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위크엔드스토리]백척간두 '사령탑 목숨', 김한수-한용덕 감독 운명은?

박재호 기자

입력 2019-08-09 09:30

백척간두 '사령탑 목숨', 김한수-한용덕 감독 운명은?
김한수 삼성 라이온즈 감독-한용덕 한화 이글스 감독

프로야구 감독들은 스스로를 '파리 목숨'이라고 말한다. 선망의 대상. 수억원의 연봉은 기본이고 100명 가까운 선수단 전체를 통솔한다. 하지만 큰 권한은 더 큰 책임을 동반한다.



올시즌 김기태 KIA 타이거즈 감독과 양상문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시즌 도중 옷을 벗었다. 프로야구는 8년만에 2명의 감독이 중도하차했다. 둘은 팀성적이 최하위로 떨어지자 자의 반, 타의 반 물러났다. KIA와 롯데는 감독대행 체제로 잔여시즌을 치르고 있다.

지금 백척간두에 선 두 감독이 있다. 김한수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올해를 끝으로 3년계약이 끝난다. 한용덕 한화 이글스 감독은 3년 계약의 두 번째 시즌이지만 팀이 꼴찌로 추락한 상태다. 현 상황에서 중도 경질이나 사퇴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재계약을 놓고서는 설왕설래다.

▶김한수 감독, 가을야구=재계약 보증수표?

김한수 감독은 가을야구 진출에 사활을 걸어야할 판이다. 3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이 좌절되면 재계약은 사실상 어려워 진다. 삼성의 팀 운영 기조가 투자보다는 자생과 합리, 이른바 돈줄을 틀어쥐는 쪽으로 바뀌었다고 해도 3년 임기내 한번도 가을야구를 경험하지 못한다면 충격이다. 최형우 차우찬 박석민 등 수년간 팀 주축선수들의 이탈 러시를 감안해도 팬들의 눈높이와는 너무 동떨어진다.

최근 오승환의 복귀를 두고도 현장과 프런트 사이에는 묘한 기류가 흘렀다. 오승환은 연봉 6억원에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10일 대대적인 귀환 팬 이벤트도 예정돼 있다. 김한수 감독 입장에서 오승환은 '그림의 떡'이다. 5위 싸움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상황에서 오승환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원정 도박 스캔들로 1000만원 벌금을 선고받고 KBO(한국야구위원회)로부터 국내 복귀시 72경기 출전정지 처분을 받았다. 내년 4월말 이후 출전이 가능하다. 김 감독에게 내년은 현재로선 고려대상이 아니다. 외국인 선수 교체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팬 비난에 직면해 있는 삼성 프런트는 다른 접근이 가능했다. 삼성팬들 사이에서는 왕조 시절 특급 마무리의 복귀를 반기는 목소리가 많다.

▶한화, 꼴찌만은 피하라

한용덕 감독은 1년만에 상전벽해를 경험하고 있다. 지난해 11년만에 가을야구에 성공하며 팬들은 '레전드의 귀환'에 환호성을 질렀다. 올시즌 팀이 최하위로 추락하며 연일 비난을 듣고 있다. 박종훈 한화 단장과 함께 강력한 리빌딩을 추진했던 한 감독은 일순간 코너에 몰렸다.

3년 계약의 두번 째 시즌. 2017년 11월 취임식 때 한 감독은 "임기내(3년)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지난해 기적같은 정규시즌 3위를 발판으로 올해 잠시 숨고르기를 한 뒤 내년에 본격적으로 대권 도전을 하려 했다. 하지만 올해 내리막이 너무 가파르다. 자칫 동력을 완전히 잃어버릴 수도 있는 극한 상황이다. 베테랑들과의 감정싸움 등 불필요한 오해는 여전히 해소되지 못했다.

한화 구단은 한 감독의 경질 가능성에 대해 "제로"라고 했다. 한 감독의 행보는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정확히 일치한다. 운명공동체다. 현 시점에서 성적부진의 책임을 사령탑에게만 물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재평가 시기를 내년으로 못박고 있다.

▶김태형-장정석, 성적을 내도 불안?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2016시즌 도중 3년 20억원에 기분좋은 재계약을 했다. 압도적인 성적으로 일찌감치 재계약에 성공했다. 올해는 계약 마지막해인데 구단으로부터 이렇다할 재계약 움직임이 없다. 3위에 랭크돼 있지만 팬들은 강한 불만을 토로한다. 구단 내부에서도 일부 이상기류가 감지된다. 베어스를 바라보는 팬들의 기준은 최근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로 높아진 상태다. 구단은 팬들의 눈높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지금까지의 성과, 대안부재 등을 감안하면 재계약 자체보다는 계약 규모가 변수일 가능성이 높다.

장정석 키움 히어로즈 감독 역시 내심 불안하다. 2017년 7위, 지난해 정규시즌 4위(플레이오프 진출), 올시즌 2위를 질주중이지만 미래는 누구도 모른다. 키움 구단 특유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장 감독은 이장석 전 대표(수감중)가 선임했다. 코치 경험이 없는 운영팀장이 감독으로 선임됐을 때 다들 놀랐다.

현 키움 구단의 중심축은 이 전 대표에서 허 민 이사회 의장에게로 일부 옮겨갔다. 임은주 전 단장 선임, 열흘만에 김치현 현 단장 선임 등 늘 뜻밖의 인사가 많았던 키움이다. 앞날은 예측불가다. 장 감독이 일말의 논란을 불식시키려면 확고부동한 성적을 내밀어야 한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Copyright sport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