘다. 전준우가 팀을 떠난다고 해도 롯데가 당장 외야수가 없어 자리를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진 않을 이유다.
당장 타격 부문에서 전준우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전준우가 30대 중반에 접어들었으나, 2~3년 정도는 지금의 타격 능력이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는 전준우 외에도 여러 베테랑 타자들을 데리고 이다. 그러나 에이징커브를 그리고 있는 이대호 뿐만 아니라 손아섭까지 투고타저 시즌의 벽을 넘지 못했다. 대표팀에서 좋은 타격감을 펼쳤던 민병헌은 롯데에서의 활약과 거리감이 있다. 롯데가 또다른 과제인 포수 보강 문제를 풀기 위해 외국인 선수 신분 조회에 나섰고, 또다른 내야 자원도 외국인 선수로 채울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지만, 확실치 못한 선발진이라는 또다른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는 점에서 두 명의 외국인 타자를 쓰는 부분은 접근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