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호에 합류한 내야수 최 정(SK 와이번스)은 가을야구의 기억을 이렇게 전했다. 짙은 여운을 떨쳐내지 못했다.
SK는 지난 플레이오프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3연패를 당하면서 탈락했다. 정규시즌 막판 두산에 1위 자리를 내줄 때까지만 해도 반등이 점쳐졌지만, 끝내 일어서질 못했다. 중심 타자였던 최 정은 3경기에서 1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살아나지 않는 타격감 속에 자신감은 무너졌고, 팀이 가을야구를 허무하게 마무리하는 장면을 속절없이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최 정과 함께 20일 대표팀에 합류한 투수 김광현은 "속이 많이 상했다. (최) 정이형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적잖은 마음고생을 내비쳤다. 최 정은 21일 대표팀 훈련 일정을 소화한 뒤 "플레이오프 때 너무 못했다. 멘탈이 많이 무너졌었다"고 말했다.
최 정은 "(김경문 감독 말처럼) 그랬으면 좋겠다. 주변에서 많이 안쓰러워 하신다. 대표팀에서도 부진할 수 있지만, 욕을 먹더라도 밝게 표정부터 운동까지 밝게 하는게 첫 번째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최고참 역할을) 의식하지 않을 순 없다"며 "자신없는 행동은 나 스스로에게 마이너스이자 창피한 일이다. 후배들에게 영향을 줄 수도 있다. 팀에 민폐를 끼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첫 훈련부터 최 정은 강도높은 일정을 소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